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587일째, 2017년 1월 27일(금) 애틀랜타/맑음, 바람 불고 추웠다
세 시쯤에 퇴근했다.
주문해서 도착한 아해와 내 골프화를 보여주며 아해와 통화를 하고
하품하면서 졸려 하기에 자라하고 골프화와 약병 사이에 골프공 잔뜩 넣어 포장하고
의장에 앉아 TV를 보는데 한기를 느꼈다.
방안에 있는 담요를 가져와 덮고 TV를 보다 문득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TV Stop,
얼마나 잤을까?
10분? 15분?
암튼 눈을 뜨니 곤하던 몸이 많이 개운해졌다.
멈추게 했던 TV를 다시 보는데 콧속에 메마르며 가렵다.
왼쪽 새끼손가락을 후비다보니 피가 묻어난다.
‘에궁~ 또 상처를 냈구나’
몇 번을 확인해도 심하지는 않지만 피가 나느게 확실하다.
벌떡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면봉에 소독약을 묻혀 콧속을 문지르니 피가 엉켜 나온다.
‘염증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지금 내가 이러는 게 꿈인가 생시인가?’하는 의문을 갖는다.
‘아해를 찾아 아주 먼 길을 가고 있는 꿈?’
이거야 원~, 어린 아이도 아니고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아이 같은 생각, 행동, 말투
귀속을 맴도는 윙윙~ 거리는 소리가 더 꿈같이 느껴진다.
지금 이러는 게 꿈이 좋은가 아님 현실이 좋은가?
가슴이 허전하고 멍 하고······
오늘 아침은 많이 추웠다.
어제 아침보다 무려 21도가 낮다고 하는데 바람까지 부니 체감온도는 훨씬 더 낮다.
‘오늘 운동 못하려나?’
‘그럼 점심은 어떻게 하지?’
뭐 그런 잡다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비틀비틀
어제 잘 잤는데 몸 회복이 덜 된 듯하다.
몸무게는 검사이전으로 거의 돌아갔는데 그건 아마도 어제 먹은 것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인 듯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출근했다.
생각에는 ‘몸도 온전하지 않은데 얼른 일 끝내고 오전에 집에 와서 누룽지로 점심 먹자’
한 편으로는 클럽에서 매일 오는 이 메일
‘Course Conditions freeze, today close'
이러면 확실하게 운동 갈 생각 포기하고 누룽지 먹고 오후에 편안히 쉬는 건데
한 참을 일하고 있는데 디링~ 하며 이메일 도착
***FROST DELAY THIS MORNING EXPECTED TO LAST 45 MINUTES***
Close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이럴 경우 나는 운동하러 갈 확률 99.99%
어차피 45분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니 느긋하게 일을 하다 보니 Jonas 출근
이왕에 계산 끝낸 공장식구들 주급 Report 검토하라고 건네면서
‘기왕 이렇게 된 것 검토 마치고 Liana 출근하면 Checks 발행하고 운동하러 갔다 바로 퇴근’
검토하는 중에 다른 일을 하고, Jonas가 검토를 마쳤을 때
“우리 Slabs(돌) Inventory에 문제가 계속 나타나니 개선 방법을 생각해 보자”며 의견을 물으니
“Inventory system에 Bar code 같은 것 도입하는데 얼마?”는 쌩뚱맞은 역제안을 한다.
그러고는 바로 “만? 만 오천?”하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지만
"그거 잘 하면 뭣하냐? 공장에서 말 하지 않고 그냥 쓰고는 나는 안 그랬어 하는 게 문제인데“
라며 단칼에 제안을 박살낸다.
속으론 ‘지금은 뭐 시스템이 나빠서 그러냐? 일하는 친구들 의식이 문제인데?’ 라는 혼잣말
“모든 것은 Christian이 문제”라며 그가 일을 게을리 해서 그렇다는 말을 한다.
이 역시도 ‘그거 개선하자고 Hire한 친구인데, 그럼 자르냐?‘고 하면서도
지난 연말에 Christian에게 말했던 "만일 2월말까지 개선 안 되면 chain이라도 채울 것“이라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모두가 불편해 진다는 의견도 이야기한다.
전에 창고의 Sinks가 없어지고 사무실의 Supplies가 없어져서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자물통을 채우고 나서 문제가 거의 없어졌지만 모두가 불편함을 격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Christian이 출근하고 불러 이야기를 하다가 월요일 아침에 “회의를 하자”고
Jonas가 말하는데 반대를 할까 하다가 그가 문제인식을 했다는 것에
그리고 회의 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모두가 불편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방식대로 할 수 있기에
그러자 하고는 Christian에게 모두 참석하라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단지 월요일 회의를 어떻게 할지는 내 숙제로 남게 된 것이다.
서둘러 정리를 하고 Checks에 Sign하고 바로 운동하러 출발했다.
클럽에 도착해 연습장에 올라가니 칼바람이 눈물과 콧물을 쏟아지게 한다.
그럼에도 잠시 연습하고 출~발~
중반도 가지 않았는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참 고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나며
토해내는 숨은 거칠어져 배가 고픈데 뭔가를 먹으면 차가움에 체할 것 같다.
대신 Seed Bar와 오렌지, 바나나를 먹으며 운동을 마쳤다.
따스한 물로 샤워를 하는데 ‘행복하다’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이어 ‘보고 싶다’는 마음의 허전함이 채워진다.
샤워를 마치고 혹시나 해서 PGA super Store를 갔지만 살만 한 것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내려왔다.
아해와 내 골프화가 도착했다는 이메일, 메시지, 전화가 왔기에
1충에 차를 세우고 찾아와서는 오랜만에 에스프레소 만들어 마시며 아해와 통화를 했다.
그게 세시쯤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메인은 카레,
아해가 카레를 만들어 먹었다는 것 때문에
오랜만에 카레를 만들었다는 것 때문에
그 카레가 아해가 주고 간 것이기 때문에
맛있었기 때문에
감자 한 개
양파 3/4개(한 개를 넣으려고 했는데 쓰다 남은 3/4이 있어서 그걸로)
꼬마당근 한 줌(작은 것을 일일이 자르려고 하니 쉽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많이(냉동실에 잘라 놓은 살코기가 제법 있어 그걸 다 넣었음)
카레 두 덩어리(이건 용량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몰라서 그냥)
물 약간(얼마나 될까? 두 컵 반 정도 넣은 것 같다)
전에는 소금을 넣었는데 카레 덩어리가 간이 되어 있어 짰었다.
그래서 오늘은 소금 생략, 마늘 생략(자색양파를 넣었는데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서)
물을 팔팔 끓이다가 돼지고기 넣고 충분히 익힌 다음 감자 투하,
불을 줄여서 푹 익었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 당근과 양파 투하
불을 높여서 양파가 익었을 때 불을 끄고 열기로 나머지 익힘
자색양파는 다른 것에 비해 딱딱하기 때문에 조금 더 익혀야 되는데 맛은 굿~
국은 콩나물북어국 조금을 데우면서 팔팔 끓을 때 계란 한 개 투하,
계란을 풀어 익었을 때 불을 끄고 열기로 나머지 익힘
김치와 삶은 배추무침(된장과 들기름으로 무침)
즐거운 저녁이었다.
맛있게 먹었으니까
카모마일 차를 만들어 마시며 TV를 보다가
1층 메일박스에 내려가 우편물을 들고 와서 Metlife 주주 Voting하는 편지를 뜯어
인터넷으로 투표를 마침.
우편물로 안 해도 된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이렇게 2017년 1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보냈다.
아해를 그리워하며······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589일째, 2017년 1월 29일(일)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0) | 2017.01.30 |
---|---|
천일여행 588일째, 2017년 1월 28일(토) 애틀랜타/맑음, 어제보다 더 추웠다 (0) | 2017.01.29 |
천일여행 586일째, 2017년 1월 26일(목) 애틀랜타/맑음 (0) | 2017.01.27 |
천일여행 585일째, 2017년 1월 25일(수) 애틀랜타/맑음 (0) | 2017.01.26 |
천일여행 584일째, 2017년 1월 24일(화) 애틀랜타/맑음 (0) | 2017.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