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여름이에게서 온 편지
가을아! 안녕?
나 여름이
별 일 없지?
얼마 전에는
허리케인이라는 심술꾸러기가
그 곳을 다녀갔다며?
내가 가면서
심술부리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코 가서 한 바탕 소란을 일으켜서
여기 저기 흔적을 남기고 갔겠구나
올해는 단풍이 조금 늦다는 소식도 들린다
내가 뿜은 열기로
나무들을 너무 살쪄서 그렇다 하지만
그럴 때도 있어야지
그렇지 않니?
너무 급작이
추워할 것 같아
편지에 내 마음
조금 담아 보낸다
며칠 동안은 따습게 지내라고
사랑하는 가을아
너무 갑자기 춥게 만들지는 마
그럼 사람들이 아프다
아프면 우릴 원망할 지도 몰라
사람들은 원래 그러잖아
가을아
이제 가야 하겠다
나도 갈 길이 멀어
얼른 가야 내년에
봄이 떠나면
그 자릴 채워야지
P.S
겨울이에게 안부 전해
안녕
October 19 2016 여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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