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의 어느 날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몸과 마음으론 아직 겨울
비가 내린다
이 비가 눈이었더라면
하얀 세상을 좋아라 했을까
아님 추워서 몸을 더 움츠렸을까
하나마나한
부질없는 생각이라 들며
그냥 겨울비를 마음으로 느낀다
조금은 늘어지는
때로는 한스러운
탁한 목소리의 노래가
빗소리와 어우러져 춤을 춘다
어디론가 빠져드는 상념에
마음이 처지기라도 할라 치면
탄식처럼 들리는 토해냄이
기분을 슬쩍 밀어 올린다
가려던 겨울과
오려는 봄이
샅바를 부여잡고 너울거리듯
내 삶과 세상이
밀당하는
2월 중순의 하루를 산다
February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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