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58일째, 2017년 7월 17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7. 18. 09:36

천일여행 758일째, 2017717() 애틀랜타/맑음

 

어제 9시 직전에 잠들어 530분에 일어났으니

8시간 30분 이상 잤으면 충분할 텐데 몸이 고단하다는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9시간도 더 자야 하나?

 

출근해서 밀린 공장식구들 주급 계산 정리하는데 Christian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지금까지도 뭔가를 시키면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나 빠뜨리는 것이 있어 걱정은 했는데

사라졌던 자료들을 복구하면서 본인은 다 마쳤다는 것을 보니 빈 구멍이 너무 많았다.

내가 전부 확인하지 않는 데 더 깊이 들어가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이 친구 뭔가 이야기 하면 "Right now"라는 대답을 참 잘하는 데

나중에 보면 하지 않아 지적을 하면 다른 핑계를 대는 일이 많았었다.

하지만 오늘 든 생각은 치밀, 또는 철저하지 않거나 대충하는 것 같은 느낌?

그거도 아님 기억력까지 떨어지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앞으로 뭔가 맡기면 꼭 재확인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졌다.

구멍 많은 1주일 Report를 마치는 데 정상적일 때 보다 서너 배 많은 시간을 허비하였다.

마친 서류를 Jonas에게 전달하고 바로 Doctor's office로 출발,

오늘 백혈구 피검사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방에서 기다리는 데 석원희 선생이 오기 전에 먼저 보겠다며 못 보던 젊은 여의사가 들어왔다.

진료기록을 꼼꼼히 챙겨 묻고 답하는데

송 선생님, 비뇨기과 결과가 어떻게 나왔어요?”

무슨?”

전에 Doctor 김 선생님이 전립선 왼쪽이 조그만 혹이 잡힌다면서 비뇨기과 Refer를 했었는데

아하! 안 갔어요

왜요? 가셔야 하는데

가려고 했는데 예약이 어려워 그만 두었습니다

아니에요. 꼭 가셔야 해요

, 알겠습니다. 예약해서 가도록 하지요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생각나는 게 있어 물었다.

여기서 황열병 예방주사도 놓아 주나요?”

“Yellow Fever? 아마 아닐 걸요?”

어쩌면 맞아야 할 것 같아서요

아프리카 가세요?”

, 아마도요

확인하더니 여행예방주사 전문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는데

석원희 Doctor가 들어오면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송 선생님. 그런데 왜 이렇게 바뀌셨어요??

뭐가요?”

옷 입은 게 다른 사람 같은데요? 팔찌에 목걸이까지

이거 다 예전에도 하던 건데, 그리고 옷도 그렇고

아니예요, fashionable해 졌어요

그래요? 감사합니다

나는 은퇴하면 제일 먼저 해 보고 싶은 게

송 선생님처럼 입고 구레나룻 기르고 큰 귀고리 하는 것인데

그럼 지금이라도 해 보세요

지금은 많은 사람 상대하니 그럴 수 없고, 송 선생님 해 보세요

머리는 빡빡 밀고?”

, 그럼 더 멋있겠다, 여자들이 그런 거 좋아하지 않나?”하며 여의사에게 묻는다.

? 일단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다니 존중은 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갸우뚱 한다.

에이, 나도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니

한 번 해 보세요? 나는 꼭 하고 싶은데······”

 

왼쪽 팔에 불뚝 솟아나온 파란 것은 혈관이 튀어나온 거라

혈관전문의에게 가면 도움을 주겠지만 자기 같으면 안 갈 거라며 만류한다.

청진기로 가슴과 등을 확인 하고 이것저것 촉진을 하더니

다 좋으니 피 뽑고 비뇨기과는 꼭 가라고 당부한다.

부탁해서 항생제 처방을 받고 조금 기다리다 피를 뽑고

옆에 있는 약국에 가서 항생제 받아서 사무실로 돌아오니 Liana ()

“Kenny, can you check air? I think no work"

확인하니 실외기의 파이프가 꽁꽁 얼어있다.

이미 들은 이야기가 있기에 한 시간을 넘게 꺼서 완전히 녹은 다음 다시 켰을 때

작동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얼기 시작해 수리했던 회사에 전화를 했다.

몇 가지 묻더니 와서 확인 한단다.

그러는 사이 Slabs Delivery가 와서 unload(Christian이 오늘과 내일 off라서)하곤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오후 일을 하다가 4시경 퇴근을 위해 집으로 막 출발 했을 때 에어컨 고치는 차가 도착,

Liana에게 잘 정리 하라는 전화를 걸곤 집에 도착했다.

9층에 내려가 한 시간 동안 운동하고 올라와 저녁을 먹었다.

냉장실에 두부 반모가 있어 졸일 계획이었지만 꺼내보니 파랗게 변했다.

해서 동태찌개와 계란찜 데우고 김, 오이무침, 조개젓이 오늘 밥상의 주인공들이다.

저녁을 먹곤 쉬는데 캄캄한 하늘에서 우르르 쾅쾅, 번쩍번쩍 하더니

다운타운 쪽에 한 바탕 쏟아 붓는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