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385일째 2021년 12월 30일(목) 애틀랜타/비

송삿갓 2021. 12. 31. 11:21

천일여행 2385일째 20211230() 애틀랜타/

 

거의 종일 비가 내렸다.

이른 아침엔 천둥과 번개까지,

어제의 일기예보에서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다던 토네이도가 늦은 저녁부터 시작되어

오늘 오전까지 이어졌고 오후에도 비는 계속되었다.

 

혹시나 했던 기대감이 무너져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오늘 운동을 취소하고

이메일을 점검하니 오늘은 비 때문에 연습장과 코스를 Closed’한다는 내용이 도착.

 

근질거리는 몸을 달래자며 욕조에 물을 받아 들어앉아 몸을 불리고 때를 밀었다.

땀이 많이 나고 힘들었지만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목욕을 했다.

참 이상한 게 몇 달 동안 때를 밀지 않아도 괜찮은데 어쩌다 한 번 벗기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게 된다.

거기다 이번 달 평온하지 않은 마음을 달래기엔 안성맞춤인 것으로 까지 생각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책을 들었다.

오늘은 조정래의 [황토],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이후에 걸쳐 한 여인이 겪어낸 이야기,

본인의 의지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한 서린 이야기는 혼란한 마음을 아우르기엔

최고의 책을 잡았단 생각이다.

맑고 밝은, 혹은 아름다운 로맨스 보단 오히려 복잡한 마음을 휘젓는 게 나았단 의미다.

물론 마음이 무겁긴 하지만 지금의 내가 겪는 혼란은 별 거 아닌 듯 여겨지는

아픔을 아픔으로 가리는 것과 같은 의미 말이다.

어머니가, 아니 엄마가 자꾸 그려지는 건 뭐지?

 

책장에서 조정래 소설 두 권을 더 찾아 놓았다.

년 말이 가기 전에 비가 내겨 운동을 못하게 되면 일겠다고 말이다.

오늘도 나름 잘 지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