천일여행 3806일째 2025년 11월 20일(목) 아침/강화/맑음, 점심무렵부터/송도/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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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살이 238일차
사그라 드는 것과 마음의 준비
지난 밤 자는 중에 마음의 안정을 잃어 그런지 많이 깼고, 깨어있는 시간이 길었다. 가장 큰 요인은 어제 어머님과 병원에 다녀온 것에 대한 둘째의 몽니같은 반응 때문이었지만 내면 깊은 곳에선 어머님의 상태 때문이다.
어제 병원에 다녀와 내게 밥응 차려주지도 못하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주무셨고 두 시간을 넘게 주무시고 일어나서도 힘들어 하시다 내가 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동안 또 주무셨다. 저녁을 드시라 했더니 낮에 귤 먹고 해서 배가 고프지 않다며 힘들어 하시기에 들어가 주무시라고 했더니 거절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 때의 시각이 8시도 전이다.
"어머님이 너무 주무세요."라는 요양사의 말을 걱정스러운 척은 했지만 의례적인 것으로 받아 넘겼는데 나는 요양보호사보다 덜 걱정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자던 중 불편한 마음에 자다깨기를 반복하다 아침을 맞이했다. 너무 안 일어나시기에 7시 30분 조금 넘어 방으로 들어가 어머님을 깨웠다. 일어나서도 자꾸 의자에 앉아 계시기만 했고 어재 내가 먹었던 대구탕을 레인지 위에 얹고는 또 앉아 계시기에 같이 밤먹자고 하니 나중에 드신단다. 그러고는 뜨거운 물 한잔 들고 마시면서 "따뜻하니 좋다."는 말에 힘이 들어가지 않음에 내 마음도 처졌다.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 앞에 앉아 "너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다. 엄마는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라는 말에 가슴이 맺혀왔다. 얼굴을 보면 울음이 터질 것 같아 고개를 못 들고는 "원래 아침 밥을 안 먹는데 어머니가 앞에 계시니 잘 먹어야지요."라는 말로 대꾸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대구탕 국물이 조금 남아 버리려니 어머님 왈 "내가 먹을 테니 버리지 마라."는 말씀에 "제가 숫가락 담갔던 걸 어떻게 드세요."라니 "아들이 먹던 건데 뭐 어떠니?"라신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랬다. 진얼이나 샛별이가 씹다 뱉어 놓은 것까지 다 먹었고 지금도 그 둘이 먹던 건 어떤거리도 먹을 수 있다. 진얼이도 딸인 채윤이 흘린 것을 챙겨먹는 모습을 보았는데 내가 어머님께 배운 것을 아들, 딸에게 했고 내 어들은 그 딸에게 그러는 거다.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내리 사랑이라는 그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가서 배변을 하고 준비하는 동안 어머님이 식사 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약을 드셔야 하니 식사를 꼭 챙기라는 내 말에 힘을 내시는 것 같았다.
나갈 준비릉 하는 데 요양보호사가 벨을 누르셨지만 어머님의 움직임이 들리지 않아 방으로 가보니 누워계신다. 할 수 없이 내가 문을 열어 드리며 "어머님 침대에 누워계세요."라니 "여전히 기력이 없으신 거네요."라며 들어오신다. 옷을 거의 입고 거실로 나오니 요양사께서
"이걸 어쩌지? 배추가 하나도 안 절여지고 색깔이 누렇게 변했어요."
"왜 그런 거지요?"
"어제 저녁에 뒤집어야 했던 건데 그러지 않아서 이렇게 되었네요."
어제 아침에 어머님이 김장을 하시겠다며 배추를 썰어 절이고 무도 채칼로 썰어 놓으셨는데 병원에 다녀와 요양사가 가시면서 "제가 내일 와서 같이 할 테니 어머님 혼자 못하게 하세요."라는 당부에 손도 못대게 했지만 계속 주무시기만 하셔서 그냥 두면 되는 줄 알았던 게 문제였던 거다. 요양사의 걱정을 들으며 방으로 가니 어머님이 주무시고 계셨다.
"어머님 요양사가 배추를 좀 보시래요. 그리고 저 가요."라며 깨우니 천천히 일어나셨다.
"기운이 많이 없으세요? 저 가지 말을 까요?"
"아니, 괜찮아요. 조금 있으면 괜찮아져."
그러고는 일어나 요양사와 배추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 데 나는 모르는 언어니 참견할 수가 없다.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데 어머님이 지팡이를 짚고 문을 나선다. 그런데 신을 신지 않으셨다. 본인이 따라나올 기력이 없음을 아눈 거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억지로라도 따라 나오시려고 해서 말렸는데 그도 안 되시는 거다. 집을 나서 내가 자는 창을 보았다. 예전에는 못 나오게 하면 침대위에 올라서 상체를 내밀고 흔드셨는 데..
버스정류장으로 걸으면서 어제 자다 깨서 했던 생각을 이어갔다. 어머님의 기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촛불이 잘 타다 거의 끝에 와서 조금씩 작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믿고 싶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다해서 자연의 순리를 어떻게 거부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경스럽고 재수 없는 것이라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간간이 내 자신도 그러고 있는 중이란 걸 아는 때가 많은데 어머님은 더 당연한 것 아닌가? 마음이 무겁고 슬픔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버틴다고 거슬러지는 건 아니지 않는가? 자포자기란 단어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건 아니라고 거부하는 것 자체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촛불이 다타고 사그라질 때 '다타면 꺼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듯이 어머님에 대한 마음도 나름 받아들여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분명 더 못해드린 것에 대한 후회가 있을 거고 눈물도 많이 나겠지만, 그리고 불경스럽다는 식으로 밀어내고 거부하지 말고 마음을 다지자. 내 개인의 감정이나 의견은 접자. 그래서 둘째의 몽니같음에도 내 감정을 소모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은 하자는 마음이다. 요즘 들어 부쩍 이런 생각에 빠지고는 한다. '내 아버지는 이럴 때 어떤 마음이셨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셨을까?' 슬쩍 기대어 보는 마음이려나?
801번을 내려 오늘은 숭의역에서 수인선 지하철을 탔고, 원인재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인천대입구역까지 이동했다. 어제 자전거를 인천대입구역에 두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자전거를 끌고 집에 도착, 바로 어묵국 끓일 준비를 했다. 무를 썰어 먼저 끓이다가 어묵과 양념을 넣어 마저 끓였다. 밥을 데우고 통영에서 샀던 창란젓, 얻었던 깻잎, 그리고 무생채로 상을 차려 식사를 잘 했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에 이어 운동 갈 채비를 했다.
센트럴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는 데 지난 번 예손병원에서 어깨 때문에 먹기 시작한 약이 Working을 잘 하고 있다는 믿음이 갔다. 고개를 많이 돌릴 수 있게 되었고 자전거를 타는 중에 어깨의 통증이 많이 개선 된 것은 물론 언더에서 페달을 밟을 때 왼쪽 무릎에 심했던 통증이 훨씬 약해졌다. 오늘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낮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속도를 내서 탈 수 있어 좋았다. 운동을 마치고 집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백과 책을 챙긴 후 집을 나서 해돋이도서관으로 가서는 오늘 후기를 마친 기욤 뮈소의 [인생은 소설이다]를 반납했다. 그리고 해돋이공원 옆에있는 풍림아이원으로 가서 당근 거래를 했다. 이너 조끼가 올라왔기에 푹 찔렀더니 받아들여 문고리거래를 하게 되었다.
당근거래를 마치고 내 새로운 놀이터인 송도국제도서관으로 향했다. 지난 이틀에 비해 기온이 많이 올라갔기에 느긋하게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도서관에 도착 기욤 뮈소의 [안젤리크]를 찾아 한참을 읽다가 대출(송도국제도서관은 어제부터 대출이 가능하고 6시까지 Open, 내년부터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란다.)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면서 어머님과 통화연결이 되었다. 낮부터 몇 번 시도릉 했지만 연결이 안 되었는데 김치를 담그시느라 속 양념이 손에 묻어있어 전화가 울렸지만 받지 못했단다. 통화를 마친 후 샤워를 하고 간식으로 포도를 먹고 뉴스를 보는 등, TV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 이렇게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 강화에서 송도로 안전하게 이동함에 감사하고
운동을 잘 한 것에 감사하고
도서관에 잘 다녀 온 것에 감사한다.
Bonne Chance!!!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가장 많이 즐기는 게 가장 잘 하는 것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건강한 아침습관
1. 제 시간에 일어나서 수면관성으로 인한 피하기
2. 일어나자마자 누운 상태로 스트레칭 후 일어나서 스트레칭
3. 침구 정리 및 커튼을 걷어서 밝은 빛을 마주하기
4. 물 양치로 입 안을 헹구고, 제일 먼저 물 마시기(250~500ml)
5. 빈속에 자극이 덜한 가벼운 아침식사로 뇌를 자극하기(씹는 음식)
6. 하루의 계획을 미리 세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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