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915일째 2020년 9월 16일(수)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비
어제의 기분 때문에 오늘을 망칠 수 없다.
허리케인 Sally가 조지아를 지나쳐가며 오늘 오후부터 내일 저녁까지 많은 비가 내린단다.
다행이 오전엔 흐리기만 해서 운동을 할 수 있었는데 Larry Larkins, Peter Samerjan,
Ray Kim 등의 세 노인과 즐겼다.
허리케인 때문인지 기온이 뚝 떨어져 바람막이를 입어야 할 정도로 차가워졌고
때문에 몸의 움직임이 경직되며 원활하지 않아 연습할 때부터 샷이 좋지 않았다.
Peter는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텐션이 높은 멤버라 토너먼트가 아닌 골프에서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좋은 플레이에 박수를 치며 박장대소를 하는 흥겹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연습을 하러 나온 Eric을 만났는데 내가 “굿모닝!”하고 인사를 하는 데 오른 손만
들어 아는 체 하는 것으로 인사 하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세 노인과 골프를
하며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는 속에 ‘왜 Eric과는 이런 즐거움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즐겁게 정신없이 놀았는데 넷이 18홀을 돌았음에도 4시간을 조금 넘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흐린 날씨에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향해 I-85를 운전하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
하더니 집에 가까워질 무렵 폭우라고 할 정도의 많은 비가 내는 저녁까지 계속 되었다.
운동하는 중에는 비를 맞지 않았으니 운이 좋은 날 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단순한 일상이 반복되니 가끔은 무료하고 지루하고 허전하고,
이러다 우울증 같은 게 오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 또한 금방 잊는다.
그렇게 잊는 것에 예전 같았으면 “내가 왜 이러지?“라며 내 자신에게 실망을 했었지만
이젠 그렇게 잊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 드는 게 나이가 그런가보다.
비 내리는 풍경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들었던 생각 참 아픈 기억이 스멀스멀,
하지만 불현듯 떠오른 명언 ‘어제의 기분 때문에 오늘을 망칠 수 없다.’로 반전했다.
기분이 전환된 마음으로 저녁을 먹고 설거지, 이어 아해와 통화를 할 때는 오후에 있었던
꿀꿀함은 모두 사라지고 오전에 골프하면서 박수를 치며 박장대소했던 마음으로 돌아갔다.
끊이지 않고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구질구질하다는 생각보다는 시원하게 잘 내린다는 마음.
내일은 비 때문에 운동을 못할 것 같아 아예 생각을 접고 오전에 사무실에서 할 일을
정리하고는 명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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