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359일 2019년 3월 10일(일) 아침/파리드골공항/비 이후/애틀랜타 행 비행기
야운데를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서도 출발이 얼마나 지연 되었지?
12시를 훨씬 넘긴 시각이라 비몽사몽을 헤매다 하늘에서 수평을 잡자마자
의자를 Bed위치로 쫙 펴고 잠을 청하고 식사는 생략,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아침을 먹으라는 소리에 잠에서 깨선 요거트와 과일 등 몇 가지 먹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도로의 빗줄기를 가르는 듯한 소리에 밖을 보니
비가 내리는 파리드골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였다.
공항 어느 한 곳에 세워진 비행기 문이 열렸는데 찬바람이 훅하고 들어오곤
트랩 아래 버스가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기에 뚜벅뚜벅 걸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라운지에 들려 먼저 샤워를 하곤 커피에 크롸상을 들고 자리하곤 바로 아해에게 연락,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를 않아 반도 안 들리는 상황에서 통화를 하려니
한 말 또 하고, 들리지 않아 묻기를 반복하다 아쉽지만 통화를 끝냈다.
이후에도 한두 번 더 시도를 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12시도 넘어 집에 들어갔을 아해는 6시에 일어났다고 하니 잠을 자다 만 셈이니 고단할 터
그럼에도 골프를 하러가겠다고 아침을 먹고 채비를 하며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은 통화를 했다.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 암튼 하루 잘 보내길 바라며 탑승구로 향했다.
Gate에 도착했을 땐 이미 많은 승객들이 비행기에 탔는지 얼마 남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졸음이 쏟아져 잠을 청했다.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시간은 거반 9시간 이라고 하는데
심하진 않았지만 두통이 쉬지를 않아 적지 않은 고생을 하였다.
애틀랜타에 막 도착해 전화기를 켜니 아해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도착해 있었다.
어제 아해와 함께 참가했었던 Ladies Couple Tournament에서 Net로 2등을 하였단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정식 커플게임에 참석하여
2등이라는 성적에 충분히 만족하고 충분히 기쁜 결과다.
아해 역시도 기분이 좋은지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들떠 통통 튀었다.
Global Entry로 입국을 쉽게 마치고 두 개의 가방 역시 빨리나와 순조롭게 도착하였지만
세관검사 앞을 지나려는 데 여권을 보자더니 가방을 실은 Cart를 끌고 따라오란다.
지금까지 미국입국을 하면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인데 이번엔 아해가 만든 Seed Bar에
특히 어리굴젓이 있어 걸리면 모두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좋지 않은 예감은
꼭 그렇게 된다는 듯이 세관원에게 딱 걸린 것 같은 당황한 생각이 들며
호흡이 빨라지고 몸에 열이 나면서 안 그래도 살짝 괴롭히고 있는 두통이 급격히 심해졌다.
뭐라 그러면 다 버릴 것을 각오하고 검색대 앞에 섰는데 음식이나 액체가 없냔 질문을 한다.
아마도 있을 거라며 말꼬리를 길게 하자 세관원은 한 껀 했다는 듯이 여유로운 미소를 보내며
가방을 하나씩 열어 재끼는 데 얼마나 가슴이 졸이던지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Where are coming from?"
"Cameroon"
"Oh! Why did you visit Cameroon? Business?"
"No, my wife work over there. So I visit to meet her"
그러면서 먼저 꺼낸 것이 커피와 Tea 등이 든 가방을 열더니 한 가지씩 묻더니
쉽게 Okay...
드디어 문제의 가방인 아해와 내가 항공모함이라고 칭하는 큰 가방을 연다.
빨간색의 종가김치 보따리를 열고 Seed Bar를 꺼내더니 뭐냐고 묻기에 사실대로
"Seed bar"
"Your wife made?"
"Yes"
그리곤 누룽지와 떡 등을 차례로 묻고 드디어 결정적인 어리굴젓을 여는데
반대편에 선 내게도 냄새가 진동을 한다.
“What is this?"하는데 젓갈을 뭐라 하는지 몰라 한 대답이
"Salted fish"
그 때 왜 Oyster라는 말을 안 했는지 모르지만 다시 묻는다.
"Kimchi?"
"No, not kimchi. Salted fish"라고 반복하자
아해가 여러 번 싼 것을 한 꺼풀씩 계속 벗기자 냄새는 더욱 진동....
그리곤 Wife가 카메룬에서 일하면 너도 거기 살지 왜 왔다갔다 하느냐 묻기에
나는 여기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대답을 하였다.
“She made it?"
"Yes. I'm very like. So she made every time for me."
거의 다 벗기던 어리굴젓을 도로 싸면서 가지고 가라는 친절을 베푼다.
벗긴 비닐 백과 랩을 빠르게 싸며 고맙다 인사를 하곤 입국장을 빠져나와 택시를 탔다.
집으로 오면서 안도하며 아해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다행이라면서도
만일 빼앗겼으면 울고불고 난리 났을 거라는 말로 위로를 한다.
집에 도착해 가장 먼저 다 녹지 않은 어리굴젓을 덜어 냉동실과 냉장실에 보관하는 등의
짐정리를 마치곤 Costco를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Costco를 오가며 운전을 하며 느낀 두 가지,
카메룬보다는 훨씬 질서가 있다는 것과 자동차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면서
카메룬에 태어나지 않음을 그곳에서 영영 살지 않음에 감사한 마음을 새겼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곤 아해가 만들어 준 누룽지를 끓이고
그 문제의 어리굴젓을 반찬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식사에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쏟아지는 잠을 참으며 시간을 보내다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먼 길 여행하며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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