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언제
한국을 방문했다
순전히
어머님과 놀기 위해
“어머님! 음식 새로 하지 마세요”
먹다 남은 음식이 있는 데
매 번 새롭게 하신다
“애비야! 엄마가 또 언제 해 주겠니”
“어머님! 제 속옷 안 빨아도 돼요”
있는 동안 매일 갈아입을 속옷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매일 손빨래를 하신다
“애비야! 엄마가 또 언제 해주겠니”
“어머님! 어떻게 어머니가 저를 주물러요”
추위 때문에 손발이 차가워진 내 손이며 무릎을
틈만 나면 주물러 주신다
“애비야! 엄마가 또 언제 해주겠니”
“어머님! 제가 어떻게 자리에 앉아요”
지하철을 타고 일 보러 다닐 때
자리가 나면 나 보고 먼저 앉으라 하신다
“애비야! 엄마가 또 언제 해주겠니”
연세 드신 어머님은
이 세상에서 이별이 다가 오고 있음에
뭔가 더 해주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자꾸 자꾸
‘또 언제’를 반복하신다
난 젊고 어머님도 정정해
영영 안 떠나실 것 같은 착각에 사는데
어머님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다
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데
난
생각도 싫은데
어머니는
아니
엄마는
“또 언제”에
날 가둔다
눈물 나게스레
November 27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