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10일째, 2017년 12월 16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2. 17. 10:28

천일여행 910일째, 20171216() 애틀랜타/맑음

 

Eric과 내 오늘 Original Tee Time 8:50

오늘 아침 최저 28, 오후 최고 55

아침에 코스가 얼어서 당연히 Delay

당연히 늦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꾸물거리는데 클럽에서 늦어진다는 이메일이 왔다.

Eric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시간 쯤 뒤 10시에 Open할 예정이라는 답이 왔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Eric의 메시지대로 10시에 Start

그리고 Close 예정이었던 Pine까지 Open하는데 9 Holes만 플레이 할 멤버들은 그리 가란다.

 

930분 가까이 연습장으로 올라갔는데 아직 얼어 그렇다며 들어가지 말라기에

기다리고 있는 데 Eric에 걸어오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10여분 뒤 연습을 시작하여 10시를 조금 넘겼을 때 출발하란다.

처음 몇 홀은 그린과 페어웨이가 얼어 딱딱한 상태에서 플레이를 했다.

조금이라도 얼어 있으면 내보내질 않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Hoho Classic 토너먼트가 있어 더 많이 늦추거나 Shotgun

불가능 했기에 그랬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었다.

거기에 오랜만에 Stables-Meadows를 걸었고 한국을 다녀와서

지난 목요일에만 한 번 플레이를 했을 뿐인데 오늘은 정말 잘 쳤다.

몸에 무리가지 않게 스윙을 크지 않고 간결하게, 무리하지 않아 그랬을 것이다.

거기에 적응이 덜 되어 고생을 하던 퍼터가 조금은 안정을 찾은 건지 아님 신중하게 해 그런지

엉뚱한 실수를 하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몸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목요일 18홀을 걸은 것이나

어제 장례식에 갔다가 장지까지 따라가 한기를 느끼며 떨어 조금은 걱정을 했었다.

거기다 아침 날씨가 추워서 고생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햇살이 좋아 이내 온도가 올라가

적당한 차가움에 푹신거리는 잔디를 걸으며 몸에서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

지금 내가 부릴 수 있는 최상의 여유가 이런 것이 아닌가?‘하며 충분히 즐긴 하루였다.

한 달 가까이 고생한 감기가 여기서 이대로 멈출 것 같은 마음의 즐거움이었다.

 

플레이를 하는 중간에 바나나, 아해가 만들어준 쿠키, Seed bar로 허기를 달랬기에

집에 도착해서도 배가 고프지 않아 시리얼로 간단하게 요기만 하고 잠시 쉬다가 저녁 준비.

무를 사다 놓은 것이 날짜가 지남에 따라 오래지 않아 버릴 것 같아

채를 썰어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다진마늘 등으로 버무려 무생채를 만들었다.

어제 앞치마를 두르고 호박전에 이어 오늘도 부엌에서 한 참 일하다보니 점점 주부가 되는 느낌,

뭐 그래도 내가 먹기 위해 하는 일이니 귀찮은 생각이 안 드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된장찌개와 계란찜, 볶음김치, 호박전 등을 데워 저녁상을 차려 푸짐히 먹었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쇼핑몰 주변이나 집에 올라와 바라보는 PeachtreeTraffic

늦은 시각까지 계속되는 것이 다음 주는 더욱 심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기야 1년 중 가장 번잡한 시기가 지금이고 다음 주말까지는 점점 심해질 터이니

가능한 Traffic이 덜 할 시간에 나다는 게 최선책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도 또 잊어버리겠지?

 

뜬금없는 것 같지만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한다.

오늘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