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64일째 2020년 4월 18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4. 19. 08:59

천일여행 1764일째 2020418() 애틀랜타/맑음

 

언제부터 그랬는지 잘 기억이 없다.

아니 언제부터 알았는지 라는 게 옳을까?

방향감각이야, 그래서 길눈이 밝은 건 아주 당연한 것처럼 뛰어난 것은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그래서 좋아했던 것인데 냄새에 민감한 건 어느 시점부터였을까?

중학시절부터로 기억하는 데 코가 자주 막히고 그래서 숨쉬기 어려워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냄새에는 참 민감하였고 입으로 먹기 전에 코로 판단하고 고개를 돌린 일이 많았다.

깔끔 떠는 것은 자라면서 조금씩 변했는데 냄새와 연결되면 거의 병적이 된다.

그래서 때론 어떤 냄새, 혹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향수에도 민감한데

어떤 사람은 기침이나 재채기로 반응하지만 나는 편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아마도 냄새에 더욱 병적인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치우는 데 어디선가 생선 썩는 냄새 비슷하게 나면서

신경을 거슬러 하다 멈추기를 몇 번 하다간 결국 Sink 위 깔개에서 난다는 것을 찾았다.

실은 어제부터 조금씩 났지만 최근 들어 냄새에 둔감해졌다는 생각에 잘못 맡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오늘 조금 더 심해진 냄새 때문에 본격 사냥을 하여 잡아냈다.

빨래통으로 던지고 나니 꼭 앓던 이 빠진 것처럼 후련해졌다.

 

오늘도 지난주 토요일과 같이 안·박 사장, Eric 등 넷이 골프를 했다.

만일 오늘도 매치플레이를 하면서 너무 심각하게 다투거나 내 즐김에 방해가 되면

다음 주 부터는 매치플레이를 하지 말든가 아님 내 Tee time에 오지 말라고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 사장이 빠지고 박 사장과 Eric 둘만 하니 야지가 없어 많이 조용했다.

안 사장은 지난 주 전동카트를 샀다고 했는데 오늘 처음 가지고 나왔다.

연습장에 도착해서는 전동카트가 너무 힘이 없다며 뭔가 잘못 된 것 같다기에

바퀴를 꼈다 끼기를 몇 번 반복해도 작동을 안 하기에 찬찬히 보니 좌·우 바퀴를 반대로

껴서 힘을 받지 못하고 헛돌기만 했던 거였다.

그래서 제대로 끼고 나니 제대로 작동했는데 안 사장 왈()

오늘은 전동카트 처음 끄는 날이라 연습이 필요하니 매치플레이는 안 할래요.”.

그러더니 플레이를 하면서 무슨 중계하듯 수시로 카트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 이게 잔디에서 더 잘 굴러가네.”

언덕을 올라갈 때 무지 편하네.”

그런데 언덕이 가파르면 뒤로 넘어 질 것 같아 잘 잡아줘야 하네.”

평지 갈 때는 전원을 끄고 밀면서 가는 게 편하네.”

거의 끝날 무렵엔 박 사장과 나누는 대화

박 사장, 왜 내 카트가 마음에 안 들어?”

왜요?”

자꾸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잖아!”

부러워서 그런 거예요.”

그 만큼 자신의 카트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하루였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에 오후에 골프를 할 수 없지만

안 사장이 와이프의 눈치가 보인다며 나오지 않겠다고 하자

박 사장은 아침에 내 Tee time에 함께하자며 Eric을 찔러댄다.

“Come on, Eric!"

Eric은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니 골프를 마치고 집으로 내려오는 중에 Tee time에 들어왔지만

아마도 내일 아침 날씨을 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나오지 않을 사람이란 걸 안다.

 

골프를 마치고 집으로 내려와 아해와 통화를 하면서 샐러드로 점심을 먹는데

자기야, 빵 하나는 먹어야지.”라는 말에 한 조각 Toasted해서 먹고 오후를 보내는 데

속이 불편한지 소화가 잘 되지를 않았다.

해서 저녁엔 오트밀에 잣과 계란 한 개를 넣고 끓인 오트밀잣죽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랬음에도 속은 여전히 더부룩하며 잔기침을 반복하며 저녁을 맞이하였다.

아무래도 점심을 먹고 의자에 앉아 졸았던 게 소화를 불편하게 만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아주 잘 보낸 하루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