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613일째, 2017년 2월 22일(수)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오전에 가랑비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Jonas가 문을 닫더니
심각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Trump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과 맞물려 서류미비 체류자들의 일제 단속에 관한 것을 시작,
Local 경찰들이 수시로 잡아들이면 공장 식구들이 겁을 먹고 열심히 일 하기를 주저하는 걱정.
공장의 두 팀 중 한 팀이 사용하는 트럭은 Jonas 이름으로 구입한 회사 소유다.
만일 이 차가 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는다면 큰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다.
우선 자꾸 나쁜 말을 반복하지 말라며 주의를 줬다.
어제는 잠을 못 잤다며 걱정하는 데 비슷한 소리를 몇 번에 걸쳐 했었다.
Jonas가 이러는 것은 몇 가지 원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진짜로 본인이 걱정을 해서
둘째 누군가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걱정이 되어서
셋째 자신이 회사를 위해서 많은 생각과 고민 한다는 것을 표현
넷째 본인이나 Sales 쪽에서 뭔가 잘 못한 일이 있어
본인은 Worst Case를 고려해서 걱정을 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일부는 수용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대안이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 참 이야기하다 마지막에는 "I don't know"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경청하기만 하고 못 들은 척 그냥 넘어간다.
때로는 대안을 이야기하면 끄덕이며 그 대로 해 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럼 Truck을 Paid off하고 공장식구 이름으로 바꾸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자
“세금에는 문제가 없느냐?“고 묻는다.
‘어떻게 저런 엉뚱한 질문을 할 수 있지?’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단칼에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한다.
내가 제시하는 대안은 이미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문제없는 경우에만 한다는 것을
나와 15년 가까이 일 하면서 아직도 모른다는 것에 살짝 피가 데워지기고 한다.
누굴 탓하랴! 내가 그리 만든 것을······
회사의 거의 모든 문제는 그가 만들고 나는 뒤치다꺼리 하고
그는 문제만 제기하면 내가 해결점을 찾았으니 말이다.
하기야 내가 필요로 해서 함께 오래 할 수 있는 것을 말이다.
때로는 나는 그걸 즐기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하니 내 탓이지······
오늘도 이야기를 하다 전화 몇 번 받더니 흐지부지 말았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 더 고민하고 방편을 찾아 그를 편하게 해 주겠지.
아침 출근길, 회사 근처까지는 많이 젖어 있었고 도착할 때도 조금씩 비가 내렸다.
아침일 간단히 마치고 거침없이 클럽으로 향했다.
애틀랜타의 남서쪽은 비가 오지만 북동쪽의 흐리기만 한다는 일기예보를 철저히 믿은 거다.
북쪽으로 향해 Duluth 지역을 들어서니 보일 듯 말 듯한 비만 내리고
큰 나무 아패는 바짝 말라 있는 것이 보였다.
연습까지 마치고 나가는 데 습도가 높은데다 간혹 보이는 이슬비 때문에 그립이 퍽퍽하였다.
실은 바짝 말랐을 때보다 약간 축축한 그립상태를 좋아하는 나인지라 스윙에 자신감이 팍팍~
9홀을 더블보기 없이 즐겼다.
몇 홀은 중간에 실수도 있었지만 1 칩 샷으로 1 퍼팅, 보기로 마무리 했으니 다행.
아쉬운 퍼팅도 있기는 했지만 새 퍼터로 한 것 치곤 나쁘지 않았다.
퇴근해서 바지를 다리고 바로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냉동실 깊숙이 숨겨있던 고춧가루를 찾아 조그만 병에 덜어 담고
오징어와 삼겹살 한 조각을 찾아내 해동시키는 중에
양파, 버섯, 샐러리를 썰어 준비를 마치고
무쇠프라이팬에 삼겹살을 볶다가 마늘 넣고 조금 더, 이어 오징어 투척
약간 익었을 때 양파 등 채소를 넣고 조금 더 볶다가
간장과 고축가루를 넣어 양념을 마치고 뚜껑을 닫아 조금 끓을 때
뚜껑을 열고 잠시 더 있다 불을 끄면 완성,
무나물볶음, 콩나물무침과 함께 저녁을 배불리 먹었다.
다 먹고 생각하니 과일 많이 먹으라는 엄명?이 생각나 딸기와 포도를 먹었더니
배가 엄청 불러 왔다.
에이 조금 덜 먹을 걸······
설거지를 마쳐갈 무렵 아해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도 자다가 깼나보다.
노래를 불러 달라기에 준비를 마치고 두 곡 불러주곤 자라고 했지만
잘 자려는지?
저녁을 쉬다가 잠자리에 든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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