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36일째, 2015년 7월 26일(일),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7. 29. 04:29

천일여행 36일째, 2015726(), 애틀랜타, 맑음

 

일요일이다

골프를 취소하고 늦장을 부려본다

밝게 밀려오는 아침 햇살을 맞이하며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들고

다시 침대를 찾았다

운동하는 것이나

다른 무언가 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그렇다고 잠이 나를 찾는 것도 아닌데

그냥 침대에 애무하듯 뒹굴뒹굴

 

늦은 아침 침대와 친해져 보지 않아 그런지

오래 견디지 못하고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몸을 일으킨다

 

분주하게 움직여 본다

며칠 전부터 생각해 오던 음식을

오랜 친구와 오순도순 대화하듯

하나씩 요리를 한다

들려오는 베토벤의 교향곡에 맞추어

칼질을 하고 무치고

볶고 끓이고

차근차근 하나씩 더해간다

 

오늘은 그렇게 준비를 하고픈 날이다

그래야 하는 날 이기도 하다

먼 길 떠났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를 기다리듯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아이가 즐겁게 먹는 모습을 그려가며

즐겁고 기쁜 맘으로

짜지 않고 맵지 않게

달지 않고 묽지 않게

조금은 싱거워도 OK

조금 덜 달아도 Good

 

오늘은 그런 날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