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60일째, 2015년 8월 19일(수), 애틀랜타 흐림, 비
오늘은 참 분주한 날이다
아침 출근 전에 운동 먼저 하려고 시작했는데
10분 조금 지나서 전화가 왔지
마음이 쿵쾅거렸다
6시 조금 넘은 시각에 좋은 일로 전화 올 일이 거의 없거든
전화 거신 분은 꽃집 형수님
I-85를 타고 꽃집에 일하러 가는데
갑자가 뭐가 날아와 앞 유리창이 깨졌다고 와달라는 거야
“다친데 없냐?“ 물으니 없다는 대답을 하며 목소리가 떨리더구나
운동을 접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현장엘 갔지
운전석 쪽 위 귀퉁이가 유리가 깨져 움푹 패여 조금 주저앉았고
차 안은 유리파편이 튀어 엉망이고
형구님 팔과 얼굴에는 유리가루가 잔뜩 있는 거야
너무 잔 유리들이 많아 털 수는 없고
눈에 보이는 것들은 손으로 떼어내기를 한 참 했지
핸들 앞 Dash Board와 의자는 조그만 비로 유리가루를 쓸어내고
운전석 발판은 들어내서 바닥에 털어 냈다
경찰이 알려줘서 알았는데
제법 큰 포장용 렌치가 떨어져 유리를 깨고
유리와 본네트 사이에 걸려있더구나
아마도 어떤 차가 작업 후 잊어버리고 차 위에 올려놓고 달리다
속도가 나니까 떨어진 것 같은데
하필이면 왜 형수님 차에 떨어졌는지
경찰이 Case Number를 주고 형수님은 샤워하러 다시 집으로 가셨지
집에까지 가면서 유리파편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꽃집과 형수님 이야기를 좀 해야 하겠다
형수님의 남편은 ROTC 9기 선배님이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11년 선배인 셈인데
그 보다는 내가 다니던 교회의 장로님이시지
장로님과 친해지기 전에
형수님이 교회 소식지를 편집하는 팀장이셨는데
손으로 작업하던 것을 컴퓨터로 작업하도록 도와드리면서 알게 되었고
덕분에 장로님과 알게 되어 가깝게 되었지
교회 25주년 되기 직전에 선배님이 25주년 기념사업회 팀장이셨는데
행사 중 하나인 사진전을 준비하느라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장로님 댁에서 작업을 하면서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되었어
같은 교회의 한 분이 꽃가게를 하시다 Retire하려고 팔려는 생각이 있었고
형수님은 인수를 하고 싶은데 여력이 부족해 고민하시기에
내가 투자를 할 테니 해보자고 해서 지금에 이른 거야
덕분에 난 꽃집 아저씨가 되었고
선배님과 형수님은 늘 미안해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이 날 챙겨주시게 된 거지
물론 나도 친형, 친누나 같이 대하면서
서로 격의 없이 지내게 되었어
형수님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무섭다고 하면서도
무슨 일이 있으면 선배님보다 날 먼저 찾아
선배님이 한량이시라 느긋하시거든
그래서 일단 나한테 연락하고 그 이후 마무리는 선배님과 하시지
특히 꽃집에 관련 된 것은 내가 투자자로 생각해서 먼저 연락하고
관공서 같은 일도 형수님은 선배님 보다 날 먼저 찾아
오늘 같은 경우도 그래서 나에게 먼저 연락하신거야
암튼 계속 미안해하는데 내가 더 미안하고 감사하지
냉장고에 김치 떨어지지 않게 하거나
집에 꽃향기를 끊이지 않게 하는 것도 형수님 손길이지
물론 선배님은 나를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하시는데
가끔 만나면 내가 안쓰럽고 안타깝다며
내 손을 잡고 눈물 흘리시는 때가 많다
그런 거 있잖아
두 분은 무조건 내편,
아마도 내가 정말 뭔가 잘못해도
일단은 내 편을 드시고 나중에 야단을 하실 분들이야
그런 인연이 벌써 15년이 넘었네
암튼 형수님 놀래셨을 건데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주 기독실업인회 화요일과 목요일모임을 취소했잖아
실은 예전 같으면 어제(화요일)나 목요일모임을 했을 텐데
회원들이 조금 서운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취소했거든
모임에 대해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떨어지는 듯해서 말이야
회원들 중 의무나 책임에 대해서는 조금 소홀하면서
간섭이나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특히 회장임기가 끝날 무렵이면 조금 더 심해지는데
지난 2~3개월 동안 회원들이 참여도는 떨어지면서
“다음 회장은 누가 할꺼냐?”에 관심을 보이거든
어떤 회원은 무책임하게 또는 인사치례로 ‘연임’ 이야기도 한다
내가 회장 시작 할 때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좀 쉬고 싶거든
지난 2년 회장을 하면서 모임에 대해 심적으로 부담이 꽤 됐거든
그래서 ‘연임 절대불가’를 주장하며, 연임하라면 탈퇴를 선언했지
그런데도 의식 부족한 인사들이 연임을 이야기해요
“본인이 회장 하시죠‘라고 말하면
“나는 바빠서”, “나는 능력이 부족해서”, “나는 신앙심이 부족해서”
떨어진 참여도나 책임의식 부족한 회원들에게 약간의 투정을 부린 게
이번 주 모임을 취소한 가장 큰 원인이다
금요일 여행을 가기 때문에 자동 2주 연속 모임이 없게 되었지
그랬더니 몇몇 눈치 있는 회원들이 안부전화를 한다
“투정부리지 마라나 뭐라나”
오늘도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 비 왔다, 오락가락 하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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