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318일째, 2019년 1월 28일(월) 애틀랜타/맑음
애틀랜타에 살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다.
그 동안 아니 그 이전에 한국에서 살 때도 교수나 작가 등이 아니면
나처럼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거의 접하지 못했다.
배움의 열망 때문에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절대 아니고 어린 시절 책을 많이 가져보지 못한
그래서 내 스스로 경제력을 갖게 될 때 누구보다 많은 책을 갖고 싶었던 욕망,
그리고 학창시절에 남들보다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열등감의 해소 같은 것도 큰 몫이었을 게다.
누구의 도움 없이 아니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고 특이한 면도 있다는 과시욕 때문이었기도 하다.
그건 아니고 고등학교, 대학시절 기술서적 말고도 잃어야 한다는 건 어디서 생겼는지 모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지났을 때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부터
“한 달에 얼마치 이상 책을 사겠다.”는 선언과 나 자신에 대한 주문
“책을 두 권 사면 한 권은 읽고 한 권은 나이 들어 일겠다.”는 이야기로 책을 구입했고
집안에 제법 큰 책장을 만들고 조금씩 채워져 가는 뿌듯함에 지식이 절로 쌓아졌다?
그 책장을 30여년이 지난 지금고 끌고 다니고 있으니 나도 어지간한 욕심쟁이지만
가진 책이 많아지다 보니 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재미를 느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심어진 내 이미지 중 하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잘 포장되었다.
박 사장을 골프장에서 만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님 그와 대화를 많이 할 수롤 책을 많이 읽는 좋은 친구라는 신뢰가 든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근거로 추론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는 듯,
꼭 한국에서 회사에 다닐 때 아침의 Rush Hour를 피해 일찍 출근하다 남산의 주차장에서
혹은 아무도 출근하지 않아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 책에 몰두하던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의 읽는 양이 때론 나보다 훨씬 더 많아 이해할 수 없는 조급증을 일으키게도 하는데
그건 아주 잠시 드는 생각이고 그가 읽은 책 이야기를 듣는 게
그와 골프를 치며 즐기는 또 다른 큰 이유가 되었다.
물론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이후에 일도 무역 등을 해서
공돌이인 나와는 크게 다른 길을 걸었지만 그가 읽는 책은 나처럼 폭넓고 다양하다.
내가 쓴 책을 주었을 때 그가 했던 말
“나도 그런 욕망이 있었지만 그게 책으로 만들어 질 수 있을까 하다가
송 선생님의 책을 보고 내 삶의 과거나 생각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였다.
흔히 하는 말로 책을 많이 읽은 고수가 할 수 있는 깊이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이나 내용은 재미있고 믿음을 갖는다.
Las Vegas에 갔던 Jonas가 돌아왔다.
‘이번엔 얼마나 얼토당토한 말로 나를 혼란스럽게 할까?‘하는 걱정을 했지만
출근해서 Show에 대한 이야기는 1도 없고 Gamble을 해서 1만 달러를 땄다는 이야기를 한다.
한 마디로 즐겁게 잘 놀았고 내 걱정은 기우였단 것이 큰 다행이었다.
잠시 밖에서 일을 마치고 와서는 아마도 내년 Tax 보고에 문제가 될 거라는 이야기다.
한 번은 3천, 두 번째는 7천 달러를 땄는데 SSN을 묻고 한 참을 기다렸다 받았단다.
미국에서 Gamble를 하며 2천 달러 이상이면 세금을 내야하는 데 거기에 걸린 셈이다.
뭐 그래도 1만 달러를 벌어 3~40%세금 내도 잃을 건 없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야 Gamble를 좋아하지 않으니(아니 아까워서 못하는 마음이 더 정확) 그럴 일은 없어
듣고는 가볍게 넘기는 정도로 화제를 종료했다.
오늘따라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지 아침내 손발이 차서 히터위에 발을 얹고 책을 읽는데도
온기가 충분히 돌지 않고 차가움이 몸으로 전해지는 게 불쾌하기까지 하였다.
10시 변호사와 통화를 하면서 10년 전에 작성한 Will을 변경하는 것을 수정하기로 하였다.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더 이상 미루는 게 좋지 않을 것 같아
다음 달 아해에게 여행가기 전에 정리할 생각으로 오늘 예약을 하였었다.
내주 중 검토를 끝내고 서명하기로 협의 하였다.
컨디션이 나빠 조금 이르게 집으로 갈까하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Christian 컴퓨터에 문제가 있다기에 점검을 해 보니 Windows에 문제가 생겨
절로 Rebooting을 반복하기에 예비로 가지고 있던 컴퓨터로 바꿔 Setup하고
그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수리할 생각을 하다 일단 한 대 더 Order하였다.
전에 같으면 악착같이 점검하여 부품을 갈아가며 매달렸을 텐데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그러기 싫어 일단 추가로 Order하였는데 게을러 진건가?
컴퓨터 교체작업과 주문을 완료하고 사무실을 나서 샐러드를 Togo하여 집으로 왔다.
카마모일에 샐러드를 먹고는 쌍화탕에 인삼정과 꿀을 타서 따스하게 마시곤 오후를 쉬었다.
내일은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계속되는 것을 보니 일단 운동은 틀린 것 같고
사무실 출근하는 것조차 어떨지 모르며 내일 아침 일어나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내일은 컨디션이 좋아지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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