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407일째, 2016년 7월 31일(일)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아해가 아프단다.
아마도 몸살감기
그 말을 듣고는 몸이 힘이 빠지더니 곧바로 아프기 시작한다.
골프하러 일어나는 것조차 귀찮고 힘들어하면서 겨우 몸을 일으킨다.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몸이 이런데 꼭 나가야 하나?’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나고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면서도 ‘몸이 정말 너무 무겁다’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첫 티타임인 오늘 한 가족으로 생각되는 모르는 세 사람이 나와 같은 시각에 들어있다.
하지만 어제 곽 회장이 ‘우리가 한 참 뒤인데 송 사장에 Join 해도 돼요?’하고 묻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Starter에게 말씀해 보심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내가 예전에 비해 곽 회장과 함께 하는 것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뭐가 그리 급한지 앞으로 무조건 나가려 하거나 샷을 위한 어드레스를 하는 중에도
카트를 끌고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이 심해져 눈에 거슬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하겠다고 하면 말리지 못하고 Starter나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는 소극적인 거부(?)
꿈뜬 몸을 이끌고 골프장에 도착해서 연습을 하는데 나와 같은 시각에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질 않아 시간이 다 되어 Starter인 Jim이 나가라고 하면서
“주차장에 Mr. Kwak이 와 있는데 함께 나갈 거냐?”고 묻기에
“잘 모르겠는데 본인이 원하면 선택이 없지 않느냐?”라는 반문을 하였다.
사모님은 “오전에 딸이 오기 때문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골프를 쉬게 되어 불만이 많다”는
곽 회장의 부연 설명을 들으며 첫 홀을 시작하였는데
나름 충분한 연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윙궤도가 전혀 나오질 않으며 중간 Creek에 빠진다.
크릭 바로 앞에서 드롭하고 친 볼이 또 물에 빠지면서 완전히 감각을 잃은 것 같다.
첫 홀을 더블 파로 마무리하고 두 번째 홀에서 또 헤매다 더블 보기, 결국 두 홀에 6타 오버
그렇게 질질 끌려가다시피 플레이하며 9홀을 마친 결과는 14타 오버, 이미 내 핸디를 다 쳤다.
만일 혼자 플레이를 했더라면 지난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9홀만하고 집으로 왔을 것이다.
후반 9은 절치부심하여 시작하면서 조금 나아지는 듯하였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면서 급격히 힘과 집중력이 떨어져 18홀 합계 21개 오퍼로 마쳤다.
어렵사리 플레이는 마쳤지만 몸은 만신창이가 다 된 것처럼 너덜너덜
샤워 중에 몇 번을 쉬다가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막 출발해서 주차장을 빠져 나오려는 데 Roy가 동네를 달렸는지 땀에 흠뻑 젖어
자기 차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아해의 임플란트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지난 금요일 83타로
Randy와 Paul을 이겼다며 “다음 일요일 골프하느냐?”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하니
자기랑 함께 플레이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Why not?"하고 헤어져 집으로 왔는데 그 사이 내 티타임에 Join하여 이메일이 왔다.
집에 도착해서는 식빵과 옥수수스프, 에스프레소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거실 바닥에 누워 낮잠을 잤다.
자면서도 살과 모든 뼈마디에 통증을 느끼며 “아프다”는 하소연이 절로 나온다.
자고 일어나 아해와 통화를 하며 홍삼차와 아스피린을 먹고 나니 조금 나아지는 듯하다.
빨아 놓은 셔츠와 바지를 다리고 조금 얼큰한 된장찌개를 끓여 저녁으로 먹었다.
설거지를 하고 내일 점심도시락을 준비하고 앉아 쉬면서 몸을 추스르다 잠자리에 든다.
아해가 아프다고 하니 나도 통증과 씨름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썼다.
내가 아픈 건
내가 갑자기 아픈 건
아픈 네가
얼마나 아픈지
우리의 신이
나에게
알게 해 주려고
그런 거래
아해야! 우리 내일은 아프지 말자, 응?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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