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768일째 2023년 1월 17일(화) 애틀랜타/비
9/0/17
Blood work day
오늘은 비뇨기과에서 PSI를 위해 피를 뽑는 날이다.
일기예보에서는 비 내릴 확률이 80%라고 했지만 비구름 이동이 잘 하면 피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병원에 들렸다가 골프장으로 갈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8시 예약, 7시 58분 도착, 잘 도착했다.
피를 뽑고 자동차로 돌아왔을 때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오늘은 운동 쉬는 걸로 정하고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Tee time을 취소하고 집으로 향했다.
평상시 20여분 거리가 40여분이 걸린다며 Navigation을 믿고 출발,
하지만 출발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의 안내 Route대로 갈 거냐
아님 New Route로 갈 거냐를 묻기에 확인하니
애틀랜타 주변의 많은 도로가 많이 막힌다는 온통 빨간색이다.
New Route를 선택하니 덜 막히는 도로를 돌고 돌아 집으로 안내하기에 따르는 데
처음 가는 길로 안내하기에 비도 내리는 데 천천히 가자며 느긋한 마음으로 운전했다.
잘 모르는 길로 접어들었는데 도심가에 이렇게 높낮이가 큰 도로가 있을 정도로
마냥 올라가다 또 마냥 내려가고 좌로 굽었다 싶으면 또 우로 크게 돌고 도는 데
조금 익숙한 길에 접어들었다.
Emory Campus에 들어선 거다.
우거진 숲의 중간 중간에 무슨, 무슨 Center같은 건물들이 보이는데
아마도 대학의 연구동이거나 강의실 같은 건데 도로가 많이 막히는 이른 아침임에도
주차장에 빈 곳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순간 ‘참 치열하게 사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상념에 잠겼다.
나는 나 살기 위해 속고 속이며, 그걸 알면서도 나름 열심히 살았는 데
저들 중 일부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지구와 인류를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라는 생각에선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학교를 벗어났는지 띄엄띄엄 집들이 보이는 데 새롭게 짓는 집은 예전의 시옷자 지붕이 아닌
성냥갑 올리듯 네모반듯하고 평평한 지붕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미 지어 살고 있는 곳도 그런
집이 많은 것으로 보아 새로운 유행, 아님 굳이 시옷자가 아니더라도 평평하게 지어 배수시설이 잘 되는 기술, 혹은 콘크리트로 편하게 지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는 나도 아해와 한국에서 같이 살기위해 강변에 창이 넓은 초현대식 집을 지을
계획에 땅을 찾으러 다녔던 적이 있다는 추억이 끄집어내어졌다.
이러 저런 생각을 하며 운전을 하는 데 갑자기 듣고 싶은 음악이 있어 손가락을 놀려
Pavarotti & Friends 폴더를 찾았다.
예전에 어렵고 정신없이 살 때, 특히 미국으로 와서 운전하며 자주 듣던 폴더인데
가사의 뜻은 모르지만 “달려~”하듯 신나게 혹은 “Calm down"했던 음악,
귀로 보다는 몸을 울리게 들었던 음악을 들으며 지금의 여유가 치열하게 살아왔던 결과인가,
아님 아직도 여유가 없이 치열하게 살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을 했다.
구체적이고 뚜렷하지 않은 어렴풋함이지만 불확실이 적은 더 즐기며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음에 안도하는 한 숨을 뿜어 낼 무렵 음악은 Caruso로 넘어갔고
비 내리는 안개를 뚫고 멀리서 집의 윤곽이 보였다.
그래 오늘 아침의 상념은 불안함이 아니라 안도함이 맞는 것 같다며 음악을 감상했다.
20여분 거리를 두 배를 훨씬 넘긴 50분 가까이 운전했음에도
병원을 출발하기 전 먹었던 편두통약 때문에 몽환적 몸과 마음 때문인지 모르지만
‘오늘 아침 누려서 참 좋았다’로 정리하며 집에 들어섰다.
병원에 다녀왔기에 말끔하게 샤워를 하고 쉬면서 하루를 보냈다.
아해가 준 된장으로 끓였던 배추된장국을 데우고 마히마히를 구워 해초무침 등과 함께 저녁을 먹고는 오늘도 거르지 않고 아해와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치고는 쉬면서 저녁시간을 보내다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비뇨기과에 잘 다녀 온 것에 감사하며
병원에 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빗속을 즐길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저녁을 잘 해 먹고 아해와 영상통화를 한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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