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18일째, 2016년 1월 24일(일) 애틀랜타/맑음, 아침에 매우 춥다

송삿갓 2016. 1. 25. 11:13

천일여행 218일째, 2016124() 애틀랜타/맑음, 아침에 매우 춥다

 

뉴스에 보면 뉴욕에 내린 눈이 76인치가 넘었다 하고

어떤 여자는 자신의 집 앞 발코니 난간위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눈으로 다이빙,

또 어떤 남자 둘은 수영복을 입고 마당에 간이 의자를 놓고

수영장에서 스타트를 하듯 눈 위로 뛰어 들어 자유형을 하는 모습도 보였지

그럼에도 며칠 동안 미국 동부에서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이

충분한 새해 인사를 했는지 오늘은 물러가려나봐

애틀랜타도 며칠 동안 아예 숨거나 구름에 가려 비집고 나오려 빈틈을 찾던 해가

구름 걷힌 하늘에 웅장하게 아침 인사를 한다.

 

내가 잠 잘 때 대부분 아래에 아무것도 입지 않잖아

위는 반팔 셔츠를 입고 아래는 맨 살에 이불을 덮는데

오늘 아침 이불 속에서 늦장을 부리면서 내 다리로 휘감을

맨 살의 다른 다리가 그리워지는 여유를 부렸다.

커피 내리고 베이글 토스트해서 한쪽은 오렌지 잼, 다른 한 쪽은 치즈를 바르고

쟁반을 들고 다시 침대로 찾아 들었다.

거의 하지 않던 행동인데 그 만큼 게으름을 피우고 싶기도 하고

맨살의 다리가 뒤 엉키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는 이야기지.

 

블라인드를 거의 끝까지 올리니 오랜 만에 인사한 햇살이 방안 가득하다.

살짝 다리를 이불 속에서 꺼내 햇살 비추는 곳으로 옮기면

은은한 따스함이 전해지는 게 딱딱하지만 보드라운 다리가 더욱 그리워졌다.

방안 공기는 제법 차가워서 손을 꺼내면 금방 시려지는 게

속옷만 입은 앞가슴에 푹 집어넣고 싶기도 하다.

아침부터 너무 음흉한 생각만 하는 건가?

그립다는 이야기야, 아주 많이, 미치도록 말이야

 

이번 주말은 조금 지루한 것 같다.

이틀 연속 골프를 하지 않고 집에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당연

10시 조금 넘어 골프장에서 보내 온 메일에 1230분 샷건

늘 함께 하는 친구는 점심약속 있다며 Enjoy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갈까, 말까?

다른 때 같으면 혼자서도 운동 삼아 잘 걷기는 하지만

샷건 하는 사이에 끼어 걷는 것은 다른 사람들

특히 바로 뒤 따라오는 팀의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이게 한다.

다른 것에서 비슷한 상황은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골프에서는 골퍼로서 약간의 배려하는 편이지

 

오늘도 동네를 걸었다.

온도가 40대 후반까지 올라가기는 했지만 그늘 진 곳은 여전히 얼어있고

강하지 않은 바람인데도 매우 차갑게 느껴진다.

그럴 때 자위하는 방법, ‘이렇게 차가 날 골프 쉬는 게 다행이다.’

거리엔 오랜만에 환한 햇살 때문인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표정도 제법 밝은 편이다.

 

점심은 멸치와 다시마가 들어 있는 팩, 갈은 버섯, 브라운 버섯을 넣어 국물 만들어

도토리로 만든 국수를 삶아 말아먹었다.

오랜만에 국수를 먹은 거 같다.

대신 저녁은 돼지고기와 샐러리, 양파, 브라운 버섯, 브로커리, 옥수수 알갱이를 넣은

돼지고기야채볶음, 김치, 김을 반찬으로 하여 현미밥을 먹었다.

 

식사 양이 조금 줄어 든 것 같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부대끼면서 숨이 차며 힘들다.

적은 양을 먹으면 얼마 가지 않아 배가 고프긴 하지만

그럴 때면 다트, 아몬드 같은 과일을 먹으면 되는데

그 순간을 놓치면 어지러운 게

활동이나 운동 양에 비해 식사가 적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내일 부터는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가 조금 더 따스해 진다고 한다.

따스하고 화창한 날씨에 밖에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