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372일째, 2016년 6월 26일(일)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송삿갓 2016. 6. 27. 08:41

천일여행 372일째, 2016626() 애틀랜타/맑음, 소나기

 

골프 볼 수집가?

오늘은 시작이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요즘 골프 볼을 참 많이 수집한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은 어떤 볼이 많이 판매 하는지

남녀 구별하여 어떤 볼을 좋아 하는지 등이 판매 동향에서

자기 공에다 어떤 표식을 하는지를 파악할 수가 있다.

 

우선 볼 판매에 타이틀리스트의 Pro v1 혹은 v1(x)의 판매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최고가의 볼임에도 많이 판매되는 이유는 볼이 좋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골프를 잘 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비싼 볼로 쳐야 잘 칠 수 있다?

물론 그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점수를 내고 싶은 욕심에 아니면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을 이겨 보고 싶은 승부욕에

비싼 볼로 치면 도움이 될까 해서 선택하는 것이다.

골프 볼의 회사별로 보면 당연 코 브리지스톤이 많다.

타이틀리스트도 볼의 종류가 많기는 하지만 가격 차이가 크고

Pro v1(v1 x)가 절대지존처럼 왕좌를 차지하니 다른 볼은 상대적으로 적은 게다.

하지만 브리지스톤은 남녀를 불문하고 다양한 종류가 골고루 섞여

회사별 숫자에서는 절대적으로 많다.

자동차로 비교하면 BMW의 경우 5시리즈가 타이틀리스트의 Prov1(v1 x)라면

브리지스톤은 렉서스 같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길에 다니는 렉서스는 많은데 모델이 다양하게 있어 그게 그것 같지만

그 안에서도 가격이나 성능이 천차만별이니 렉서스라고 다 같은 렉서스가 아닌 것처럼

브리지스톤이라고 해도 가 같은 브리지스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브리지스톤은 색깔도 다양해서 하얀색은 물론 형광, 분홍에 남자와 여자 것을 구분한다.

하기야 최근에 타이틀리스트도 Pro v1(v1 x)에서도 여자용인 핑크색 글씨가 보이긴 한다.

 

몇 년 전부터 일본회사의 SrixonZ 시리즈로 고급화를 하여

타이틀리스트의 Pro v1과 경쟁하려고 도전장을 내밀면서

형광색 볼을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하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다른 회사에서 컬러 볼을 만들었지만

한국 같은 나라에서 겨울에 눈밭에서 치기위한 계절용으로 만들었지만

형광색 볼의 대중하는 Srixson이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만들었다.

하지만 핑크색 볼은 브리지스톤이 LPGA 선수들을 대상으로 공급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볼이 되었다.

그럼에도 여자 볼의 지존은 Precept가 아닐까 한다.

골프라는 운동이 남자들의 운동으로 각인되었다가 여성골퍼들이 많아져

골프채, 장갑 등의 도구는 여자 전문용이 많았지만 정작 여자용 전문 볼은 없었다.

이 틈을 공략한 회사가 Precept로 골프 볼에 아예 ‘Laddie'라고 프린트해서 판매하였다.

Precept의 남자 볼도 있지만 저가의 볼로 인식되어 선택받지 못하지만

여자들은 ‘Laddie' 전용 볼을 많이 사용하였다.

골프 볼 브랜드의 회사는 거의 미국이 주도한다.

여기에 강력하게 도전을 시도한 한국 회사가 'Volvik'

성능은 어떤지 모르지만 다양한 색상과 남녀를 구분 생산하여 가격도 Pro v1과 거의 비슷하다.

최근 1~2년 동안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비단 한국이나 외국에 사는 한국인 골퍼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동양 골퍼들은 물론 차별화한 타 인종 골퍼들까지 합세한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들어 테일러메이드와 캘러웨이 또한 약진하는 것 같다.

테일러메이드는 5 Piece 볼을 최초로 만들어 고급화를 시도하였고

3, 4 Piece 볼도 눈에 만이 띤다.

캘로웨이는 특별히 여자용이라 프린트는 하지 않았지만

'Super soft', 'Chrome soft' 등으로 프린트한 볼을 판매하면서

여성과 나이든 남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참 특이하게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회사가 나이키

나이키는 스포츠 대부분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지만

골프특히 골프 볼에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나이키 골수팬들은 골프채, 가방, 장갑, , 골프화, 볼 등 모든 것을 나이키로 치장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나이키 볼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나이키의 특성상 디자인만 본인들이 하고 자체 생산하지 않아 그런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나 역시도 한 때는 나이키 볼 중 일부를 사용하긴 했는데 지금은 수집 대상에서 아예 제외한다.

 

적을 때는 한두 개에서 많을 때는 4,50 개의 볼을 수집하는 데

때로는 골프를 하는 건지 볼을 주우러 다니는 건지 모를 정도로 미친 듯이 수집하기도 한다.

내가 볼을 많이 수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이 걷는 다는 것이다.

우리 클럽에서 가장 많이 걷다보니 구석구석 볼이 숨은 곳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일게다.

어떤 홀 어느 곳에 볼이 많고 특히 값나가는 볼이 어디에 많은지 파악이 되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잃어버릴 것이 두려워 그리 비싼 볼을 치지 않는다.

비싼 볼을 치는 사람은 아예 돈이 많거나 골프를 아주 잘 치거나

어중간하게 치는 데 잘 치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비싼 볼을 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주 잘 치는 사람들의 볼은 웬만해서는 수집하기 어렵다.

그들은 잘 잃어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찾을 수 있는 장소에 볼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적다.

결국 골프를 잘 하지 못하지만 부자들이 잘 못 친 볼이 가장 깨끗하게 쉽게 수집할 수 있다.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파5 한 홀에 같은 사람이 세 개씩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같은 종류의 새 볼에 같은 번호로 구분한다.

어떤 사람은 건질 수 있는 개천에 빠진 볼도 건지지 않고 그냥 간다.

자신들이 늦게 플레이를 해서 뒤 따라 오는 팀에 미안해서 그럴 경우도 있겠지만

늦게 플레이하는 골퍼들의 그룹은 따라오든 말든 어떻게든 건지려 하는 경우가 많다.

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자존심’, 혹은 자존감이나 분풀이 때문이다.

볼을 일부러 해저드로 치는 사람은 없다.

잘 치고 싶은데 자신이 잘 못 쳐서 해저드에 빠지거나 숲으로 들어간다.

다른 사람은 잘 쳤는데 자신은 엉뚱하게 쳤다.

흔히 하는 말로 쪽 팔리거나 화가 난다.

클럽으로 땅을 후려치거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경우 볼을 건지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

다른 사람이 건져 준다고 하거나 건져 주려는 행동도 보기 싫어

그냥 둬!!”하며 소리 지르며 분풀이를 한다.

그 볼은 내 수집 대상이다.

 

실수로 숲으로 가기도 하지만 자기보다 먼저 샷을 한 사람이 잘 쳤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방법은 Short cut으로 가는 거다.

그렇지만 조금 잘 못 되면 숲으로 안녕이다.

그래도 잘 하면 다른 사람보다 멀리 갈 수 있다.

잘 하면의 확률이 10%도 안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는 거다.

욕심이 들어간 샷, 몸에 힘이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고 숲이나 해저드로 갈 수 있다는 뜻

이 역시 내 수집 대상이다.

 

여자들은 남자보다 물이나 숲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돌아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샷을 하면 물에 풍덩

건지고 싶은데 볼 건지는 도구가 짧다.

그래서 그냥 간다.

이 역시도 내 수집 대상이다.

 

운 좋게 돌아 갈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직접 건저고 싶은 마음을 담고 돌아가려는 샷을 하면

꼭 엉뚱하게 직접 가는 방향으로 날아가다 물에 빠진다.

또 건지고 싶은데 길이가 짧고 뒤 따라오는 남정 내들이 처다보고 있다.

창피해서 그냥 간다.

에궁~, 그것도 내가 수집하는 대상이 되었다.

 

수집해서 보면 볼에 자신의 것임을 표시하는 다양한 낙서가 있다.

돈 좀 들이고 또는 프로모션으로 아예 볼에 자신의 이름이나 이니셜을 넣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잃어 버렸을 때 자신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 이상한 문자나 이니셜을 넣기도 한다.

나는 파란색으로 줄을 긋는데 티 샷과 퍼팅할 때 방향을 정렬하는 데 도움이 되려 그리한다.

어떤 사람은 예쁜 그림을 그리거나 문양을 그리기도 한다.

큼지막하게 자신의 이니셜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삼각형이나 점을 찍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 타이틀리스트가 마케팅의 방법으로 'Pro v1' 앞이나 뒤에 점을 찍는 광고를 하면서

한두 개 점을 찍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마크를 하거나 이니셜, 점을 찍는 색깔도 검정, 파랑, 빨강 등 다양하다.

볼 위에 아주 크게 이니셜을 한 볼을 보면

이 사람은 퍼팅할 때 거슬리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인가?’ 하는 불필요한 걱정까지 한다.

 

! 골퍼들이 우스개로 하는 표현이 있다.

"Sugarloaf logo"

물론 클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볼은 로고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로고는 카트 길에 떨어져 아스콘이나 콘크리트 때문에 생긴 상처를 말한다.

딱딱한 곳에 떨어져 맞으니 볼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리고 그리 친 것이 아닌데 엉뚱하게 갔으니 골퍼는 얼마나 속 쓰리겠는가?

그에 대한 위로로 !‘하고 카트 길에 떨어져 상처가 생기면

"Sugarloaf logo'가 새겨졌네 하는 위로의 말을 한다.

큰 상처가 있는 볼은 수집 대상에서 제외 된다.

 

내가 볼을 수집하는 이유는 당연히 내가 치기 위한 것으로 출발했다.

주로 치는 볼은 타이틀리스트의 Pro v1Pro v1(x) 였는데

요즘은 Pro v1(x)는 치지 않고 모은다.

 

보통 18홀을 도는 동안 평균 1~2개의 볼이면 된다.

때로는 3~4개까지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한 개 가지고 18홀을 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12개 한 Dozen을 가지면 2~3개월은 너끈히 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수집하는 볼이 그보다 많으니 새 공을 사용할 일이 없지만

토너먼트나 외부 손님들하고 칠 때서야 사용하니 1년에 1 Dozen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치지 않는 볼이나 남는 볼은 어떻게 했느냐?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 주거나 깨끗한 것을 모아 번호를 맞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선물로 주곤 하였다.

요즘은 수집한 볼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는다.

특히 Pro v1(x)와 컬러 볼, 이외에 좋은 볼은 모아 가능한 깨끗이 닦아 집에 보관한다.

아해에게 다른 사람이 치던 수집한 볼을 주는 것이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그럴 것이다.

새것을 사서 주는 날이 반드시 있을 거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오늘 7:30, 혼자 걷기 시작했다.

바로 뒤에 따라오는 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걷다 몇 홀 지나고 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아 속도를 늦추고 연습과 볼을 수집하며 걸었다.

15번 홀 그린 가까이 갔을 때 벙커에 물이 흘러 깜짝 놀라 사진을 찍고

그린에 올라가니 그린 옆 스프링클러가 열렸는지 아님 잘 못 되었는지

그리로 물이 콸콸 나와 벙커쪽으로 흐르는 것이었다.

클럽하우스에 이야기하기 위해 그 부분 역시 사진을 찍고 계속가다

17번 홀에 갔을 때 일하는 사람이 벙커를 정리하고 있기에 물새는 것을 이야기 하였다.

그 홀을 마치고 18번 티 박스로 가는데 뒤에서 송사장!”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보니

곽 회장 부부가 카트를 타고 열심히 오며 부른 것이었다.

사연인 즉, 앞에 치는 사람이 너무 느려 통과했는데 계속 사람이 있어 앞으로 앞으로 하다보니

나 있는 곳까지 왔다면서 나와 함께 18홀을 쳤다.

곽 회장, 어제 일이 미안 했는지 내 샷을 보며 옛날 한 참 때 샷이 돌아 왔네라는 추임새와

나는 송 사장이나 안 사장이랑은 그러지 않는 데 저 사람이랑 치면 왜 골프가 안 되는지 몰라

라는 푸념을 하며 머리를 조아리기도 한다.

순간 내가 답답해하고 속상한 것을 이 노인은 잘 모르는 구나.

나 혼자 마음아파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이 분이 나랑 몇 년을 함께 하겠는가?‘라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

마지막 홀을 마치고 두 분은 다시 1번으로 간다며 떠나고 홀로 남아 가방을 정리하고 차로 왔다.

오늘도 내가 치는 볼인 Pro v1을 제외한 다른 볼 29개를 수집하여 집으로 가져왔다.

 

오늘 점심은 컵라면,

저녁은 어제부터 끓인 무국에 무를 넣은 고등어조림, 풋고추와 쌈장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고 쉬는 사이 하늘이 한 바탕 굿을 하듯 소나기를 퍼부으며 땅을 적시고

나무를 더 짙게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바짝 마른 세상에 노을이 비친다.

6월의 마지막 일요일을 마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잘 자자.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