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 기욤 뮈소
사람의 삶에서 우연이라는 게 정말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필연이라는 간계로 가기위한 여정의 한 순간이나 과정을 우연이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은 아닐지...
2025년 한국살이를 하는 동안 기욤 뮈소의 세상에 또 입장했다. 이번은 처음으로 내돈내산이 아닌 송도의 국제기구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다. 이 책 [작가들의 미밀스러운 삶]은 소설 속에서 소설가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초보 작가가 자신의 우상을 만나러 가면서 전개되고 그 우상의 작가로부터 마침내 소설에 관한 조언을 듣는 게 주된 내용이다. 그 와중에 수많은 거듭된 우연이 결국은 필연임을 밝히는 추리적 소설이기도 하다.
절필을 선언한 선생 작가가 초보 작가에게 결정적인 두가지 조언을 한다.
소설은 감정과 감동의 산물이야. 지적인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글이 아니지. 소설에 감정이 묻어나게 하려면 작가가 실제로 경험해보는 게 중요해. 작가라면 등장인물들, 그러니까 주인공이든 그들의 감정을 오롯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만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 -본문 중에서-
알맹이는 자네 글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수액이라고 할 수 있지. 자네의 영혼을 휘어잡고, 목숨이 글에 달려 있기라도 하듯 일관되게 밀어붙이게 해주는 힘 말일세. 독자들이 글에 매료되어 깊숙이 빠져들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바로 알맹이야. 작가의 머릿속에는 모든 힘과 열정을 불사를 수 있을 만큼 절박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야 하지. -본문 중에서
소설은 감정과 감동의 산물이며 그를 위해서는 작가가 실제로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책을 읽다보면 맥락에 일관성이 있고 진정성이 느껴지면 깊이 빠지면서 쉬이 읽히는 소설이 있다. 물론 이 같은 소설이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은 데 위에서 언급한 알맹이가 끝까지 잘 유지되는 소설이 더 감동을 받는 것에 대한 가르침으로 보여 진다.
본문에서도 나오는 내용에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가 '소설은 소설 창작자에게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거짓말을 제공한다.'라고 했단다. 소설의 대부분은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체험했거나 실제 일어났던 내용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는 데 이 소설 또한 가상의 섬이라는 상상의 섬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지만 많은 내용이 작가의 실제 경험이나 기사를 통해 얻은 영감이 바탕이 되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신비한 꿈을 꿀 때처럼 현실 속의 디테일들은 작가의 구상에 따라 제멋대로 해체되어 이제 막 싹을 틔워가는 단계에 있는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그 디테일들은 소설적인 것, 즉 여전히 진짜이긴 하지만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본문 ‘진짜와 가짜’ 중에서-
그렇다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설의 내용의 사실적 관계가 중요한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서 내가 체험해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상상을 하며 누리고 즐겨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면에서 이 색을 읽으면서 하와이 지중해는 물론 지중해와 접한 남프랑스의 그 어느 곳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상상의 여행을 즐겼다. 물론 추리를 해가는 것 또한 기학의 수학문제를 풀어가듯 껍질을 벗겨가는 재미를 누렸다.
SNS와 AI가 발전해가며 문제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 소설본문에 명쾌하게 서술한 부분이 있어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의 후기를 마친다.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팩트 체크도 해보지 않고 부지런히 서로의 기사를 복제했다. 오히려 사실에 근거한 정보는 설자리를 잃게 되었고, 심하게 왜곡된 유언비어가 정설로 둔갑해 널리 유포되고 있었다. 이제 다음 수술은 SNS라는 거대한 믹서로 들어가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Septembe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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