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무를 심은 사람 - 장 지오노

송삿갓 2015. 2. 24. 01:17

나무를 심은 사람 - 장 지오노

 

나를 만나기 3년 전부터 양치지 엘제아르 부피에는 홀로 황무지에 도토리 10만개를 심어 2만개의 싹이 나왔고 들쥐나 신의 뜻에 따라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경우, 2만 그루 가운데 그 절반이 죽어 버릴지 모른다고 하였다. 이는 10만개를 심어 1/10만 살아남는 다는 생각 -계획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결국 엘제아르 부피에는 10만 개의 도토리를 심지만 1만개의 떡갈나무가 자랄 것을 상상하며 행복과 즐거움을 가지고 큰 나무 숲이 될 것을 꿈꾸며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 엘제아르 부피에의 나이가 쉰다섯 살이었다.

 

사람은 얼마나 긴 시간동안 같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자신의 이익이나 보상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일을 말이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주인도 모르는 땅에 -후반에 정부에서 관리를 보내는 것으로 보아 정부 땅으로 추정이 됨-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무를 심는 일을 10년이 훨씬 넘게 했다는 것은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끈기와 노력이 있다는 것인데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 없이 가능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너무 엉뚱한 것일까? 특히 자신의 행복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복과 즐거움을 상상하며 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내 질문이 엉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책의 서문을 대신한 이런 글이 있다.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위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여,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높지 않은 산등성이에 올라가 발 아래로 넓게 퍼져 있는 안개를 본 일이 있는가? 엘제아르 부피에가 심은 나무가 10년을 자라 산등성이에게 보이는 안개같이 군락을 이루었다는 장면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심은 형제자매 나무들이 비슷하게 자라 안개처럼 보인다는 아름답고 가슴 벅차는 풍경을 상상해 보며 엘제아르 부피에의 쉼 없이 심은 나무에 대한 것이 사실이든 픽션이든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나로 표현되는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은 엘제아르 부피에와 2일을 지내고 5년 동안 전쟁터에 다녀온다. 전쟁이 끝났을 때 남은 것은 군복무를 마치고 받은 아주 적은 제대 수당과 조금이라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5년의 전쟁동안 죽는 사람을 너무 많이 보아서 나무를 심는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엘제아르 부피에를 찾는다. 그를 만났을 때 이전 보다 더욱 원기 왕성한 엘제아르 부피에는 직업을 양치기에서 벌을 기르는 양봉업자로 바뀌었다. 그는 누군가 일으킨 전쟁에는 관계나 관심도 가지지 않고 쉬지 않고 나무를 심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나무가 열 살이 되어 토끼나 들쥐에게 갉아 먹힐 나이를 지난 빽빽한 떡갈나무 외에도 너도밤나무나 자작나무 숲까지 이루고 있는 것은 물론 바람으로 인해 씨앗들을 퍼뜨려 주었기 때문에 엘제아르 부피에가 심지 않은 버드나무와 갈대는 물론 풀밭과 기름진 땅이 그리고 삶의 이유 같은 것들이 돌아 왔음을 알린다. 모든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기 때문에 습관처럼 익숙해져 사람들에게 아무런 놀라움도 주지 못한 것은 물론 산토끼나 멧돼지를 잡으려는 사냥꾼들은 그저 땅이 자연스럽게 부리는 변덕 탓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주인공인 나는 이를 만약 신이 이 창조물을 파괴하려는 뜻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는 태풍의 힘을 빌려야 할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나무숲과 숲으로 인한 환경을 묘사하면서 한 사람이 가져다 준 위대하고 놀라운 변화로 인해 그가 원했던 맑은 공기를 한 없이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메마른 마을에 물이 흐르는 비옥함 또한 확인하게 된다.

 

나무가 없던 시절의 메마르고 거친 바람이 아니라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바람에 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넘치는 샘물에 돌아온 희망이 되어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이 되어 양배추 등의 채소는 물론 꽃들이 어우러져 희망을 꽃을 피우는 낙원이 되었음을 알린다. 그리고 밝은 웃음과 축제가 있는 도시가 되어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게 된 것은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난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의 결과라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 된다.

 

이 같은 한 사람의 노력과 열정으로 사람이 모두 떠나 허허벌판이 된 산골마을이 생명의 샘이 있는 도시로 발전한 것에 대비하여 두 번의 세계 전쟁을 이야기 한다. 전쟁은 자연을 파괴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는 등 자연과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는 사건이다. 삶과 죽음, 파괴와 재생산, 서로 극한적으로 대비되는 인간의 행위다. 작가 장 지오노는 정치와 국가의 그리고 지도자들의 이익과 욕망으로 관철되는 전쟁과 파괴가 있을지라도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생명과 복원을 이루려는 사람의 순수성과 선함을 이야기 하려는 표현이 아니었을까? 지금 나는 파괴자의 그룹에 있는가 아니면 복원의 편에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어는 쪽도 아닌 개념 없이 철저하게 이기주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터지게 머리가 아프다. 왜 일까?

 

Feb 21 2015 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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