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237일째, 2018년 11월 8일(목)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간간이 비
오늘 아침 일기예보
11시까지는 흐리고 이후엔 비가 내리며 늦은 오후엔 소나기
8시 45분에 운동을 시작하면 4시간 만에 마친다 해도 후반엔 비를 맞을 것 같아
어쩌면 전반 9만 돌고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다.
하지만 마음속으론 일기예보가 틀려 나 마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만일 1시 이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면 꼭 맞기를 바랐을 터인데
그 이전이라니 틀리길 바라는 마음이 그렇다.
연습을 마치고 Stables 1번 홀에 가서 Tee Shot을 하고 중간쯤 걸어갔을 때
바로 뒤 팀에 혼자 나온 Ken Goss가 Pass true하자는 신호를 보내와서 기다렸다.
그 역시 첫 샷을 마치고 Eric과 내 옆에 와서는 18홀을 다 칠건지 묻기에 18홀이라 말하니
“11시부터 비가 내리는 데 마칠 수 있겠느냐?“는
그러니까 내가 아침에 들은 일기예보보다 1시간 빨리 비가 내릴 거라는 초치는 이야기였다.
내가 Tee time을 잡으면 불쑥 들어와 다른 사람 못 치게 Block를 시키는 행위 때문에
못마땅한 사람인데 초치는 소리를 하니 괜스레 스멀스멀 미움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꾹 눌러 참고는 그의 뒤를 따르며 18홀을 다 마쳤음에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Thanks God!"하곤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비가 많이 내려 흥건히 젖었다.
정말 비 한 방울도 맞지 않았으니 하늘에 감사할 밖에......
아해가 감기가 걸려 목이 많이 아프단다.
지난 2주 강연준비와 강연, 그리고 년 중 가장 큰 행사를 잘 마쳤지만
몸에 쌓인 피로가 힘들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더욱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는 투정같은 말에 마음만 더 아팠다.
퇴근해서는 아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여기에 도착하면 첫 저녁은 짜장을 만들어 달라고 하였기에 무를 썰어 삶았다.
무가 2개 있었는데 삶는 무는 1/3쪽만 있어도 되기에 나머진 깍두기를 담았다.
실은 지금까지 김치나 깍두기를 담아 본 적이 없었는데
그냥 감만 가지고 무작정 시작하였다.
내가 그렇게 무모한 일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무를 잘라놓고 보니 멈출수 없었다.
밀가루를 풀어(원래는 쌀가루로 하는 게 좋은 것임을 나중에 알았다.) 풀을 쑤고
고춧가루와 까나리액젓으로 자른 무를 버무리다 풀을 추가하니 끈적거리는 게 실패 같은 생각,
그럼에도 어차피 내가 먹으면 되기에 그냥 강행해서 용기에 담고 저녁 준비를 하다
다른 것 하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다진 마늘이 보이고 아차다 싶었다.
아무리 맛이 없어도 마늘이 들어가지 않으면 이건 아니다 싶어 용기에 넣은 깍두기를
다시 쏟아내 다진마늘을 추가해 다시 버무리는 계획 없이 무모하게 시작했던 깍두기를 마쳤다.
이제 맛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먹어야지 누구 탓을 하랴 하면서 피식 웃고야 말았다.
어제에 이어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벗겨 세탁기에 돌리곤 저녁을 쉬었다.
물론 저녁을 먹고 말이다.
오늘 하루도 운동 건너뛰지 않았고 무탈하게 잘 보낸 것에 감사하면서 하루를 마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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