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송삿갓 2018. 7. 17. 03:12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예전에 진돗개 모녀를 키웠었다.

엄마는 진도에서 공수 해 온 한 쌍의 딸이기에 순종이었지만

딸은 지나가던 개와 교미를 하여 출산한 5마리의 개 중 한 마리니 순종은 아니었다.

엄마의 이름은 한라’, 나와 한 집에서 산 기간이 14여년 정도다.

태어나서 한두 달 지났을 무렵 데리고 와서 따로 교육일 시킨 일이 없었는데

집안에서 대변을 본 일이 거의 없었다.

집에 사람이 없는 주중의 낮에는 Garage에 가두어 두었는데 설사를 참지 못해

쏟아 낸 게 두세 번 정도였을 뿐이었다.

한라와 나는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소통은 가능했다.

자동차 소리를 용케도 기억해 집에 다가오면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하였고

입을 내밀며 뽀뽀라고 말하면 코를 들이대며 얼굴을 핥기도 하였다.

아침에 운동하러 나가야 하는 시간에 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컹컹 거리며 불러댔고

토요일과 일요일 등의 주말엔 한 시간 늦게 일어나는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여유도 있었다.

딸의 이름이 꼬맹이’ -다섯 마리의 새끼 중에 엄마 옆에 혼자 남았기에 그렇게 불렀다.-

딸이 천방지축 날 뛰면 뭔가 잘못하면 앞발로 얼굴을 때리는 시늉을 하고

혹여나 누군가 야단이라도 할라 치면 무조건 복종하던 나에게라도 으르렁 거리며 막았다.

운동을 나가서 너무 빨리 걸으려 하면 간결한 목소리로 한라!”하면 걸음을 멈춰 기다리지만

혹여나 줄을 놓치거나 잘 못하여 튀어 나가면 오라고 불러도 달아났다.

한 걸음 다가가면 한 걸음 달아나고 한 발 물러나면 한 걸을 다가오며 약을 올리다

결국 잡아서 왜 그랬냐는 듯이 야단을 치면 딴청을 부리거나 드러누워 앞발로 얼굴을 가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고양이>

같은 고양이와는 물론 고양이와 사람 혹은 고양이와 다른 종류의 동물과 소통이야기다.

그렇다고 학창시절에 정확한 뜻도 모르고 외웠던 의인화(擬人化)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비기어 표현함.-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선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인 주가 사람이고 애완용 동물이 고양이가 아닌

고양이가 주고 사람은 고양이를 돌보는-여기선 사람을 집사라 표현한다.- 존재다.

즉 인간이 멸망하면 그 다음은 고양이체제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 책에서의 주인공 바스테트라는 이름을 가진 암고양이는

살아있는 것은 모두 영혼이 있고, 영혼을 가진 것은 모두 소통이 가능하다.‘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머리에 제3의 눈이라는 USB 단자를 가진 피타고라스라는

이웃 수고양이를 통해 사람이 만든 정보를 습득하지만 이는 쌍방 소통은 아니다.

결국 정신과 영혼을 통한 존재간의 소통을 하게 되는 데 그 통로는 꿈이다.

인간 중에 꿈을 통해 다른 동물들과 소통을 하고 바스테트도 꿈을 통해

다른 동물들과 양방소통을 하는데 이런 능력을 가진 존재를 샤먼이라는 표현을 한다.

결국은 모든 영혼이 대등한 관계에서 소통 할 수 있는 꿈의 세계 이야기가 이 소설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도 소통에 문제가 생겨 수많은 갈등과 반목이 생기고

기술이 발달하여 더 많은 정보를 기계를 통해 얻을수록 점점 소통이 어려워지는 게

작금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식당에 한 가족이 앉아 각자의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무대화 현상 같은 것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 내가 처음 접했던 <개미>나 이후의 소설 제3인류 등

많은 소설들이 소통에 대한 소설인데 특히 이 소설에서 꿈의 세계의 소통은

우리가 가지고 누릴 수 있는 것을 벗어나야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후기를 내가 키우던 한라로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기본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한 것이 기억나서였고 과연 사람들과 소통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었나? 하는 깊은 회상에 하였기 때문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더 나은 소통을 위해서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후기를 마친다.

 

July 16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