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할레아칼라

송삿갓 2015. 6. 18. 02:27

할레아칼라

 

하와이에 가면 마우이라는 섬이 있는데

하와이 주의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제일 큰 섬이 하와이,

거기는 화산이 있어 사람이 많이 살지 않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와이키키 해변이 있고

하와이라며 가는 섬이

두 번째 큰 섬, 호놀루루다.

호놀루루는 제주도보다 약간 적은 섬 이니까

그 보다 작은 마우이는 제주의 반도 안 되는 섬이다.

작은 공항이 있어 조그만 비행기로 호놀루루에서 갈 수 있는데

마우이의 특징은 사람의 허리 부분 위부터 머리까지를 비슷하게 닮았다.

그래서 그에 대한 이야기 거리를 들었는데 그것을 잊었다.

 

사람 상체의 심장에 해당하는 분에 있는 산이 할레아칼라다.

하와이 말로 태양의 집이라 하며

높이는 약3300미터 정상에서 해안까지 도로를 따라 가는 거리는 약 65km.

 

19952Conference가 있어 그곳에 가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주로 골프를 치며 여가시간을 즐겼지만

나는 그것을 할 줄 몰라 선택한 것이 "Sunrise & Bike tour"였다.

 

새벽 2시에 일어나 Van위에 자전거를 싣고

정상으로 올라가 해돋이를 보고

거기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해안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이

"Sunrise & Bike Tour"였다.

새벽 2, 가벼운 복장을 하고 호텔 앞에서 Van을 타니

모두가 쌍쌍으로 있는데 복장이 가볍지 않고

한국의 추운 겨울에나 입는 옷 들을 입고 있었다.

 

더운 날씨(한국의 여름보다 더 덥다)

그런 복장이 이상하게 보였지만 차에 오르는 나를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거의 1시간 30분 정도 차를 타고 정상에 오르니

비가 오고 있는데 땅에 떨어지면서 바로 어는

강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안내자에게 물으니 거의 섭씨 영하20여도,

나는 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을 본 안내자는 나중에 자전거를 타면서 입게 하려고

준비하였던 고무 옷을 나에게 주었다.

우의 비슷한 것인데 바지를 입어 멜빵을 하고

그 위에 상의를 입자 상의의 끝이 거의 내 무릎까지 오는 기이한 옷이 되었다.

 

사람들은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유는 비가 오고 있기 때문에 일출이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잠시 기다리니 비는 진눈깨비로 변하고 바닥은 미끄럽고 최악이다.

그렇게 기다리다 네 시쯤 지나면서 맑게 개이고

일출의 장관이 시작 되었다.

한국에서 보는 일출과는 다른 구름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는 일출,

그 일출이 시작되자 발밑에서부터

서서히 힘이 오르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다.

태양의 정기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오고

나는 그 힘을 받아 온몸이 주체할 수 없는 힘의 오름,

사지가 뻣뻣 해지고 가슴은 벅차올라 뜨거운 열기가

몸을 감싸고 그 추운 상황에서도 겉에 입었던 고무 옷을 벗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달아오름,

그리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으며 소리치고픈 욕망,

머리끝이 고슴도치의 등처럼 일어서는 희열,

비행기가 급상승할 때 느껴오는 짜릿함으로

온 몸을 휘젓는 용솟음,

어느 것도 거칠 것이 없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져

결국은 환희의 눈물로 분출되고 서야 그 정기는 내 것이 되었다.

 

그 정기를 받고 거의 다섯 시간을 수직 하강하는 기분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기온은 점점 올라가 해안의 온도는

거의 섭씨 38도라는 온도계가 보였다.

불과 몇 시간동안 60도라는 온도차를

내 육체로 감당하게 하였지만

나는 해돋이의 정기로 인하여 감내할 수 있었다.

 

그 뒤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하와이에 가 볼 일이 있거든 마우이 섬의 할레아칼라 해돋이를 보라.

그 말을 할 때 마다 그때 담았던 정기가 달아오르곤 한다.

군인이 전쟁에서 승리하였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Sep 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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