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Net Club Champion

송삿갓 2011. 7. 26. 22:28

Net Club Champion!!

여러 가지 챔피언 중

약간의 레벨이 떨어지는 챔피언이다.

 

2008년에 쓰러져서

정상적인 내 인생은 끝이 난 걸로 판단하고 좌절하고

재활병원으로 가야 할 때

아내에게 이야기 했었다.

“나 거기 안 가면 안 돼?”

 

내 자신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컸고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팔과 다리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발음에

조절이 잘 안 되는 성격까지

모두가 부자연스러운 내 모습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무섭고 싫었다.

 

그래서 집으로 그냥 가기를 원했는데

아내가 이야기 하였다.

“재활해서 일어나면

좋아하는 골프 마음껏 하게 해 주겠다.“

“그러기 위해서 재활훈련을 꼭 해야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골프를 마음껏 하게 하겠다는 유혹보다

나도 정상으로 돌아가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중명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재활훈련을 하였다.

 

그 의지, 노력, 그리고 땀

재활훈련원의 사람들은 기적이라 할 만큼 빠르게 회복되었고

다시 화려한 복장으로 골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때 다짐한 것이 있었지.

어떤 것이 되었던 클럽에서 챔피언 하나는 되겠다.

오른 팔과 다리를 쓰는 거의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듯이

골프 역시 새롭게 배우는 형태로 차근차근...

그렇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통증도 있었고

잘 연습했는데 순간적으로 하얗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좌절하며 그만 두고 싶은 적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조절해야 하는 식단과 식사는 그래도 참을만 했다.

매일매일 숨이 깔딱 넘어갈 정도까지 운동을 해야 하는 과정은

이렇게 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자신감을 잃는 것 역시 수시로 찾아왔다.

 

30파운드 이상 줄어든 체중에

5인치 이상 줄어든 허리를 보며

“날씬 해져 보기 좋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였지만

속으론 “당신들은 내 고통을 몰라.”하며

역류하는 피를 눌러 자제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 목표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도 아니고

100미터를 10초에 달리겠다는 것도 아닌

부루조아라 놀림을 받을 수도 있지만

클럽의 챔피언 되는 것이었다.

 

지난 2년 반 동안

가까이 간 적도 있었지만

순간에 딸리는 체력으로 인해 주저앉은 경우도 많았다.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많이 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어 하면

한 순간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떨어지는 체력에

의지와 관계없이 하얗게 변하는 머릿속,

그게 내 한계였고 극복할 수 없는 듯 하였다.

 

그렇게 나의 과거와 목표사이의 끈을 잡고 몸부림치는데

주변사람들은 내 병력을 잊고

그냥 골프라는 고급놀이를 즐기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가끔 이상한 고집을 부린다는 아내의 투박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이다 나는 해내야 했었다.

그래야만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나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단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해 냈다.

클럽 챔피언을......

 

내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정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