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745일째, 2017년 7월 4일(화) 애틀랜타/오전/맑음, 오후/비, 흐림
“Happy 4th!"
오늘 가장 많이 듣고 많이 한 말이다.
어떤 사람은 "Happy 4th of July!"라고도 하였지만 대체적으로 뒤를 뚝 잘라 짧게 인사하는 게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아 그런지 아님 뭘까?
암튼 귀가 간질거릴 정도로 많이 들었다.
아침 모닝콜에 준비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막 내려가려는데
문이 열리며 가끔 아침에 개를 데리고 나가는 같은 층의 여자가 혼자 탄다.
‘왜 혼자지?’라며 바라보는데 가슴에 숫자가 적힌 종이를 달고 있다.
“Are you join race?"
"Yes"하며 웃는다.
내리면서 “Enjoy and good luck!"하니
"Thank you, happy 4th!"
매년 Peachtree Road의 Lenox Mall에서 출발하여 Midtown까지 달리는
독립기념일 마라톤에 참가하는가보다.
차를 몰고 지상으로 내려갔을 때 이미 Peachtree Road는 Block했고
내가 가야하는 400번 South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어 북쪽으로 돌아야 했다.
400번으로 내려오다 Buckhead로 빠지는 나들목 또한 막고 많은 사람들만 걷고 있었다.
골프장에 도착해서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 성조기가 들어가거나 USA라고 크게 글자가
새겨진 셔츠나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빨간 셔츠를 입은 것이 꼭 동참하는 듯한 복장,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주고받는 인사가 "Happy 4th!"
오늘은 Sean Shannon부부와 Eric이 함께 걸었다.
Sean은 지난 일요일 함께 걸었지만 Wife는 처음, Eric은 오랜만에 만나서
Meadows 1번부터 출발하였다.
시작 전 연습을 하는데 몸이 묵직한 것이 예사롭지가 않아 ‘오늘 좋지 않겠다’하면서
이유를 생각해 보니 4일 18홀 중 3일을 연속 걸으니 몸이 고단하게 느끼는 거로 생각되었다.
1번 홀 파, 2번 홀 버디 할 때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군’하였지만 거기까지
내리 4홀을 더블보기를 하면서 종잡을 수 없이 우왕좌왕 하더니
이후엔 몸이 아예 말을 듣지 않아 그야말로 Out of control.
올 들어 가장 난조의 플레이를 하다 마지막 홀에서 한 버디가 그나마 한 개 건진 것이었다.
중반에 Eric에게 꼭 군대 훈련받는 느낌이라니까 본인은 괜찮다며 엄살부리지 말란다.
오늘도 시작할 때 "Same match?"하기에 “If you want"라도 답하곤 후반 세 홀을 남기곤 졌다.
이럴 때 표현법이 '4 & 3'
축하한다며 나머지 세 홀을 그냥 편안하게 플레이를 했는데 파, 보기, 버디
‘내가 Eric을 의식해서 그런가?‘
그건 절대 아닌데, 암튼 중반에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게 골프를 마치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샤워를 끝내고 전화기를 보니 Liana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바쁘지 않으면 전화바람, Quickbooks Login이 안 된다’
오는 목요일에 개인사 때문에 일찍 퇴근예정이라
오늘 출근한다더니 사무실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전화를 걸어 컴퓨터를 한 번 껐다 켜보라는 말을 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잠시 뒤 그래도 안 된다며 전화가 왔기에 사무실에 들려 원인과 방법을 알려주고
Lenox Mall의 Phipps Plaza에 들려서 쇼핑을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세탁기 돌리고 잼 바른 빵에 카망베르, 커피까지 마시곤 의장에 앉아 쉬다 깜빡 졸고 깼다.
맑던 하늘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꼭 눈 내리듯 비를 뿌린다.
소나기는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비
갑자기 울컥하는 건 뭐지?
나흘 연휴 잘 보내고 그러는 건 뭔 조화래?
혼자 있는 서러움?
뭐 그렇기까지야 하겠어?
아해와 통화를 하면서 진정이 되어 편안한 오후를 보내다 저녁 준비를 했다.
무와 양파를 넣은 간장 고등어조림에 군만두, 그리고 미역국과 오이무침으로 상을 차렸다.
후식으론 멜론, 저녁을 하는 동안 잘 썰어 냉장실에 보관하고 있었기에 적당히 차가워졌다.
영화 한 편 보고는 설거지에 집안 정리하는 동안 바깥에는 비와 햇살이 번갈아 친구해줬다.
비가 제법 내렸는지 노을이 인사할 무렵엔 도로가 촉촉이 젖어 금빛을 반사한다.
날이 저물지 않았음에도 일부의 성급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폭죽이 간간히 침묵을 깬다.
골프하면서 힘들었지만 하루 잘 보냈다.
오늘 잘 자고 내일부터 열심히 일하며 또 놀자......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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