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55일째, 2015년 8월 14일(금),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8. 15. 00:16

천일여행 55일째, 2015814(), 애틀랜타 맑음

 

어제 저녁 무렵에

세상이 무너질 것 같고

모두를 떠내려 보낼 것 같은

폭풍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많이 막혀서

퇴근길에 고생 좀 했다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나 잔 돌들이 쓸려 내려간 흔적이 있고

움푹 페인 곳에는 물이 남아 있어

어제 순간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가 왔는지 알 수 있고

덕분에 오늘 아침은

선선한 날씨에

더 맑고 푸르른 하루를 시작했단다

 

오늘이 14일에 금요일이잖아

예전에 회사 Cash Flow가 좋지 않을 때

15일에 금요일이 다가오면

바짝 긴장을 하면서도 속이쓰려 고생을 많이 했다

월 중간과 말에 지급하는 직원들 월급날에

세일즈맨들 한 달에 한 번 커미션 지급하는 날에

매주 금요일 지급하는 공장사람들까지 합치면

인건비로 가장 많이 나가는 날 이거든

돈이 없으니 어쩌겠어?

 

그런데 14일에 금요일은 최악이다

15일보다 하루 앞이잖아

하루, 별거 아니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그거 엄청나게 큰 거다

오늘이 그런 최악의 14일의 금요일 인거야

 

지금은 그래도 월급걱정은 안 하는 정도이니 괜찮지만

그 패턴이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는 나에게는

트라우마처럼 있어서 걱정 안 해도 되는 데 움츠려든다

한국에 있을 때 월말이나 분기 말, 년 말이면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도 그게 남아서 그 시기가 되면 나도 모르게 긴장 하듯이

15일과 말일에 금요일에는 신경이 곤두선다

아마도 나중에 은퇴하더라도 한 동안은 그러겠지?

 

내일은 Sugarloaf Club Championship이 있는 날이다

여자와 젊은 남자들은 오늘부터 시작인데

나는 내일과 모래 2

 

작년에 뜻하지 않게 우승하는 바람에

내가 White Division Depending Champion인데

올 해 정말 준비를 못했다

6월에 손가락 다쳐 거의 한 달 쉬었지

7월과 지난 주 여행한다고 쉬었지

주중에 바쁘다고 쉬었는데

이번 주 중은 나를 돕는 여직원이 휴가를 가는 바람에

사무실 붙박이 신세가 돼서 연습하지 못 했지

그야말로 평상시 실력으로 토너먼트에 임한다

 

아마도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정신없는 대회를 하겠지

그런들 어쩌겠어?

마냥 즐기면 되는 거지

 

사무실에 앉아 틈나는 대로

상상연습은 하는데

마음에 그냥 즐기자

마냥 즐기는 것을 주입시키고 있다

 

오늘이 불금이라고 하는데

홧팅!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