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로마인 이야기 <마무리> - 시오노 나나미

송삿갓 2018. 3. 9. 23:01

로마인 이야기 <마무리>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를 읽기 전 로마 제국에 대해 내가 무지했고 왜곡하여 알고 있었던 게 많았다.

중무장 한 로마군과 황제의 폭력적이고 만행적인 영화나 글,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로 인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에다 성경이나 종교를 통해 접했던 일방적인 것들이

로마의 전부인양 혹은 진실인양 판단하고 정의고 지식으로 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왜 로마의 역사에 대해 잘 못 알고 있을까?

역사는 승자의 편이라는 진리처럼 되어 버린 인식에서

승자가 일방적으로 써 놓은 왜곡된 역사에 풍덩 빠져 그런 것은 아닌지?

 

역사라는 것은 오늘 우리가 왜 이렇게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과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다.

때문에 역사를 보고 나쁘다, 좋다, 잘했다, 못했다.’를 이야기하고 평가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근거로 복수를 하거나 편을 가르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게 내 주장이다.

역사는 이미 일어난 일이고 바꿀 수도 없는 것인데 그것을 근거로 피의 복수를 한다면

우리의 오늘 삶에 대해 후세가 또 그렇게 반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결과는 잘못 된 것도 원인은 선한 마음에서 출발했다.“라고 하였듯

모든 것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믿고 일어난 사실 그대로 그 때 그랬기 때문에

오늘이 이렇게 있으니 잘 못 되었던 것은 반복하지 말고 잘 되었던 것은 따라하거나

더 좋은 방안을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책을 읽고 더욱 느끼게 된 것이다.

 

왕정에서 공화정, 원수정에서 제정으로 이어지는 로마의 기본은 인간 본위였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이야기, 다민족, 다문화와 다종교가

그리고 패자동화정책이 로마의 번영을 이뤘고 지중해를 내해로 갖는

당시 세계최대 강국이 된 모든 것이 인간본위의 철학을 가지고 이룬 것이다.

황제가 신을 대행한다는 신본위 제국이 되면서 근본철학인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를 버렸고 패자동화정책은 갈 길을 잃은 동물처럼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한 편이 아니면, 과거에 나와 내 편에 잘 못 했으면 철저하게 복수하고 파괴하는 시대에

로마 제국은 더 이상 로마답지 않은 국가가 되었고 멸망에 이르렀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가 얼마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로마인 이야기]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의 역자는 1권에서 이 책의 성격을 영사평설(歷史評設)이라는 용어로

역사는 역사이되 소설 같은 역사라는 주장을 하여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하지만 적어도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포장은 아니라는 확실한 것 같다.

저자가 15권의 말미에 썼던 책 끝에라는 제목에서 로마인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를

로마인을 알고 싶어 시작했고 15권을 다 쓰고 나니 로마인을 알겠다.’라고 쓴 것을 보아도

역사를 왜곡이나 포장 시키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15권을 모두 읽고 저자만큼은 될 수 없겠지만 로마인을 알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고 할 수 있고 저자가 이 같은 것을 마음을 공유하는 것으로 표현한 것처럼

나도 어느 정도는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 제국은 자기가 모든 것을 다 하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더 좋은 것은 다른 사람,

또는 다른 국가가 하도록 하는 포용정책 또한 로마가 잘 했던 것으로 보여 지는데

학문의 탐구와 가르치는 대학은 그리스 혹은 이집트에 두어 장려하고 지원함은 물론

가르치는 것 또한 그리스인으로 하게끔 하였던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한 제국에 사는 로마인은 정해진 룰을 준수하고 약속을 지키며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지역의 정책이 등은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을 삶의 기본 철학으로 삶을 산 사람들이었다.

나도 그러한 것을 닮고 싶은 마음을 가져 보는 것도 저자와의 또 다른 공유라 할 수 있다.

 

로마 제국의 말기에 혹은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누군가는 로마를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였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는가?

이 책을 읽고 내가 얻은 답은 확실하게 아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우리의 삶에서 로마의 것을 따르고, 어떤 것은 의지해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7월의 July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태어난 달이라 율리우스에서 온 것이나

8월의 August가 로마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서 온 것은 물론

일요일이 영어로 Sunday인 것은 로마 종교의 태양신으로부터 온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이나 서방 여러 나라의 상원 의원(Senator)의 근본이 로마의 원로원을 따랐고

민주주의가 고대 그리스에서 출발했지만 로마 제국을 통해 발전시켰다는 것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들의 근원이 로마 제국의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역사와 유물들은 자연적이거나 타인에 의해 너무도 많이 사라졌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누군가 로마의 흔적을 지우거나 왜곡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16백년이 지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로마가 만든 많은 것들 속에서

혹은 닮아가려는 삶이라는 것에 역사는 아무리 지우려 해도 모두 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강하다고 모두 내 방식으로 바꾸고 고쳐야 한다는 아집 보다는

다른 이의 것을 인정하고 좋은 것은 이어가는 유연하고 포용적인 로마의 철학을

나도 닮아 보고 싶다는 다짐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March 8 2018, 파리에서 야운데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