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47일째, 2017년 7월 6일(목) 애틀랜타/맑음, 오후 한 바탕 소나기

송삿갓 2017. 7. 7. 09:51

천일여행 747일째, 201776() 애틀랜타/맑음, 오후 한 바탕 소나기

 

정말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인지 아님 바보 같은 짓인지?

오늘 같이 더운 날 18홀 카트를 밀며 걷는 다는 것 말이다.

Eric이라는 사람을 만나기 전인 작년 같으면 9홀 정도 걷든가 아님 쉬든가 했을 텐데

몸은 고단하고 지쳤는데 무더위를 헤치며 걸으면서 생각한 거다.

그렇다고 운동을 하지 말자니 그렇고

기왕 하는 거니 즐기자고는 하였지만 중간에 힘에 부칠 땐 나 바보 아니야?’라고 했었다.

그럼에도 18홀을 마치고 찬물로 샤워를 하면서는 내가 해냈다는 이상한 자부심에 우쭐,

나 바보 맞는가 보다.

 

오늘도 더워 그런지 우리 앞뒤로는 아무도 없었지만 꼬박 4시간을 걸어야 했다.

첫 홀 그린에 있을 때 뒤에서 Ken Goss가 혼자 오기에 Pass 시켜줬더니

이미 7홀을 마쳤고 1, 2번 두 홀만 마치면 된다

정말 2번 홀 퍼팅을 마치곤 카트를 되돌려 갔다.

Eric과 나는 어떻게 3번부터 시작했지?”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본인이 그렇다니 뭐~

 

오늘은 Eric“Same match?"라고 묻지도 않고 시작하였다.

첫 홀에서 자기는 3 on, 나는 4 on으로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었다보다.

하지만 둘 다 보기로 비기니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내가 우리가 왜 Match play를 해야 해?“라고 물었을 때

“Need Concentration"라고 하기에 나 역시 그럴 필요가 있어 그런가보다 했는데

언젠가부터 꼭 이기려는 의도에 불편함이 더해졌지만 그냥 좋은 친구로 응대했다.

 

지기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슬쩍 실수 할 때도 있고

지난 화요일 같은 날은 내가 몸이 좋지 않아 거의 일방적으로 지는 날도 있으니 재미진가 보다.

그런데 슬쩍 실수하는 것이 반복되니 내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가끔은 조이기도 한다.

 

오늘도 첫 홀부터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에 마음이 불편해서 몇 홀은 느슨하게 하였지만

후반에 가서는 가능한 정상적인 내 플레이를 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17번 홀까지 가서 내가 이기는 것으로 매치가 끝났을 때 너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

안 사장처럼 될까봐 은근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안 사장이 처음에 배우겠다는 심정으로 하겠다며 매치플레이를 제안해서

한 참을 하다 보니 죽기 살기로 덤벼들어 몇 번을 말도 못할 정도로 강하게 하였더니

어느 날엔가 그만하자는 말을 해서 그만 두었는데 여전히 은근 달려들며 플레이를 방해하고

때로는 나는 그린에서 퍼팅을 하는데 기분 나쁘다는 듯이 그냥 가버리는

내가 아주 싫어하는 매너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어

저 사람도 오래 함께 할 사람은 아니다고 언제든 Out 준비상태이다.

나는 잘 치는 사람이 나와 플레이를 해주면 마냥 고마워하며 예를 다하는데 왜 그러지?‘

 

샤워까지 마치고 I-85에 들어섰는데 몇 방울씩 흩뿌리던 비가 얼마 가지 않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부어 달리는 차들이 수상스키를 타는 것처럼 물보라를 일으켰고

조금 더 지나자 모든 차들이 거북이걸음처럼 벌벌 떨며 천천히 이동했다.

사무실 근처 가까이 왔을 땐 땅은 젖어 있었지만 하늘에는 햇살이 반짝반짝,

아마도 비가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마터면 운동하다 비로 샤워할 뻔 했다는 생각을 하다 'I'm lucky'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촉촉이 젖은 공장 마당을 걸어 사무실로 들어가 Togo한 샐러드로 조금 늦은 점심을 완료.

 

오늘 드디어 서버와 씨름을 마쳤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여 수리를 완료하였고 없어진 데이터도 복구가 거의 완료되었다.

단지 Christian이 일하는 데이터가 문제인데 물을 때 마다

"Working on right now"라는 대답을 하니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태지만

그도 내일까진 완료시킬 생각을 가지고 마음속에서 씨름 끝을 선언하였다.

단지 Web Hard 사용하는 것은 시험을 계속해 볼 예정이다.

 

4시경 아해가 집으로 돌아 왔다는 메시지를 받고는 바로 퇴근길에 들어섰다.

집으로 오면서, 도착해서까지 통화를 하다 아해는 잠자리에 들었고

나는 잠시 쉬다 저녁 준비,

오늘은 있는 거 먹는 날,

김치찌개,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등을 데우고 준비하여 저녁을 먹고는

후식으론 아보카도 반 개, 차를 마실까 하다 배가 불러 오늘은 생략.

 

안경태가 오른쪽 위 위쪽부분에 종기가 생겼나보다.

오늘 운동하는 데 후반에 땀이 많이 흐를 때 뭔가로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있어

만져보니 볼록하게 솟은 것이 약간 아파왔다.

만져지긴 하는데 보이지 않으니 얼만한 것인지? 정말 종기인지 알 수 없었는데

아해와 통화를 하면서 보여주니 한 번 꼭 짜면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녁 먹기 전에 약을 발랐는데 잠자리에 들 때 안경을 벗고 다시 발라야 하겠다.

에궁~ 한 참 종기가 없다 했는데 어쩌자고 거기에 나서 이리 머리를 무겁게 하노~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