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848일째 2020년 7월 11일(토) 애틀랜타/맑음
“송 사장! 이제 여기서 같이 칩시다.”
오늘 골프에서 Pines 1번 홀, 드라이버 티 샷을 준비하던 안 사장이 나에게 했던 말이다.
나는 지난 가을부터 White tee(지금은 Ⅲ)에서 골프를 한다.
작년 여름부터 60번째 생일이 지나면 White tee에서 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그보단 조금 이르게 10월부터 그렇게 시작하였다.
물론 이유는 두 가지, Super Senior가 되니 그렇게 할 예정이었는데
자꾸 매치 플레이를 하자고 졸라대는 Eric의 하는 꼴이 싫어서 핑계를 대고 그렇게 했다.
처음 Sugarloaf에 Join했을 때는 Blue tee에서 플레이를 하다가 안 사장이 오고
언젠가 “나이 들어가는 데 어렵게 칠 필요가 있냐?”는 제안에 Blue-White Combination에서
치기 시작을 했고 지난 가을까지는 쭉 그렇게 했다.
그 때 나는 Iron을 Steel Shaft를 썼는데 그 또한 “나이 들어 옆구리 나가요.”라는 말에
그라파이트로 바꾸게 한 사람이 안 사장이다.
내가 White에서 치는 게 안쓰러워 그랬을 리는 없고 아마도 혼자 따로 치니 그랬을 것으로..
오늘 이렇게 장황하게 White tee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 골프를 하면서 안·박 사장 말고
오랜만에 함께 한 김호진 사장 때문이다.
나 보다 두세 살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 김 사장과는 한 참 전에 함께 플레이를 하곤
가끔 지나치며 인사를 했지만 올 들어 같이 하게 되었는데 골프가 많이 늙었다.
그런데 그가 안·박 사장과 Blue-White에서 플레이를 하는 데 버거워함이 역력했다.
예전에 비해 비거리가 많이 줄어 나보다 훨씬 덜 나가는 데 Blue에서 치는 홀은
드라이버를 치고 거의 모든 홀을 우드를 잡고서도 휘청거렸고 아이언 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어쩌다 아이언을 칠 때는 펀치로 치면서 거리 조절을 잘 못했다.
파워가 부족한데 굳이 무리하며하는 건 자존심 때문일 게다.
내가 그러니 꼭 그래야한다는 게 아니라 예전부터 나이 드신 분들에게 나이와 힘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골프를 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많이 했었지만 내가 나이가 들며 쉽게 옮기지
못했던 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또 한 번 옮겨가면 뒤론 못 온다는 것 도 한 몫 했다.
“싫어 난 그냥 나 편한 곳에서 칠거야.”라는 내 대답에
“와 저 똥고집을 누가 말리냐?”라며 그리 싫지 않은 핀잔을 던진다.
어쩌면 그는 내가 잘 쳐도 자기도 White에서 치면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즐거움을 더하는 곳에서 하는 걸로......
무더위가 심한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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