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890일째 2020년 8월 22일(토) 애틀랜타/맑음
2020 Men's Member-Member 2일차 Best Ball
편두통, 속수무책, Ed David, David Hicks의 어수선함
골프에서 잘 되는 이유를 들라면 몇 가지 안 되지만
잘 안 되는 이유를 들라면 만 가지도 넘는다고 한다지만 오늘은 참 그렇다.
새벽부터 편두통이 있었지만 많이 그렇듯 좋아 질 것으로 간단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골프장에 도착해 아침을 먹으면서도 좋아지질 않아 할 수 없이 약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연습을 하는 데 오른쪽 눈 위의 두통이 계속되었지만 게임을 시작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 것은 약을 먹었기에 당연히 그럴 것으로....
약을 먹고도 좋아지지 않으면 그 날은 쉽지 않은 날인데 오늘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홀이 거듭되어도 오히려 나빠지기만 했다.
몇 홀 지나지 않아 할 수 없이 다시 약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홀이 진행 될수록 Tony의 플레이가 나빠지며 ‘속수무책’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9홀을 지나곤 결국 멘탈이 거의 붕괴되어 스스로도 정신을 못 차리고 우왕좌왕...
내가 리드를 함에도 무얼 뜻하는지 모르는 듯 넋을 놓은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몇 홀을 남기지 않았을 때 "Tony, 내가 먼저 퍼팅을 할게.“라는 한국말에도 먼저 퍼팅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하자 상대편인 Ed가
"Tony, Kenny said, he go first. I understood what he said"라고 말 할 정도로
그는 뭘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속수무책이면서도 “오늘은 너 혼자 다 한다.”라는
말을 수시로 되풀이하였다.
누군가와 한 팀이 되어 오늘처럼 속수무책이었던 적은 몇 년 전 John Choi와 플레이를
하곤 처음인데 그 때 “John, 3번 우드 치지 말고 하이브리지 잡아요!”라고 하면
“그냥 이걸로 올려 볼래요.”라고 고집을 부리곤 치면 슬라이스로 OB를 내곤 했었는데
오늘 Tony는 자기 고집도 없이 그냥 멘탈 붕괴 그 자체였다.
잘 안 되니까 그런지 수시로 담배를 피워대니 내 두통은 더욱 심해지기만 하였다.
어제인가 Tony가 David Hicks는 수시로 치팅을 하니 잘 봐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도 틈만 나면 그런 시도를 하는 통에 더 신경이 쓰였고 또 틈만 나면 떠들어 대며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골퍼라 내 편두통에 한 몫을 더했다.
오늘 나는 90을 쳤고 우리 팀은 +1, 1, 2일차 합계 -1이 되었고 상대 팀은
어제 -4, 오늘 -3을 더해 -7로 우리와 6타 차, 어데 공동 2위를 했던 팀은 이븐파로
-2를 유지 우리를 3위로 밀어냈다.
여러 가지 악조건에서도 더 나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결국 골프를 하면서 세 번, 집에 도착해 참을 수 없어 한 번 더, 네 번의 약을 먹었다.
오늘 편두통이 심했던 원인을 알 수 없으나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제 골프를 마치고
골프장에서 먹었던 샌드위치 때문인 것으로 추측이 된다.
오랜 시간 골프를 하고 힘든 상태에서 평상시 잘 먹지 않았던 게 들어가니 불편했던 것으로
생각되고 거기다 오늘 아침 또 비슷한 것을 먹으니 더욱 좋지 않았을 것으로 연결,
거기다 토너먼트를 한다고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를 주니 질질 끌려가는 것으로 단정된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가장 근접한 것으로 생각되어 내일 아침은 집에서 간단하게 먹는
것으로 해야 할 생각을 하고 오늘 저녁은 소화에 편한 메뉴를 선택한 게 버섯죽...
오트밀로 죽을 끓이면서 버섯, 새우 계란 등을 넣었고 간은 새우젓으로, 그리곤 후식은
먹지 않고 건너뛰기로 하였음에도 잠자리에 들 시각까지 두통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또 약을 먹어야 할지를 고민하다 일단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계속 아프면 먹는 걸로....
암튼 오늘 하루 두통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잘 즐긴 날로 정리하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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