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으로 태어난 톺스토이는 50세를 전기로 종교적 방향으로 기울어지면서 서민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다. 예술은 서민의 공감을 일으켜 감화를 주어야 한다며 감화를 주지 않으면 소설이 아니라면서 소설의 무용론으로까지 발전한다.
이 무렵 자신의 명성을 뒤로하고 고향(야스나야 풀라냐)에 머무르면서 농부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을 계도하면서 서민을 위한 예술에 치중하게 된다. 이런 톨스토이의 의도에 의해 체르트코프와 비류코프가 편집을 맡은 '포스레드니크'(중재인, 즉 진리와 넋의 양식의 전달자란 뜻)출판사가 세워졌다. 이 포스레드니크 출판사의 설립 목적은 서민에서 글을 통하여 봉사한다는 톨스토이는 도를 좇아, 가장 좋은 사상과 감정을 구현하는 문학을 공급한다는 데 있었다. 그것도 가장 쉽고 간편하고 값이 헐한 양식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사상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보다 훨씬 뒤에 발표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참다운 예술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자기의 새로운 예술론을 밝히고 있다. 예술은 참다운 의미의 종교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어야 할 것, 세계적. 우주적 보편성이 주어져 있는 것이어야 할 것, 어느 특수한 계급에만 그치지 않고 참다운 의미의 일반대중에게 흥미를 공급하는 것이어야 할 것, 그러기 위해서 형식은 단순하고 간명하고 정확한 것이어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톨스토이 이전에도 서민문학이 고리 속에 물건을 넣어 팔러 다니는 옷감 도붓장수의 중개로 상당히 퍼져 있는 상태였다. 흔히 '도붓장수 문학' 또는 '고리 문학'으로 일컬어졌던 이러한 문학은 성현의 전기라든가 영웅적인 서사시, 신화, 기사의 로맨스, 해몽, 편지틀, 노래, 달력 등을 내용으로 하여 서민의 독서 욕구를 채워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민문학의 발행자는 오로지 재미와 흥미만을 느끼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또한 박리다매를 주안으로 한 까닭에 내용의 의미가 등한시 되었고 맞춤법의 사용이 엉망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순서가 뒤섞여 있기도 했다. 서민의 독서욕이 매우 강한데 지식 계급 사람들이 그 욕망을 채워 주는 경우란 드물었으므로 서민은 더 좋은 것이 나타나기를 오랜 세월 동안 기다리면서 이 같은 조악하고 빈약한 정신적 양식으로 아쉬운 대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톨스토이는 많은 현대문학이 비록 참된 예술이기는 하지만 부자와 문화인에게만 이해될 수 있는 계급 예술이고, 대중을 결합시키는 대신 분열 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비난하였다. 폭력을 일삼는 귀족이나 상인들처럼 착취와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유토피아적 이상을 생각하며, 모든 대중에게 읽혀질 수 있는 고차원적인 예술을 꿈꾸었다. 따라서 서민을 아우르고 서민을 대변하는 예술 작품에 치중하게 되는데, 서민 문학 즉, 노동자, 농민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무런 정치적, 교육적 지배력에 좌우되지 않고, 또 식자계급의 문화세력에도 영향 받음 없이 자유롭게 제 돈으로 사서 읽을 수 있는 예술을 추구하였다. 이야기들의 배경도 서민에게 친숙한 삶, 즉 충분한 지방색이 가미된 러시아 농민의 삶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내용도 평범한 생활의 매우 단순한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민문학을 위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규합해 새로운 서민의 이야기들을 창조해 내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민화를 비롯해서 우화, 동화, 전설 등은 가장 단적으로 그 예술관을 구현해 보이고 있다. 신과 인간의 사랑으로부터 흘러나온 예술 작품 <참회>이후 톨스토이가 추구하는 서민을 위한 일련의 교훈적인 단편들이었다. '포스레드니크'출판사에 의해 1885년경에 출간된 이 단편들은 평등한 삶의 기를 박탈당하고 소외되어 온 서민과 농민대중을 향한 톨스토이 반영이었다. 이때야 비로소 러시아 문학세계에서는 톨스토이에 의해 본격적으로 '서민문학'이 태동하게 된다. 민화들이 톨스토이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예술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경향도 있으나, 만인을 위한 예술, 특히 억압받는 서민을 위한 예술의 창조라는 점에서' 예술 이상의 예술'로 격찬되어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민화 가운데 최고위를 차지하는 대표작으로 꼽는다.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 톨스토이 (0) | 2014.08.27 |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0) | 2014.08.27 |
원칙 중심의 리더십 (0) | 2014.08.07 |
원칙 중심의 리더십 - 스티븐 코비 (1) | 2014.08.07 |
성공한 리더는 유머로 말한다 - 민현기, 박재준, 이상구 지음 (0) | 201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