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19일째, 2017년 12월 25일(월)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쌀쌀함

송삿갓 2017. 12. 26. 11:30

천일여행 919일째, 20171225()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쌀쌀함

 

Merry Christmas, 메리 크리스마스.

비가 오지는 않고 가끔 햇살이 보이긴 했지만 구름이 많고 바람이 불어

보기만 해도 춥거나 쌀쌀 할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하루다.

이런 날에도 운동을 가면 추위와 씨름하며 잘 놀고는

춥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날이었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하루 종일 혼자 집에서 머물다보니 밖이 많이 추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날씨의 상태를 정한다.

 

내일 아침에 건강검진을 가야하는 아해와는 메시지 몇 개 주고 받고는

월요일 아침이라 전화를 기다릴 어머님과 통화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연휴임에도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쓸쓸해하시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은 무거웠다.

나 또한 혼자 보낼 수밖에 없지만 처지지 않으려 조용한 크리스마스 아침에 조금은 과할 정도의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들으며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고는 자시 침대로 벌러덩 누웠다.

어제 밤에 잠을 깊이 못 자서 그런지 한 숨 푹 자고 일어나서는 주섬주섬 군것질,

그렇다고 해야 Almond를 비롯한 건과류 조금이었지만 부족하진 않았다.

TV를 보다 음악들 들으며 책을 읽으며 오전을 보내다 올리브 오일에 토마토 익혀 먹곤

햇살에 보이는 먼지들을 털어내곤 다시 침대에 벌러덩, 한 숨을 더 잤다.

따스한 허브차를 만들어 식탁에 앉아 로마인 이야기’ 9권의 후기를 정리하며

수시로 Peachtree Road를 바라보든데 차가 거의 보이지 않고

가끔은 한참 동안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다.

그런 모습에 공허함이 급습하는 게 세상과 고립된 듯한 느낌이 들면 얼른 고갤 돌려

책과 컴퓨터에 눈과 마음을 집중하다가 또 바라보기를 반복하였다.

그럴 때는 차 맛도 왜 그렇게 쓴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저녁시간이 다가오고 뉘엿뉘엿 해가 저무는지 어둠이 깃들었다.

책과 음악, 차가 있어 즐겁지 아니한가?’

애써 그렇게 위로를 하며 붉게 물든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하늘을 바라보다

자꾸 시간을 확인하며 아해가 일어날 때가 되지는 않았는지 확인을 한다.

그러다 어제 밤 자기 전 아침에 일어나야 한다던 시간 전인데 아해의 메시지가 왔다.

건강검진 때문에 긴장을 해서 그런지 일찍 깨어 난 것 같았다.

잠시 메시지를 주고받다 나갈 때 전화를 하겠단 메시지로 마치곤 난 저녁 준비시작,

냉동실에 있던 연어머리를 미리 꺼내 놓았기에 오븐에 굽고

된장찌개 데우고 무생채와 함께 상을 차려 저녁을 먹었다.

과일에 차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집을 나선 아해로부터 Voice Call,

반갑게 통화를 시작하여 건강검진하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통화를 하였다.

 

설거지를 마치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어느 Unit에선가 파티를 하는지

시끌벅적한 소리가 이명처럼 귀를 간지럽게 하면서 잡음처럼 들렸다.

집으로 돌아과 마시던 차를 마저 마시며 저녁을 보내다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2017년 크리스마스 날 이렇게 하루를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