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661일째, 2017년 4월 11일(화) 애틀랜타/맑음
원초적 본능에 충실
사람은 누구나 본능이라는 것이 있다.
살면서 필요한 것 세 가지, 의(衣)·식(食)·주(宙)로 이야기하는 입고·먹고·사는 집 중
본능은 먹는 것 하나 뿐이다.
아기가 우는 수많은 이유가 있으나 그 중 하나도 배가 고픈 본능을 채우기 위한 것
사람은 살면서 신사인 척, 아닌 척 하면서 본능을 억제하고 숨기는 것을
‘이성’이라 것으로 포장하여 규범 내지는 도덕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당연히 맞는 말이다.
그렇게 길들여지다 보니 ‘척’이라는 것으로 포장하며 사는 게 인간
포장이 잘 되어 잘 다스리면 참하고, 착한 어린이라는 이야기로부터 자라면 이성적이라 표현한다.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멋대로 살다보니 외면당하고 격리시킨다.
이게 법이고 규범이다.
내가 남자니 남성을 이야기해보자.
여성도 나름 가지고 있겠지만 내가 여자가 아니니 나 기준의 남자만 이야기해 보자면
물건을 가지고 싶은 물욕, 성공하고 싶은 성취욕, 힘을 가지고 싶은 권력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본능이 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으면 법과 규범에서 어긋나니 앞서 설명한대로 격리, 외면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정당하게 가지라는 뜻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갖지 못하고 빼앗지도 못하면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
그게 분노가 되고 어느 순간에 의식적이든 아니든 쏟아내지 않으면
얼굴과 행동에 나타나고 병이 되기도 한다.
남성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본능 중 하나가 성욕(性慾)이다.
(물론 여자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려서부터 표현하지고 말고 맘대로 휘두르지 말라고 쇠뇌 된다.
자라면서 욕정은 몸에 차 어느 순간부터 끓어오르고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쓴다.
잘 쓰면 문제없지만 잘 못 쓰면 범죄자가 혹은 비난 받는 자가 된다.
하지만 잘 쓰지 못하고 범죄자도 되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해결하고 억제하면서 몸에 담는다.
그리곤 아닌 척, 괜찮은 척, 척 척 척 하며 도인처럼 살아본다.
자기의 이성이나 교양으로 삭힐 수도 있지만 내면에 쌓이는 부분도 분명 있다.
그러다 나이 들어 기력이 쇠약해지면 연기처럼,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가 보다.
도덕과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한 없이 쏟아 내야 한다.
표현하고 한껏 빠져들어 즐겨야 한다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이다.
아닌 척 하며 감출 필요도 없고 풀어내야 속에 쌓이는 욕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다른 것이 자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저속하고 훙측할 수도 있겠지만 본능을 해소하는데 가장 모범적인 방법이다.
때로는 ‘막무가내 욕정’이라 무례할 수도 있어 눈총을 받고 마음에 찔리는 것도 있지만
존중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라 한다면 마음껏 즐기고 해소할 필요가 있다.
그게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인간다운 삶이다.
감출 필요도 없고 감춰서도 안 되는 그래서 서로가 하나로 충분히 교감한다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인간에게만 주어진 하나의 선물이다.
하다가 부족하면 채워 주고 자기도 채워 질 때까지 몸부림치다
몸부림치며 느끼고 쏟아내서 벌러덩 들어 누웠을 때 느끼는 만족과 나른함은
본능에 충실했다는 것의 결과물이다.
나에게 얼굴이 편안해지고 몸의 동작이 가벼워 졌다며
다른 말로는 “얼굴 좋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마음과 몸속에 자리하고 있던 불만족의 독(毒)이 점점 작아지고
다른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즐거움, 사랑, 행복 그런 것들 말이다.
그리움이 상념(想念)의 병이 되려고는 하지만 그것은 내일이라는 꿈으로 버티게 한다.
그 속엔 한 사람을 향한 ‘원초적 본능에 충실 하겠다’는 신념과 의지 또한 지렛대다.
그럼에도 참 보고프다.
미치도록 보고프다.
그래서 내일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을 산다.
출근해서 아침 일을 마치고 나서 한가로운 아침을 보냈다.
Jonas가 어제보다 이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20여분 전에 출근해서는
시리아, 북한 등에 대한 Trump의 철학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많은 미국의 백인 친구들이 갖는 공통점이 책을 읽지 않고 삶에서 입에서 입으로
혹은 뉴스에서 전해지는 것을 자기가 담고 있는 큰 지식인양 짧은 열변을 토하는 것
그러다 야구나 풋볼 등 스포츠 이야기로 긴 시간을 떠드는 삶이다.
Jonas 또한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부터 삶의 방식과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이 일반적이 백인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 간 그에게 있어 삶에 가장 큰 무기는 노르웨이 출신의 아내와 그 가족들
큰 탈 없이 돌아가는 비즈니스가 그래서 어느 정도 저금을 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서슴없이 Trump를 비난 할 수 있는 자신감과 목소리도 생긴 것 같고 말이다.
내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전에 사무실에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긴장한다.
하기야 거의 매일 아침에 출근했던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던
내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내가 오래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하자는 것 아니면
주로 기계가 고장 났거나 건물에 이상 있는 곳이 있을 때였으니 말이다.
조금 있다가 나갈 거라고 하니 안심하는 눈치다.
이거야 원~
사장이 자리에 있으면서 눈치를 봐야 한다니······
9시가 되어 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며 Jonas가 여유를 찾고 사무실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공장은 요즘 조금 늦어져 7시를 조금 넘겨야 기계소리가 들리며 움직임이 있지만
사무실은 출근이 9시 이기에 그 사이 내가 가장 편하게 일 하는 시간이다.
각 회사들이 가능한 인력과 비용 줄이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한다.
그 중 하나가 Check을 Issue해서 메일로 보내는 것인데
내 거래 은행에서 거래처 은행으로 직접 송금하는 방식을 ‘Direct Deposit’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급여를 지불 하거나 할 때 이미 20년도 넘게 사용한 방식이지만
왠지 모르게 미국에서는 그리 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상당히 느린 속도로 확산되어왔다.
그러는 이유 중 하나가 어떤 금액의 Check을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는 것을 좋아하는
특이한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치는 않다.
2016년부터 직원들의 급여를 Direct Deposit하는데 처음엔 거부감을 보이더니
지금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물론 Check을 발행해서 서명해야하는 나는 덧없이 편하고 좋다.
또한 우리의 한 거래처가 작년부터 Direct Deposit를 시작했는데
지난 달 우리의 가장 큰 거래처에서 4월말부터 그리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실은 이 경우 내가 불편해진다.
인터넷 Banking에 들어가 확인하여 일일이 Liana에게 금액과 날짜를 알려줘야 하니 말이다.
그래야 Lina가 어떤 일로 받은 것인지 Arrange하여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Liana에게 Internet Banking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게 되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아직도 많은 일을 피동적으로 하는 그녀에게 부담이 되어 미루고 있다.
하기야 Jonas 조차도 일을 미루다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하는 스타일이니 탓할 수는 없다.
출근한 Liana가 나를 보더니 오늘 내 복장이 “매우 Stylish하다”며 마음에 든단다.
오늘 아침에 스트레칭을 하면서 ‘오늘은 아해가 어떻게 입었을까?’라며
상상한 모습에 가까운 패션을 내가 하였다.
나중에 아해의 사진을 보고 내가 원했던, 즉 비슷한 색깔인 것을 보고 반가워했었는데
멋있고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어깨가 우쭐해지기도 한 철없는 꾸러기다.
오늘은 St. Malro에서 골프를 하였다.
Teeoff.com을 통해 갖게 된 Tee Time
빈자리 하나가 있어 Special Price로 나왔기에 덥석 물었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낯가림도 심한 편인데 골프에서만은 예외다.
골프를 잘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누구와 골프하는가?’라는 것을 철저하게 믿고
나 역시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모르는 사람과 골프를 하며 어울리는 것에는
관대하면서 상당한 흥미도 갖고 있는 편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또 못 치는 사람에게 한 수 가르치듯 보라는 듯이 플레이를 하는 것도 재미진다.
그러다 매너가 나쁜 사람을 만나면 ‘오늘 재수가 별로’라는 식으로 가볍게 넘기는데
어차피 골프장에서 오며가며 만나는 사람을 다시 만날 확률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 한 자리게 비어 있기에 나머지 세 골퍼에 대해 궁금했는데 두 사람의 Chinese였다.
둘도 오늘 우연히 함께하게 되었지만 서로 아는 사람으로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Jay, Jeff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는 데 Jay는 Retire하여 매일 골프를 한단다.
하지만 제대로 Lesson을 받지 않고 경험으로 치기에 폼이 엉성하고 Up & Down이 심한데
Jeff는 배운지 그리 오해 된 것 같지 않고 실력은 정말 초보 수준이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폼이 엉성한 것은 물론 왔다갔다, 온 골프장을 휘젓고 다니고
그린 주변에서 온탕, 냉탕에 퍼팅은 터무니 없이 길다 짧다, 종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그 둘은 내 샷 하나하나에 탄성과 Good shot을 연발하면서 자신들이 조금 실수 하면
날름 볼을 주어 들고 내 눈치를 보다가 한 번 더 하라면 좋아라하며 공손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린에서는 자기들 퍼팅은 대충하고 내가 하는 퍼팅을 유심히 보면서
들어가면 들어간대로, 또 안 들어가면 그린을 안 들어간대로 탄성과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나는 서울 놈 시골 가서 있는 대로 폼 잡고 갈지(之)자로 걸으며 거드름 피우듯
아님 ‘고수 하는 것 잘 보고 배워’ 하는 듯 여유를 잡고 우쭐한 마음을 즐겼다.
괜스레 너무 똥 폼 잡다 실수도 있고 나이 많은 Jay 보다 드라이버가 짧아
쪽팔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실수 Recovery하면서 체면이 서면
‘봤지? 난 너희들과 달라’ 하듯 성큼성큼 가벼운 발걸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혹여나 내가 실수하는 틈을 타 Jay가 Owner가 되면
꼭 내 것을 준 것인 양 ‘잘 하라는 듯’ 바라보면
자기가 앞서 쳐 미안하다는 듯, ‘I'm lucky!’라며 티샷을 하기도 하였다.
18홀을 마치고 나니 11타 오버 합계 83, 그리 좋지 않음에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Jay가 다가와 "You are very good golfer. I'd like to play with you again"하기에
불만족의 마음이 가아 앉으면서 미소를 짓는 못난 꾸러기가 되었다.
골프를 마치고 샤워를 하였고, 사무실로 내려왔다.
저녁에 CBMC 월례모임에 가기 위함이었다.
이런 황당함이 있나?
6시에 CBMC 도착하여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식사를 잘 하고 있는데
Rent Car 회사인 Enterprise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빌려서 타고 있는 차가 팔릴 것 같으니 가능한 빨리 Return해 달라며
Return 장소를 처음 빌렸던 Duluth 혹은 내가 살고 있는 Buckhead 중 선택하란다.
처음에는 Duluth에 살고 있는 줄 알고 그곳으로 반환해 달라고 하다가
“어디 사느냐?:” 묻기에 “Buckhead”라고 하니까 큰 선심을 베풀 듯
둘 중 한 곳을 선택하고 기일이 목요일이지만 내일 Return하며 다른 차로 준단다.
이거야 원?
처음에 예약한 차는 주지도 않더니 이런 무례함이 있나?
어차피 지금이야 어떤 차를 타던 관계는 없지만
그 많은 짐을 옮겨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내가 얼마나 더 필요할지 모르니 일단 내일 Duluth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통화 끝.
내가 한인사회 기독인들이 모여 하는 행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식사기도를 담당하는 사람이 지구를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다.
오늘 기도하는 장로라는 분의 식사기도는 6월말에 있는
22차 북미주 한인CBMC대회를 들고 빙빙 돌리며 헤매며 오랜시간 우왕좌왕 하다
가장 끝에 “주신 음식 감사드리며 예수님 이름 받들어 기도드립니다”
정말 짜증이 확~ 올라오는 것을 참고 식사를 하였다.
이어 본 행사 대표 기도하는 스와니 지회장, 그분 역시 장로님이시고 글로 써 와서 읽는데
말이 안 되는 내용을 좋은 것 모두모아 억지로 짜 맞춰 같은 내용을 두 번씩 반복하는
이상한 기도를 한 참 듣는데 먹은 것이 확~ 뒤틀리는 듯했다.
그래도 어쩌랴 참아야지
또 다른 분 ‘간증’ 하라며 20분 시간 줬는데 이 많은 내용을 어떻게 20분에하라는지 모르겠다며
시작해 놓고는 시간을 한 참 지나서 “장로님 저 시간 많이 초과 했죠?”하더니
내용을 마무리 못하고 뚝 자르고는 성경의 내용을 자기 나름대로 이상하게 해석하고
“기도 하겠습니다”하고 고개를 숙이는 사이 탈출했다.
내가 오늘 간 목적은 대회 팜플렛 광고비 지원과 대회 참가자 선물로
내 책 350권주는 것을 협의 했는데 애틀랜타 지회장 통 크게 500권 달란다.
조금 망설이다 "Okay"하는 것으로 간 목적은 끝냈으니 중간 탈출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했는데 9시를 넘겼다.
씻고 마무리하고 차 한 잔 마시고 나니 10시가 가까워진다.
이래저래 길고 고단한 하루였지만 오늘도 무탈한 것에 thanks a lot.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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