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603일째, 2017년 2월 12일(일) 애틀랜타/흐림, 무덥고 약간 비

송삿갓 2017. 2. 13. 10:31

천일여행 603일째, 2017212() 애틀랜타/흐림, 무덥고 약간 비

 

왜 그리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어제 잠자리에 들었다 12시를 조금 넘겨 깼다.

다른 때 같으면 그냥 뭉개면서 자 보려고 했을 텐데 오늘 새벽엔 쉬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예 잠자기를 포기하고 뭐를 할까 고민하다 읽던 책을 잡았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부터 자주 시간을 확인하였다.

아해에게 전화를 하고 싶은데 출근준비에 바쁠 것 같아 출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시가 되었을 즈음부터 책 읽는 것을 접고 누워있는데 그냥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슬픈 일이나 큰 근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줄줄 흘렀다.

그러길 40여 분이 지났을 때 출근해 있는 아해에게 전화를 걸었다.

눈물이 잠시 멈추기는 했지만 목소리를 들으며 이내 다시 줄줄 흘렀다.

한 참을 통화하고 마음이 진정되기는 했지만 전화를 끊고 자려는데 다시 시작되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선잠에서 언제쯤 깊이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1 시간정도는 단잠을 잔 것 같은데 모닝콜이 왔을 때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흘렸던 눈물이 마르면서 풀처럼 눈을 붙여버렸다.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양쪽 눈 꼬리에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스트레칭을 하고 클럽으로 가는데 몸이 무거웠다.

한국서 돌아와 이틀 연속 골프를 하였기에 몸이 고단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잠을 많이 설쳐 아침에 충분히 몸을 풀었음에도 움직일 때마다 가지 말까?’하는 생각이 가득

 

오늘 일기예보에 의하면 최고 75, 애틀랜타 2월의 날씨로는 최고치란다.

구름이 잔뜩 끼고 간간이 비도 내리니 습도는 93%, 만일 해까지 났더라면, 어휴~

잠깐 연습하고 바로 출발했는데 속에서 신물이 올라와 거북하였다.

그 또한 몸이 고단해서 그런 것 같았다.

 

18홀을 걷는데 네 시간, 오후 한 시 조금 전에 운동을 마쳤다.

중반 쯤 드라이버 그립을 잡는데 이상해서 보니 그립이 비틀어져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파워그립을 잡는다고 해서 그런 건지

아님 지난 번 그립을 교체할 때 잘 못 했는지 상당히 틀어져 있어

운동을 마치고 PGA Superstore에 가서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아해와 나, 각각 셔츠 한 개씩을 샀다.

에궁, 셔츠가 많은데도 보면 또 산다니까~~

 

얼마전에 집에서 사용할 All in one Computer를 한 대 주문했는데

한국에 가 있는 사이 배달이 왔다.

집에 와서 Pick up해서 설치하려는 데 실패했다.

Microsoft Windows 10 Key Code를 컴퓨터 본체 뒷면에 붙이고 한 부분을

긁는 복권처럼 가려 놓아 손톱으로 긁어내야 하는데 아무리 시도해도 글자가 나오지 않더니

한 순간에 원래 글씨까지 긁혀져 설치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전화를 해서 물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예 Desktop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배달 온 것은 Return하고 집에 있는 것은 사무실로 가지고 가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

 

치우려다 저녁을 먼저 먹어야겠기에 벌려 놓고 준비를 하였다.

북어콩나물국을 끓이고 무를 채 썰어 다진마늘과 생강을 넣고 들기름으로 볶았다.

어제 만든 닭복음탕을 데우고 조개젓을 무쳐 상을 차려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는 널려 놓았던 컴퓨터를 다시 포장하고 집에 있던 컴퓨터를

사무실로 가져가기 위해 정리까지 끝내고 나니 밖이 캄캄해졌다.

 

내일부터 일에 복귀하여 우선 세금보고를 마무리해야 하니 바쁘게 보낼 것 같다.

오늘은 잘 잤으면 참 좋겠는데······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