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12일째, 2017년 6월 1일(목)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송삿갓 2017. 6. 2. 08:52

천일여행 712일째, 201761()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아침에 해를 보면서 참 오랜만에 아침 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며칠 동안 흐린 날씨로 시작해서 맑음과 소나기, 또는 비를 반복해서 그럴까?

암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출근길에 아해와 통화를 하고는 운동하러 가는 길에 음악을 들으며 가는 것도 생소하고

꼭 외딴섬에 혼자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매우 허전하였다.

수다를 떨 상대가 있다가 없는 것에 사람이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에도 하루만 참으면 된다는 것으로 위로를 하며 클럽에 도착했다.

 

준비를 마치고 연습장에 올라가니 Eric 혼자 상당히 안정된 폼으로 열심히 연습 중이었다.

나도 함께 잠시 연습을 하고는 Meadows로 출발하였다.

 

StablesGreenPunch하고 모래를 뿌리는 Aeration을 하기 때문에 MeadowsOpen,

하지만 Meadows도 어제 Aeration을 하였기에 Green이 나쁠 것으로 생각했지만

Punch Size를 작은 것으로 해서 그런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단지 Green의 빠른 복구를 위해 물을 많이 뿌리고 습해서

볼이 굴러가면서 모래가 묻어나는 게 흠이지만 그 또한 나름 재미를 느꼈다.

 

3번 홀의 그린에 다가 가는데 그린 왼쪽 Creek 전에 있는 화단의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많은 골퍼들이 두 번째 샷에서 슬라이스가 나면 잘 들어가지만

아잘리아 꽃나무가 무성해 들어 갈 수가 없어 볼을 많이 잃어버리는 곳이다.

거의 밑동까지 자르니 숨어있던 볼들이 무수히 보이지만 Eric과 함께이기에 갈 수가 없었다.

 

Eric1130분에 Conference Call이 있어 어쩌면 7번 홀을 마치고 집으로 갈 수도 있다했다.

하지만 빨리 걸은 덕분에 9홀까지 마치고 WifePick up하러 오기로 했다며 갔다.

보통 한국의 골프를 하지 않는 Wife들은 그러기 쉽지 않다고 했더니 놀라며 "Why?"라고 한다.

중국, 대만, 필리핀 등의 경우는 남편들이 골프를 하고 아내들은 Cook을 하다

골프장으로 Pick up하러 오는 게 다반사라는 이야기를 한다.

문화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Trend.

 

암튼 Eric이 떠나고 나는 3번 홀 꽃밭의 볼들이 아른거려 그냥 떠날 수가 없었다.

다시 1번 홀로 들어가 걷다가 볼이 널려 있는 꼿에서 작심하고 볼을 줍기시작했다.

언덕이 심하고 젖어 조금은 미끄럽기에 부상당하면 말짱 도로묵이다라며 조심해서 주웠다.

아무리 주워 올려도 바닥의 볼은 여전히 많았지만 힘이 들고 충분하다 싶어 멈추곤

Creek에 볼을 넣어 쓱쓱 손으로 문질러 닦고는 가방의 한쪽 주머니에 가득 넣었다.

4번 홀 Tee Box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려니 어질어질

에궁, 중간에 몇 홀 Skip라고 지름길로 빠져야겠군

 

5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곤 걸어가 볼을 집어 사잇길로 7번 홀로 이동 Drop하고 샷,

그린에 올려 2퍼팅에 넣고는 (Par)'라면서 수즙은 미소를 지었다.

정확하게 세 홀을 건너 뛴 거였다.

9번 홀을 마치고나니 힘이 들고 허기도 진다.

 

주차장에 올라와 가방 주머니에서 볼을 세면서 꺼내는 데 중간에 낡은 것 하나 버린 것 빼고

정확하게 99, 꼭 숫자를 맞추려 한 것처럼 된 것을 보고는 이도 행운이다라며 자위하였다.

 

오늘도 점심은 Togo한 샐러드,

이제는 운동을 마치고 Grill에 가면 일하는 사람이 먼저 “Club Salad?"하면

나는 “Yes, honey mustard"라는 암호 같은 말을 주고받으면 주문 끝.

어쩌다 "Club Sandwich"라고 메뉴를 바꾸면 놀라며 "Special day?"라고 물을 정도다.

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특별식 삼아 바꾸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점심을 마치고 공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 일은 대충 마무리하였다.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Jonas는 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으니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퇴근하면서 Costco에 들려 파인애플, 키위, 방울토마토, 멜론, Smoked Salmon, Salmon 등을

사서 집으로 와서는 차곡차곡 정리를 하곤 저녁 준비

메인 메뉴는 Salmon 구이, 냉동시키기 전에 소금과 파슬리를 뿌려 프라이팬에 구웠다.

오이무침과 남은 어묵국으로 상을 차려 차분하게 저녁을 먹고는

오늘 수집한 공을 닦아 종류별로 정리를 하고 샤워까지 마치니 피곤함을 느낀다.

하루를 무탈하게 잘 마무리했다는 다행과 여유가 주는 고단함 말이다.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