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604일째, 2017년 2월 13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2. 14. 09:00

천일여행 604일째, 2017213() 애틀랜타/맑음

 

오늘아침은 어제보다 20도가 낮다고 한다.

그 만큼 어제 높다는 것이고 오늘 급격히 떨어져 쌀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햇살이 좋아 많이 나쁘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한국을 다녀와 첫 출근,

하지만 계속 연락을 취했고 인터넷 등으로 일처리를 하였기에

그리 큰 변화나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며 출근했다.

공장 앞에 도착했을 때 작은 Garage Door 앞에 Fence가 쳐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문가의 기술로 아주 잘 만들어진 것을 보고

이런 걸 하며 왜 나한테 아무 말 안 했지?’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무슨 사연이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정리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아침에 치과가 예약되어 있고 이어 CPA 사무실에 갈 예정이기 때문에

자료 정리하고 챙겨야 하는 것이 적지 않았다.

Liana에게 미리 통보를 하였기에 많은 자료는 이미 만들어 책상위에 있었지만

그녀가 할 수 없는 부분들 자료를 정리 보완하여 준비를 마쳤다.

 

한 시간 반 정도 일을 하고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JonasLiana가 출근하였다.

Jonas는 날 보자마자 Fence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그의 설명인 즉,

지난주에 County에서 나와 Dumpster는 노출 시킬 수 없다는 지적에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몇 가지 확인을 하고 사무실을 나와 치과에 가서 Cleaning을 하고

CPA 사무실에 가서 1월 자료와 세금보고 완료일정을 협의 하였다.

일단은 2월말까지 끝내기로 하였지만 1주일 정도는 늦어질 것을 예상한다.

수시로 확인하여 필요한 자료와 내용을 보완할 예정이다.

 

그곳을 떠나 Staples로 가서 어제 집에 설치하다 실패한 All in one Computer

Return하기 위해 Drop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지난 년 말부터 개선하려고 노력 중인 Inventory,

사무실에 들어와 확인하니 Data가 또 엉터리다.

Christian은 외출을 하였기에 혼자 수정을 하다 중단하였다.

매 번 그렇게 하니 Christian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그가 들어오면 조금 심한 야단을 치며 수정하라고 할 요량으로 문제만 파악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점심 먹는 시간이 늦어졌다.

일을 하면서 몸살기가 다시 살아나 몸이 쑤시고 두통이 시작되어 밥 먹을 마음이 덜하고

하던 일 마치고 먹겠다며 조금씩 미루다 보니 거의 한 시가 되어 도시락을 먹게 되었다.

다 먹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Christian이 점심까지 먹고 들어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

동분서주하며 일 하는 모습에 야단칠 마음은 쑥 들어가고 잘 하라는 말로 타이르는 수준.

 

몸이 자꾸 처지는 게 아무래도 조금 빨리 들어가 쉬어야 할 것 같다.

 

퇴근해 아해와 통화를 마치고 나니 만사가 귀찮은 듯 조금의 움직임도 싫다.

운동을 가려고 옷을 갈아입으러 옷장에 들어가 바닥에 누워버렸다.

아주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중 가장편한 자세 같고

운동이고 뭐고 이대로 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이렇게 내일 아침까지 누워 있으면 몇 시간이지?

그 사이 얼마나 잘 수 있을까?

저녁은 생각 없는 데 잘 되었지 뭐

 

하지만 몸을 일으킨다.

조금이라도 운동하고 저녁 먹기 싫으면 샤워만 하고 그냥 침대에 눕자.

옷을 갈아입고 9층으로 내려가 걷기 시작한다.

다른 날에 비해 2/3정도 했을 때 몸이 견디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이미 게을러지기로 한 마음이 힘들어하며 걷기를 멈춘다.

제법 땀이 흘렸고 화장실도 급하다는 핑계를 스스로 만들고 집에 도착해 화장실로 직행

점심에 먹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았던 샐러드

먹으면서도 너무 차서 속을 냉하게 만들더니 결국 몸이 설사라는 것으로 마음을 질책한다.

따스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땀에 젖어 미끄덩한 몸이 단단한 것 같지만

뼈와 살이 아프기에 마음은 뭐든 할 수 있을 듯 무한한데 지 작은 몸이 마음을 때리는 구나

 

저녁은 아해가 권한대로 누룽지와 맑은 계란찜

계란 두 개에 적당량의 물과 새우젓만 넣고 중탕으로 끓였다.

누룽지는 물 많이라는 주문에 답하듯 누룽지 한 주먹에 물은 두 사발 정도

저녁 생각이 분명 없었지만 내일 아침까지만 아파야 한다는 내 결심에

샤워를 들어가기 전 누룽지와 계란찜을 안쳤다.

 

정말 딱 두 가지

초 간단 메뉴지만 저녁을 먹고 나니 온 몸이 땀으로 푹 젖었다.

별로 할 것도 없지만 설거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정말 내일아침까지만 아프자.

내가 내 몸을 소홀이 한 것에 대한 벌은 아침까지로 기한을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