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발 하라리-

송삿갓 2019. 4. 30. 02:49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발 하라리-

 

내 주변의 한 한국인 친구가 이 책을 읽고(그는 유발 하바리 저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의 한국 번역본 대부분을 읽었다.) 좋은 책이다 싶어 골프친구인 중국인에게 영문 버전을

선물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중국친구가 나에게 이 책을 읽어봤냐?” 묻고는

자신은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동의할 수 없는, 한 사람의 개인의견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 역시 <호모 사피엔스>를 읽었고 <호모 데우스><극한의 경험>은 물론

이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가지고는 있지만 읽지는 않은 상태.....

하지만 그것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었던 터라 충분히 공감하였기에 책을 구입하였다.

그러니까 나야말로 중국친구의 반응이 의아했는데 그냥 그와 나,

그리고 그에게 선물한 한국친구와 생각이 다른 사람으로 정리하였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의미는 무엇인가?

21세기의 사피엔스가 직면한 지금, 여기에 대한 진단과 비전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태세다. 가짜 뉴스의 해악과 테러의 공포는

우리의 판단을 스리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핵전쟁의 위협은 묵시록적인 예언을 낳고 있다.

민족과 종교, 인종주의에 갇혀 반목하고 있는 인류의 오늘은 어떤 내일을 만들어 갈 것인가?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계에서 21가지 테마로 던지는 천재 사상가의 명료한 해법!

 

이 글은 내가 후기를 쓸 때 자주 사용하는 책의 뒤 페이지에 있는 글로

이 책을 읽으면 현 세계의 문제를 상당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메시지다.

과연 그럴까?

 

책의 끝부분에 <한국 독자를 위한 77> 3번 항 질문이 이렇다.

3. 본문에서 당신은 페이스북이 글로벌 구축을 휘한 플렛폼의 주요 후보가 될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습니다. 그사이 페이스북을 둘러싼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고 페이스북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인터넷을 되찾기 위한

대안적인 플렛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십니까?

 

이에 대한 답으로 옛날에는 토지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고 이어 지난 200년간은

기계가 자산이었기에 정부나 소수의 지배자들 손에 집중되는 독재가 있었다면서

21세기에는 데이터가 토지와 기계를 누르고 가장 중요한 자산을 부상할 것이고

정치는 데이터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투쟁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데이터가 정부나 소수의 기업에 통제되면, 그 결과는

디지털 독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면서 이를 막고 싶다면 데이터 소유를 규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분산형 데이터 처리를 중앙집중식 데이터 처리보다 더 효율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냐구요? 저는 모릅니다.

 

이 대답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저는 모릅니다.가 아닐까?

결국 책의 겉표지에서 소개했던 천재 사상가의 명료한 해법!’

없다는 게 맞는 것은 아닐까?

 

21가지 제언 중 15번째의 제목이 무지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지하다.’.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꽤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는 게 미미한데도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든 지식을 마치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이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집단사고에 의존한 덕분에 우리는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었는데, 남들의 지식을 신뢰한 것이야 말로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는 세계를 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에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이 21세기의 복잡한 세계에

명료한 해법은 아닐 수 있다는 느낌이다.

 

나는 10대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잠을 못 이루었던 날이 많았다.

내가 죽으면 이 세상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답답하고 공포로 변했다.

어느 길을 걷고 있거나 무엇을 먹고 있는 중에도 죽으면 이 길을 다시 올 수 없고

맛있는 이 음식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미칠 것만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그게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동기나 나이나 시기를 모르지만 공포는 옅어졌다.

 

사람들은 묻는다. “내가 죽으면 나는 그냥 완전히 사라질까? 천국에 갈까?

신생아로 다시 태어날까? 이런 질문들은 출생에서 죽음까지 지속되는 라는 것이 있다는

가정 위에 있다. 하지만 출생에서 죽음까지 지속되는 것은 무엇인가

~중략~

만약 삶을 한데 묶는 것을 발견한다면 그때 비로소 죽음의 큰 질문에 대한 답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 내용은 저자의 21번째 제언 명상이라는 제목에서 오직 관찰하라는 주장과 함께

본인이 20살에 친구의 권유로 친구를 따라 갔던 10일 과정의 위빳사나 수련회에 가서

시작한 명상에 관한 것 중의 일부다.

 

내가 숨 쉬는 것을 관찰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전까지 내가 읽었던 모든 책과

대학 시절 참석했던 모든 수업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정신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으며 그것을 통제할 능력도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내 숨이 콧속을 드나드는 것을 실체를 관찰하다 보면 10초도 지나지 않아

정신은 흩어져서 방황했다.

 

이 또한 명상의 설명하는 일부로 자신의 정신은 자신 밖에 모른다는 설명인데

뇌와 정신은 다른 것이고 과학자들이 뇌를 연구할 수는 있지만 정신을 알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하면서 자시 정신을 바로 잡는 것은 결국 자기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의 결정체가 명상이라는 주장이다.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과학이야기를 하다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명상으로 끝을 맺는 것이 어떻게 해법일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등은 어느 한 집단이나 국가가 독점하게 되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에겐 암울하기에 그지없어 그것을 막아야 하는데 명상이라니....

페이스북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들이 빅데이터를 독점하거나 나쁜 게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고 아마존 역시 빅데이터의 구축은 인류,

즉 우리 호모 사피엔스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주장을 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좋아요를 누르는, 아니 접속한 그 자체가

빅데이터 신경망에 접속한 것이고 내 클릭 하나하나는 비데이터의 세포가 된다.

그러니까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는 누군가의 상품이나 표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에 들어가 관심 있는 품목을 클릭 할 때마다 아마존의 컴퓨터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하루 중 몇 시에 들락거리는 지

일주일에 몇 번, 그리고 무엇을 주문했는지 기록이 남고

다음에 방문할 때면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한 나만을 위한 상품들이 나열된다.

결국 내가 찾아보는 모든 것에 데이터가 되어 장사의 먹잇감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거다.

이 같은 내 성향이 좋은 것으로만 쓰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그렇지 않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내 심장을 뚫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내 몸도 해킹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혹은 구글이

가지고 있는 내 정보를 누가 언제 어떻게 해킹하려는지 다 막아내진 못한다는 뜻이다.

그럼 저자는 명상은 왜 끌어 들였을까?

나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교훈의 선집인데 그렇다고 해서

단순명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고 독자 스스로 더 생각해보고 자극하고,

우리 시대의 주요 대화 중 일부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밝혔다.

나쁜 마음을 갖지 않는, 자아성찰이 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논쟁을 벌이다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여운을 느꼈다.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내가 나를 조금이라도 더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여운 말이다.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유태인이고 전통적인 유대교 가정에서 훈련받고 자랐다.

그리고 그는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혔다.

책에는 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적지 않다.

어쩌면 유태인 세계에서 아님 종교인들에게서 적지 않은 비난이 있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따라서 여러 측면에서 비판과 냉대, 그리고 다른 위협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주장을, 의견을 두꺼운 책으로 엮어 냈음에 마음의 울림이 크다.

저자의 서문 마지막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후기를 마친다.

 

얼마간의 고심 끝에서 나는 자기 검열보다 자유로운 토론을 선택했다. 자유주의 모델을

비판하지 않고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결점을 고치거나 극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부터가 사람들이 마음도 생각하고 바라는 대로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를 누릴 때 비로소 쓰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 유념해주기 바란다.

당신이 이 책을 가치 있게 여긴다면 표현의 자유 또한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

 

April 29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