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92일째, 2017년 8월 20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8. 24. 09:51

천일여행 792일째, 2017820() 애틀랜타/맑음

 

서울 가는 날

한국으로 가는 날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곤 확인, 또 확인

9시가 막 넘어갈 무렵 집을 나섰다.

밖이 생각보단 덥다.

Marta를 타러 갔더니 12분이나 기다려야 하고 한 정거장 가선 갈아타야 한단다.

보통은 공항까지 바로 가는데 손님이 없는 날에 시간은 Lindenberg에서 내려

Doraville에서 내려오는 전철로 갈아타야 하는 데 오늘이 처음이다.

보통은 집을 나서 한 시간이면 공항에 도착하는데 기다리는 시간,

갈아타는 시간이 있다 보니 30여분이 더 걸렸다.

 

한국으로 가는 손님이 많아 Ticketing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오늘도 검색대를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하고 옆으로 빠지게 한다.

자주 듣는 소리 왼쪽 대퇴부에 뭐가 있단다

고무장갑을 끼긴 했지만 허리부터 쓰다듬는 손길이 조금은 불쾌하다.

“Turn around to check back"

그나마 손으로만 검사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출발예정이었던 12:20 보다 조금 늦게 출발한 비행기

이륙하는 시간이 길어 그 사이 잠시 졸다가 깨서는 점심을 먹는 사이 영화를 봤다.

파리로 가는 길

파리라는 도시 이름을 보고 그냥 보기 시작하였다.

2년 전 파리를 처음 여행했을 때, 그리고 지난 년 말을 생각하며 말이다.

영화는 칸느에서 파리로 자동차로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영화 내용보다는 첫 파리여행 때의 기억을 더듬기에 바빴다.

말로만 들었던 파리, ‘안쓰러운 감탄’, 이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지만

설레면서도 며칠 지나면 아해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수시로 뒤바뀌며

보냈던 시간이었다.

식사의 끝 무렵 어떤 치즈를 드릴까요?”하는 물음에

눈으로 보면서도 맛을 알 수 있을 정도의 내가 된 것도 그 파리 여행 이후였다.

물론 아침에 잠도 깨기 전 Blue cheese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바뀐 것이나

살균되지 않은 치즈를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아해와 맺어진 인연과 파리여행 이후의 일이다.

오늘 비행기 안에서 준 치즈는 당연히 살균 처리되어 맛이 조금 덜하다는 것도 감안하고 말이다.

 

한 숨 자고 두 번째 영화를 봤다.

헤드폰을 쓰고 영화를 보니 귀가 아프고 머리도 지근거린다.

두통이 그리 심한 건 아니지만 불편하다.

애틀랜타 기준으로 지금 시각이 7시를 조금 넘겼으니 아직 절반도 못 왔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였지만 그만 두기로 한다.

가디건을 입고 머플러까지 했는데 춥다.

이제부터 뭘 한담?

 

잠깐 한 숨 더 자고 영화 보면서 대구구이로 저녁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도착할 시간이 세 시간쯤 남았다고 했을 때가 820, 일요일 자정이 다가온다.

이렇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비행기가 한국 땅에 내리면 월요일 아침과 점심이 훌쩍 지나 저녁이 다가 오겠지?

월요일은 짧은 하루를 보내겠구나.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