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잃어버려지는 나

송삿갓 2010. 4. 5. 22:57
 언젠가부터 내 자신의 앞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없어졌다. 항상 공상 속에 살고 항상 허공을 바라보는 꿈속에 산다. 좀 전에 내 발 앞을 보고 놀랬다. 내 앞을 바라 본지가 너무 오래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여유가 없어 진 것인지 아니면 내 자신을 바라보기 싫은지 분간이 안 간다.

 무언인가? 

 가끔은 내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노가 끓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바보같이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자신을 모르겠다. 어떨때는 잠도 오지 않다가 어떤때는 한 없이 내 자신이 밉다.

 따스한 햇살을 보고도 따스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굳음을 느끼지 못한다. 감각이 없고 내가 나를 잃었다. 잃어버린 나를 또 의식도 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 무슨 미련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어떠한 온정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May 15,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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