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03일째, 2017년 12월 9일(토) 애틀랜타/눈, 오후/맑음

송삿갓 2017. 12. 10. 10:03

천일여행 903일째, 2017129() 애틀랜타/, 오후/맑음

 

세상이 하얗다.

어제부터 내리는 눈이 오늘 아침까지도 함박눈이 계속되었다.

새벽녘, 자세히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도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그리고 건너편 숲의 나무에 핀 하얀 꽃들이 느껴졌다.

순간 혼자 있다는 쓸쓸함이 밀려오면서 아해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허전한 마음이 밀물처럼 울컥......

몸을 일으켜 콩과 호두를 넣은 우유에 에스프레소에 딸기로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날이 밝고 흩뿌리던 눈이 멈추자 나무 위에 하얗게 핀 세상이 보였다.

걷고 싶었다.

손을 잡고 둘이 함께 걷고 싶었다.

눈을 감고 온기를 느끼는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그려냈다.

정말로 손이 따스워졌다.

 

오늘과 내일은 집에서 푹 쉬기로 작정을 했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과 마음으로 몸은 늘어지며 하얀 세상의 밖으로 수시로 눈길을 보냈다.

 

시리얼과 과일 등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는 침대에 뒹굴며 책과 벗하여 오후를 보내다

한 차례 낮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 준비를 하였다.

어제 H-Mart에서 사 온 굴과 매생이로 국을 끓였다.

맹물을 펄펄 끓이다 굴을 넣고 뽀얗게 국물이 날 때까지 더 끓이다

소금과 마늘로 양념을 하고 마지막에 매생이를 추가해 끓여 마무리,

김치와 오징어젓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니 어둑어둑 날이 저물었다.

 

밖에 나가지 않고 푹 쉰 때문인지 몸은 많이 좋아졌지만

약간의 두통에 가끔 막히는 코, 그리고 어쩌다 튀어나오는 마른기침으로 보아

내일도 집에서 쉬어야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이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오늘 하루 잘 쉬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