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십자군 이야기 1권 -시오노 나나미-

송삿갓 2018. 5. 27. 10:03

십자군 이야기 1-시오노 나나미-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유럽에서 십자군을 모집하는 이유였고 이 책의 1장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의 첫 페이지 첫 줄엔

전쟁은 인간이 여러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 떠올리는 아이디어다.’

 

여기서 읽은 사람으로서 사족을 먼저 달아야겠다.

이 책의 제목은 <십자군 이야기>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십자군 전쟁으로 알고 있다.

2백 년 동안 치른 이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 간의 전쟁이지만

기독교-이슬람전쟁이라하지 않고 십자군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가슴이나 망토에 붉은색 십자가를 그려 넣은 즉 기독교가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에 수많은 역사서나 관련된 자료가 있지만 해외자료의 번역이나

스스로 연구해서 책으로 내거 가르칠 때 이슬람세력 쪽의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물론 기독교 측 사람들만으로 만든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이슬람세력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

때문에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는 십자군에 관한 이야기는 한 쪽에 치우칠 수 있는,

그러니까 이슬람 측의 의견이 배제된 경우가 훨씬 더 많지 않았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십자군 전쟁하면 이슬람 보다는 전쟁을 일으킨 십자군이

더 좋은 쪽으로 -이슬람은 나쁜 쪽은 아니더라도- 생각하기에 이렇게 사족을 다는 중이다.

 

이 책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일본인이지만 이탈리아인과 결혼했고 그곳에서 산다.

하지만 무종교인임을 주장하는 작가로 기독교나 이슬람 중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해서 십자군에 대해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할 수 있었기에 책의 첫 줄에

전쟁은 인간이 여러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 떠올리는 아이디어다.’라고

쓰지 않았을까?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하면서 십자군을 모집한 교황은 우르바누수 2세다.

당시 유럽의 정세를 보면 지금의 독일을 근거로 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아인리히 4,

이 황제는 당시에 모군 국가와 영토는 그리스도의 수장 -엄밀히 말하면 카톨릭- 교황에

맞서다 그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이라는 사건으로 파문을 당하고 교황에게 맨발로 속죄한다.

바로 다음 교황이 십자군을 모집한 우르바누스 2세인데 수모를 당한 황제에 때문에

교황의 처소인 로마에는 가지도 못하고 이탈리아 남부를 전전한다.

 

유럽은 황제는 물론 수많은 왕, 그리고 영주들이 서로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물고 물리는 합종연횡은 물론 살육이 자행되고 있는 중세시대다.

 

로마시대 말미에 콘스탄티노플을 -현재의 이스탄블- 근거지로 하는 동로마는

비잔틴 제국으로 존재하고 있었는데 7세기 전반에 아라비아 반도에서 일어난 이슬람 세력에

침략을 당해 시리아, 팔레스티나, 이집트 아프리카 등을 잃은 것은 물론

콘크탄티노플에서 작은 배로도 건널 수 있는 소아시아까지 이슬람 세력이 육박했다.

이 때문에 그리스정교회의 수장인 비잔틴제국 황제가 카톨릭교회 수장인 로마 교황에게

원순 파병을 요청했다.

 

이 같은 난제가 로마 교황으로선 한꺼번에 해결할 충분한 이유가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의 여러 왕이나 영주들에게 무슨 명분으로 군사를 징발하고 물자를 조달 받을 것인가?

당시 유럽의 대부분 국가나 영주는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로마의 -나중엔 서로마-

후손들로 실제적이든 아님 형식적으로든 기본 종교는 기독교가 대부분이었다.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우르바누수 2는 이전보다는 정치적인 교황이라고 한다.

많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명분으로 빼앗긴 성전 예루살렘을 되찾자.’는 것은

군사를 모으고 물자를 지원받기에 가장 적절하지 않았을까?

그리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당시 예루살렘은 큭게 둘로 갈라진 이슬람 세력의 한 축인 이집트가 지배하고 있었는데

전쟁을 할 만한 큰 사건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명분 앞에는

군을 모아 진격해야 할 충분한 명분이 되는 것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1권의 겉 표지에 쓰여져 있는 것을 인용해 보자.

인류 역사상 200년이라는 가장 오랜 기단 동안 치러진 전쟁이자 세계 2대 종교가 격돌한

십자군 전쟁은 인류 역사의 대 사건이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이 위력적인 한 마디로 촉발된 십자군 전쟁은, 그러나 그 무엇보다 인간이 일으킨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은 인간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중략-

이제 새로운 차원의 지적 쾌락과 전율의 책읽기가 시작된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은 과거로부터 시간의 웜홀을 통화해 우리 앞에 선, 현대인과 꼭 닮은 욕망과 이상을 가진 또다른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해석해 보자면 십자군 전쟁은 인간의 욕망과 이상을 가진 인간들이 만든 인간의 전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무엇인가?

 

십자군 전쟁이 시작하고 3년 만에 예루살렘을 정복한다.

물론 지배는 이슬람이 하고 있었지만 그곳엔 그리스정교회와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도들이 공존해 있었다. 예루살렘을 정복한 십자군은 예루살렘의 거의 모든 사람을 도륙한다.

나와 다른 종교인들이 살았다는 이유로 군대는 물론 민간인들도 거의 모두 살해한다.

십자군을 이끈 여러 장수들은 모두가 기독교인들을 자처하고 사제도 있었지만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따르는 기독교인들임에도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는 것을 과연 신이 바라신 것일까?

그래서 표지에 십자군 전쟁은 인간이 만든 인간의 이야기라고 표현 한 것 같다.

그 인간은 당시에 이슬람 세력들이 프랑크인이라는 지칭하는 기독교인임을 말한다.

 

로마교황은 십자군에 참여하는 것을 순례로 지칭하여 다수의 일반인도 참여를 하였고

순례 중 목숨을 잃으면 순교로 죽음에 대한 신의 배려로 십자군의 죽음을 성스럽게 하였다.

목적이나 원인이야 어찌하였든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성지를 찾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그 결과로 기독교 부흥에 한 획이 되었음 또한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2권의 내용이 궁금하다는 것으로 1권의후기를 마무리 한다.

 

May 25,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