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793일째 2023년 2월 11일(토)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비

송삿갓 2023. 2. 12. 12:42

천일여행 2793일째 2023211()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

27/0/42

 

오늘은 골프를 쉬는 걸로 했다.

오전에는 흐리지만 12시 가까이부터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에

오늘은 쉬는 날로 정했다.

헌데 그런 날은 몸이 마음에게인지 아님 마음이 몸에게인지 어리광을 부린다.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픈 것 같고 귀에 들리는 소리가 날카롭고 삐~에 가까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데 진짜인지 아님 환청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마음은 허전한 것 같으면서 나 혼자 고립되어 있는 것 같은

그래서 뭔가 불안함이 짓누르는 느낌까지 있으면서 평정 유지가 쉽지를 않다.

밤사이 괴롭히던 편두통에 약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하지 못하는 데

이 또한 마음을 편치 않게 하는 데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한다.

 

그러한 것들을 떨쳐내 보겠다고 비발디 4계를 틀었는데 몸이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아침마다 같은 커피를 마심에도 어떤 날은 향기가 좋고 입에도 딱 들어맞는 데

어떤 날은 향기만 좋고 입에 쓰거나, 또 어떤 날은 향기와 맛이 다 거부하는 것처럼

오늘 듣는 비발디가 그렇다.

어머님 표현방식에 의하면 저세상 맛이라고나 할까?

 

자기는 골프장에서만 쌩쌩해

언젠가 아해가 몸이 좋지 않다고 징징대는 나에게 했던 말인데

그 말을 들을 때는 차갑고 내 편이 아닌 사람이 말하는 것 같아 씁쓸했는데

나중에는 어쩌면 그 말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골프장에 가면 아파도 안 아픈 척, 아님 웬만한 통증은 이 정도쯤이야라며

호기 있게 말하고는 하니 아해의 말에 거부할 마음이 전혀 생기기 않았었다.

오늘도 그냥 골프장에 가서 운동을 했더라면 이 정도 통증은 감수해야 할 거라며

겉으로 표시 내지 않고 노는 것에 집중했을 터니 우울한 마음은 생기지도 않았을 거다.

 

예전 같으면 책 한 권 선택해 읽었을 텐데 요즘은 눈이 아리다는 핑계로

그도 하지 않으니 정말 게을러지는 건 아닌지....

 

[연을 쫓는 아이]

결국 책을 한 권 선택했다.

한 가지를 확실하게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일단 편두통약을 먹었다.

이 책을 선택 한 것은 지난 131Mediation에 갈 때 선택한 머플러나 코트와 같은 이유

오늘 같은 기분을 이겨내기 위해 조금이라도 의지하고픈 마음에서였다.

곁에는 없지만 확실한 내편이 있음을 내 자신에게 일깨워주고 싶음이 그것이다.

오전 내내 책을 놓지 않고 읽었는데 곁에 있는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았고

들리는 음악은 내 편과 대화를 하고 있음과 같았다.

1시를 넘겼을 때 눈으로 보이는 글씨가 흐릿해졌고 배를 채워야겠다는 마음에

몸을 일으켜 샌드위치 한 조각과 차, 그리고 견과류 등으로 흐릿해진 시력에 영양을 더했다.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지 않은 것 같은 날씨임에도 도로는 촉촉이 젖어있었다.

아마도 느끼기 쉽지 않은 약한 비가 내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아침에는 맛없는 커피 같았던 비발디는 책을 읽는 사이 감미로움으로 다가왔고

몇 바퀴를 돌았는지 다시 봄으로 돌아와 마음에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지난 1, 그러니까 한국을 다녀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하종구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와서는 새해 인사와 함께 시차적응이 끝나면 한 번 만나 저녁을 먹자는

이야기를 주고받았었다.

내심 시차적응 보다는 일단 Mediation을 마치고 통화할 생각을 하고 있다가

지난 화요일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내가 전화를 걸었다.

이번 주 토요일, 그러니까 오늘 만나서 저녁을 먹자는 내 제안에

하 사장은 박일청 사장부부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는 역제안에 그러자고 했었다.

다음 날 전화가 걸려 와서는 박일청 사장부부는 한국에서 딸과 손녀가 와서 안 되고

꿩 대신 닭은 어떠냐며 제안한 게 고영준 부부였다.

내 편에서야 박 선배부부 보다는 고영준이 편해 그러자고는 끊었는데

그 저녁에 오늘 이었고 원래는 오후에 골프를 하고 만날 생각이라 630분에

약속을 했었는데 비 때문에 골프는 쉬게 되어 종일 집에서 책을 읽다가 다 저녁에 나가게

되었는데 적어도 여섯 시간 이상 책을 읽었더니 흐려진 시야기 쉬이 돌아오지를 않는다.

책을 멀리 하는 게 그냥 게을러진 핑계가 아니라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쉬게 하다가 집을 나섰다.

 

Duluth에 있는 Oystra Sushi & Kitchen에 도착한 시각이 약속시간보다 10분 전

비를 덜 맞는 곳에 자동차를 파킹하고 식당 쪽으로 걸어가는 데

막 들어와 주차를 하는 차에서 손을 흔들어 아는 체를 한다.

누군가하고 유심히 보니 하종구 부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식당에 들어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다행이 예약이 되어 있어

5분여 기다리다 자리를 잡고 앉는 데 고영준 부부가 도착했다.

식사는 스시와 사시미 등 제법 많은 양을 시켰는데 사람이 많아 주문한 식사가 더디게

나와 배가 고팠기에 제법 많은 양을 천천히 먹었다.

거기다 고영준의 Wife나 하종구의 Wife는 오랜만에 만났기에 이야기가 길어져

천천히 먹고는 마친 시각이 만난 지 3시간이 지난 930분 언저리,

식당에서 나오니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늦은 밤 운전하는 데 쉽지가 않아 천천히 운전하다 보니

집에 도착한 시각은 올라 갈 때보다 10여분이상 길어져 샤워를 마치고

1040분이 지나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 책을 읽으며 잘 보낸 것에 감사

고영준과 하종구 부부을 잘 만나 식사를 잘 한 것에 감사

비가 내리는 제법 먼 거리를 안전하게 운전하며 다녀 온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