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13일째, 2016년 1월 19일(화) 애틀랜타/맑음, 매우 추움

송삿갓 2016. 1. 20. 10:29

천일여행 213일째, 2016119() 애틀랜타/맑음, 매우 추움

 

일기예보대로 오늘 정말, 무지 춥다.

내의에 두꺼운 스웨터, 몇 년 동안 거들떠도 안 보돈 가디건에

지난 번 알라스카에서 선물 받은 제일 따뜻한 빵모자와 장갑도 모자라

코트에 스카프, 기모바지까지 중무장하고 아침모임을 위해 집을 나섰다.

내가 걷는 거리는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려 차까지 길게 잡으면 백 미터,

모임에 가서 차와 건물 사이 오십 미터,

회사에 오면 차에서 사무실까지 오십 미터,

퇴근길까지 합쳐봐야 전부 사백 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위해 중무장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추운 게 그렇게 싫어.

지난 일요일에 운동을 하고 등줄기와 허리에 통증이 조금 있어

오늘 운동을 못하더라도 클럽에 가서 사우나 할까 했었거든

너무 추워서 포기하고 사무실로 직행했다.

 

오늘 파트너가 아침에 사우스 캘로라이나 클렘손에 간다는 것도

내가 일찍 사무실로 오게 하는 원인 중 하나였지만

진짜는 추운 것이 싫어서 그랬던 거야.

차가운 날씨에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손발이 더 차가워지는 악순환으로

빠른 속도로 아주 심하게 피곤해 지거든, 그래서 사무실로 직행했지.

사무실에 왔더니 파트너는 아직 출발하지 않고 게임을 하다가

930분 거의 되어서야 출발했다.

 

골프클럽의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왔네

지난 토요일 골프코스에서 사고 난 것에 대해 확인하면서

사고 낸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고 묻더라고

한 번은 전화가 올 줄 예상했는데 드디어 걸려 온 거야

나는 보지 못해서 누군지 모르거든

그 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쳐 가서 누군지 알 수도 없었는데

자체적으로 누가 그랬는지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혹시 African American이 아니냐?‘고 묻는데

그 날 AA는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아닌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고 대답했지

사고를 당한 멤버가 문제를 걸면 심각해 질 수도 있거든.

뺑소니잖아, 거기에 일하는 사람이 멤버에게 그랬으니 골프장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거겠지

원래 미국이라는 사회가 소송이 많은 곳이니까

혹여나 사고를 당한 멤버가 소송을 하면 골치 아파지는 거지.

그 분 아들이 변호사인데, 혹시 아니 아들한테 이야기 하면, 에궁~ 생각만 해도...

 

최근에 골프장 일하는 친구들이 주의를 게을리 하는 것은 맞아

티샷을 하거나 퍼팅을 하는데도 소리를 내며 이동하는 친구도 많아졌고

음료를 파는 여직원들은 멤버에게 불친절하거나 불러도 대답 없이 지나칠 때도 있어서

이러면 멤버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거든

그런데 사고가 났으니 조금은 달라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은 12시에 화씨 32, 그러니까 섭씨 0도라는 예보가 있었고

Wind Chill(체감온도)20도 아래라고 했으니 하루 종일 추울 것 같아

허리도 좋지 않고 해서 샌드위치 점심을 먹고 바로 퇴근 했어

집에 일찍 들어와 침대에 누워 오후를 보냈지

 

닭국에, 콩나물무침, 김치, 김으로 저녁을 먹으려는데 전화가 왔다

토요일 사고 당하신 분인데 병원에 갔더니 골프 한 달 쉬라고 했다

당분간 만나지 못할 거라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어

아프지 않기를 바랐는데 어깨와 허리가 아프시다는 거야

일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날씨가 추워 밖에서 운동을 못하니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실내에서 운동하고

허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에 이른 시각 침대로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