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2권 -시오노 나나미-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것을 근거로 유럽에서 십자군이 모여졌고
비잔틴제국을 거쳐 소아시아와 안티오키아를 거쳐 3년 만에 예루살렘을 차지할 때
그곳에 거주하는 거의 모든 이슬람교도를 도륙하였다.
88년 뒤 예루살렘은 카이로와 바그다드 위주로 갈라진 이슬람을
거의 통일시킨 살라딘에 의해 다시 이슬람이 정복을 한다.
그 때 살라딘은 유럽에서 온 모든 프랑크인-이슬람에선 프랑크인이라 불렀다-을 살려 보낸다.
물론 당시 예루살렘을 방어하던 발리앙 아벨린이 수차례에 걸쳐 공격자 살라딘에
회담을 하자고 설득하여 마침내 만나서는 보유하고 있던 3만 디나르 상당의 돈
-이는 영국 왕 헨리2세가 성지 방어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보내 온 것임-으로
1만 5천여 명의 프랑크인 몸값 교섭을 잘 하였지만 아벨린의 행동에 감동한 살라딘의 동생이
1천명의 몸값을 지원했고 적장 살라딘은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예루살렘 시내에 있는
‘프랑크인’ 노인에게는 몸값 없이 퇴거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미망인이나 고아에게는 몸값을 받지 않을뿐더러 당장 필요한 돈까지 주어
예루살렘을 떠나도록 하였는데 이 모든 돈은 살라딘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물론 역사의 기독교와 이슬람의 상황의 순서가 바뀌었더라면 이 같은 역할 또한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가정은 불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을 빌리면
예루살렘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야심이란 곧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하는 의욕이다. 한편 허영심은 타인에게 좋게 보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아마 세상을 버린 은둔자일 테니 여기서는 제외하고, 인간성이 풍부한 인간으로
이야기를 좁히기로 한다.‘
이는 책의 <2권 2장 이슬람의 반격이 시작되다.>에서 인용한 글인데 예루살렘을 정복할 때
기독교와 이슬람이 달랐던 것에 대입하면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며 정복한 기독교는
인간의 야심이고 모든 프랑크인을 살려 보낸 살라딘은 인산성이 풍부한 인간으로
대입 할 수가 있다.
저자의 글에
‘나는 서구인이 저술한 십자군의 역사는 어떤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순은 그리스도교 십자군 원정의 진정한 원인을 십자가에 서약한 신앙심에서만 찾고자 한 탓에 생긴 것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의 근원은 서구의 많은 연구자들이 십자군에 참가해 전투한 전사들 중 성도 예루살렘을 ‘해방’한 후 신에게 서약한 바를 이루었다며 귀국해 버린 사람들을 영토욕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상찬한다는 것에서 비롯하였다. 하지만 예루살렘을 해방할 때의 잔악함이나
예배만 드리고 귀국한 그리스도인이 많았기 때문에 군사부족으로 인하여 해방은 88년 만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한 논의나 평가가 없는 게 아쉽다.
책의 한 부분을 더 인용하자면
‘인간은 흥미를 가지고 하는 일은 잘되고, 관심이 별로 없는 일을 하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잘 되니까 관심이 더 많아지고, 잘 되지 않으면 그에 비례해 관심도 희박해지는 식이다.’
기독교에서 예루살렘의 해방뿐만 아니라 유지하는 것도 흥미와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면
살라딘에 의해 이슬람이 재정복 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현재는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이는 기독교가 아닌 것 또한 아이러니 하다.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것은 명목뿐이고
십자군 전쟁은 인간의 야망에 의해 인간이 벌린 인산의 전쟁이라는 것이 저자의 뉘앙스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다.
또한 원본의 책에는 어떻게 쓰여 있는지 모르지만 한글 번역본의 겉표지에
‘인간의 욕망과 의지가 만들어낸 장대한 드라마, 그 빛과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군상의 스토리가 2막에서 더욱 매혹적으로 전개된다.’고 하는 것 또한 십자군 모집이 결국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으로 2권의 후기를 마친다.
May 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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