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붉은 별 - 에드거 스노
이 책의 저자 “애드거 스노”는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혁명군인 홍군과 4개월을 함께하면서 마오쩌둥과 많은 그의 추종자들을 직접만나 함께 생활하며 직접 취재한 내용을 근거로 쓴 르포다. 마오쩌둥이나 그의 참모 등 상급 리더들은 물론 때로는 가장 하급의 일반 병사와 만나 묻고 들으며, 혹은 그들이 지나간 곳의 농민에게 들은 것을 포함하여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덧붙이기도 하였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을 이렇게 시작하였다.
‘이 책에 씌여진 여생과 사건들은 1936년과 1937년에 있었던 것으로, 원고는 1937년 내가 사는 베이징(북경)의 성벽 밖에서 일본군의 포성이 울려 퍼지던 때에 탈고 되었다.’라며 시간적·공간적으로 최악의 파국을 마지하기 직전에 있었던, 서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고립되어 있는 한 투쟁의 세력을 다룬 것으로 저자는 1936년까지 7년간 중국에서 외국특파원으로 거주하면서 조금 익힌 중국어를 익혀 중국에 관해 쓴 가장 긴 르포르타주라고 설명한다.
이 책에 대해 어떠한 것이냐에 잘 설명된 내용은 책의 표지에 있는 다음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중국의 탄생 배경을 생생하게 그린, 세계 르포 문학의 고전이자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책, 파란만장한 중국 혁명을 세상에 알린 최초의 기록!‘이라고 쓰여 있다.
이 책에 대해서 여러 가지 평가가 있지만 마오쩌둥은 “내 전기는 이 책으로 대신한다.”라며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이 책의 내용과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였다. 저자 애드거가 마오를 인터뷰하면 글로 쓰고 통역과 함께 수정 후 다시 마오에게 확인을 받아 재 수정하는 형태로 꼼꼼한 확인절차를 거쳤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물론 마오 자신의 이야기는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일방적으로 마오의 주장이나 행동이 옳다고 하기에 문제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역시도 재차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에 일단 책의 냉용에 신뢰의 무게를 두는 것 밖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을 듯하다.
저자는 마오쩌둥을 이렇게 평하였다.
중국의 공산주의 사회 전역에서 마오쩌둥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없는 듯했다. 그는 거의 모든 조직, 즉 혁명군사위원회, 중앙위원회 정치국, 재정위원회, 조직위원회, 공공위생위원회 등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의 진정한 영향력은 당, 정부, 군의 정책에 결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정치국의 지배를 통해 발휘되었다. 모든 사람이 그를 알고 존경했지만 그의 주변에 영웅숭배의식이 감도는 기미는-최소한 아직까지는-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문구를 함부로 지껄이는 공산당원을 한 사람도 보지 못했고, 또 마오의 이름을 중국 인민의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석’-모든 사람이 그를 부르는 명칭-을 싫어하거나 존경하지 않는 사람도 아직 만나본 젓이 없었다. 혁명 운동에서 마오 개인이 담당하는 역할은 분명히 엄청난 것이었다.
마오쩌둥의 인상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렇게 명시하였다.
내가 보기에 마오는 꾸밈없는 용모에,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촌스러운 웃음을 거침없이 터뜨리곤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이나 소비에트의 단점이 화제에 올랐을 때도 거리낌 없이 껄껄대고 웃었는데, 이런 머슴아이 같은 웃음은 곧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내적인 확신이 털끝만치도 동요하지 않고 있음을 들어내는 것이었다.
마오를 중심으로 이끄는 혁명군을 홍군이라 한다. 홍군에서는 수시로 연극을 하였는데 연극의 모든 작품은 철두철미하게 “예술 속에 선전 활동‘으로 수행되었다며 연극을 보며 홍군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때때로 이들이 범함 잘못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이들의 지나친 행위가 몰고 온 결과가 아무리 비극적이라 하더라도, 또 이들이 강조하고 역설한 내용이 아무리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이들이 진실로 통감하는 선전 목표는, 중국 농촌의 수백만 인민들을 흔들어 깨워서 그들이 사회적 챔임을 인식시키고, 이들에게 인간이 마땅이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한 신념을 일깨우며, 도교와 유교의 정적인 믿음과 이에서 연유된 소심함과 수동성을 떨쳐 버리도록 싸우게 하는 것이었다. 또 교육과 설득, 때로는 분명 괴롭힘과 강제를 통해 중국의 농촌에서는 해로운 생각인 ‘인민의 통지’를 투쟁하게 하며, 아울러 정의와 평등, 자유,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삶을 위해 싸우도록 하는 것이다.
홍군은 외부로부터 인적 물적 지원을 거의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식량 등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으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주들의 농토 혹은 식량을 빼앗아 어려운 농민에게 재분배하면서 일부를 홍군 자신들이 사용하였다. 무기 등은 주로 장제스의 국민당군(다른 말로 정부군)과의 전투에서 빼앗아 사용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여러 가지로 부족함에 정부군과는 속전속결의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을 많이 하였는데 모택동의 16자 전법이라고 알려진 홍군의 게릴라 구호는 다음과 같다.
1. 적진아퇴(敵進我退) : 적이 전진하면 우리는 퇴각한다.
2. 적주아요(敵駐我擾) : 적이 멈춰서 진지를 치면 그들을 교란시킨다.
3. 적피아타(敵疲我打) : 적이 피로하면 우리는 공격한다.
4. 적퇴아추(敵退我追) : 적이 퇴각하면 우리는 추격한다.
또한 저자 에드거는 마오쩌둥 이외에 많은 홍군을 인터뷰 하였는데 홍군의 전기기사 주자오치의 인터뷰를 한 이런 내용이 있다.
나는 우치전에서 전기기사 주자오치를 만났다. 그는 영어와 독일어를 잘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전기 전문가였다. 그는 중국에서 당시 널리 사용되고 있던 공학 교과서의 저자였다. 그는 한때 샹하이 전력공사에, 그 후는 앤더슨 메이어 회사에 근무했으며, 최근까지 연봉 1만 위안을 받으면서 기술고문 겸 능률전문가로 화난사에 근무했었다. 그러다 그는 갑자기 직장과 가족을 버리고 산시의 이 황량하고 어두운 구릉지대를 찾아와 공산당을 위해 무보수로 일하고 있었다. 이처럼 극적인 사건의 배후에는 닝보의 유명한 자선가였던, 그가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이 노인이 임종의 자리에서 손자에게 한 훈계는, ‘민중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데 네 생명을 바쳐라“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자오치는 할아버지의 유언을 가장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공산주의의 방법이라 판단했다.
이와 같이 홍군은 농민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인들의 자발적인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 냈다. 일부 기간 동안에는 대부분의 땅과 재산이 소수의 지주계급에 편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많은 농민들이 소작을 하며 지주들의 부를 축적하는데 이용된다며 땅과 재산의 재분배가 이루어 져야 한다는 투쟁을 하여 장세스의 국민당과 내전을 벌였지만 나중에는 제국주의 타파에 앞장서게 되었다. 이는 전 국민이 힘을 합해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에 맞서야 한다는 기본 원칙하에 그와 같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중국의 어떤 세력과고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 때는 국민당과 한 배를 타기도 하였지만 결국을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국공산당 국가를 건설하였다.
저자는 4개월 동안 홍군진영에서 같이 생활을 하며 취재를 하였는데 저자가 홍군을 떠나는 상황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내가 지나갈 때 마침 홍군대학 학생들 전원이 밖으로 나와 큰 나무 밑에서 위푸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내게로 몰려왔고, 우리들은 악수를 하면서 간단한 작별의 말을 나누었다. 그리고 돌아서서 내를 건넌 다음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말에 몸을 실었다. 소수의 기병대가 나를 뒤따랐다. 내가, 살아 있는 그들을 본 마지막 외국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집을 떠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울적했다.
책에는 레닌이 저서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밝힌다. “일반적으로 역사는, 그중에서도 특히 혁명의 역사는 항장 가장 우수한 정당과 또 가장 선구적인 계급이, 가장 계급의식이 투철한 전위들이 상상하는 것보다도 그 내용이 더 풍성하고 더욱 다채로우며 더욱 다면적이고 더욱 활기차고 ‘미묘한’법이다. 이런 점을 납득할 수 있는 것은 가장 뛰어난 전위들의 표출시키는 계급의식과 의지, 열정, 그리고 환상은 수만 명의 것이지만, 혁명은 가장 첨예한 계급투쟁으로 분기한 수천만 명의 계급의식과 의지, 열정, 환상에 의해 인간의 온갖 역량이 그 절정으로 치솟아 발휘되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마오쩌둥은 1934년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국민당을 타도하려는 것은 중국을 통일시키고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성취시키며, 이 혁명을 더 놓은 단계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것이 소비에트의 임무이다.‘라고 밝혔다.
이 책은 본문만 해도 거의 600페이지에 이른다. 또한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하여 요약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한 지역이나 사람의 이름도 복잡하여(지역에서는 같은 발음의 지역이 존재하기도 한다) 때로는 어느 지역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또 어떤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분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단 한 가지 학창시절 온통 빨갛게만 그렸던, 그래서 획일적으로 나쁘게만 각인되어 있던 마오쩌둥이나 공산국가 중국의 태생 과정에 대해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에 나름 의미를 둔다. 중국같이 큰 나라를 통일한 한 사람의 사상이나 지도력에 대해 순전히 빨갛고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으로 책의 여운을 음미한다. Mar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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