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886일째 2020년 8월 18일(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8. 19. 10:19

천일여행 1886일째 2020818() 애틀랜타/맑음

 

고추잠자리, 코스모스

오늘 아침 기온이 68,

지난 주 어떤 날은 76도였었는데 오늘은 제법 쌀쌀하고 시원한 아침이었다.

한국의 가을에 천고마비라고 했던 짙은 하늘색에 하얀 구름

그리곤 비추는 햇살은 선글라스를 끼고서도 눈이 아렸다.

고추잠자리하고 코스모스만 있었다면 한국의 초가을의 하루 같았다.

마음이 설레다 금방 그리움이 밀려와 정수리 끝에 눈물이 맺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와락 쏟아질 것 같은 위태위태한, 갈 곳을 잃은 추억에 방황까지......

슬픔이나 설움이 아니고 그렇다고 외로움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날씨에 취한

몸과 마음은 하늘에 붕붕 떠 있는 듯한 묘한 상황의 낮이었다.

 

오늘은 첫 그룹에 Dr. 송 부부와 셋이 골프를 하였다.

바로 뒤가 박 사장과 Eric, MarkZu Yang이었기에 첫 그룹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Zu Yang 나오질 않아 셋이라 그 뒤로 갈까 하다가 그냥 마음 편하게 하는 걸로...

Eric과 함께하면 이것저것 눈과 마음에 거슬리는 게 많아 신경이 쓰였을 것인데

(무시하자고 했지만 차라리 없는 게 더 속 편하단 의미) 송 선생 부부와 함께하니

마음은 한 없이 편하게 충분히 즐겼다.

코스모스와 고추잠자리가 없는 가을에 풍덩 빠져 마음껏 누렸다.

마음 들뜨게 하는 가을에 잘 놀았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 설거지에 이어 족욕을 했다.

이어 침대에 널브러져 있다가 낮잠까지 즐기니 행복했다.

몸을 일으켜 Inventory 추적을 한 참 하다가 아해가 일어날 시각이 되어 모닝콜...

저녁을 먹은 후 설거지를 하고 잠시 쉬다가 저녁 족욕을 하며 출근준비를 하는

아해와 영상통화를 했는데 낮에 품었던 가을의 정경과 보고픔을 어루만지는 시간이 되었다.

 

오늘 마음챙김 수련은 라는 긍정의 마음과 표현을 하는 것이었다.

아기가 태어나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안 돼!“라는 말로 자기보호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나이가 들수록 부정적인 생각과 표현이 많아진다고 한다.

아마도 삶 속에서 부딪침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것으로 추측이 되는 데 나 역시 긍정 보다는 대부분을 “no", ”아니요라며

방어적 본능이 늘 먼저였던 것이었음을 알고 있다.

내 자신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알면서, 그러니까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주변사람들에게도 더 밝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내가 심할

정도로 부정적이었음을 깨달았고 이어 긍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너무도 오래 그렇게 살았기에 쉬이 바꾸질 못하고 예전의 습관이나 행동이

나오곤 하는 데 이젠 그런 경우에 대부분 알게 된다는 진전이 있음에 감사한다.

오늘 마음챙김의 내용에서 루이스라는 사람이 한 말 중에

내가 삶에게 고개를 끄덕일 때, 삶이 내게 끄덕여 주었다.”라는 내용을 소개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없는 모임에 초정을 받았을 때 거절하기 보다는 잠시 생각하고 그

초정을 받아들이는 긍정적임이 새로운 도전이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알면서도 못하는 나에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한 수련이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코스모스와 고추잠자리가 없어도 가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아채며 말이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