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정영목 옮김, 청미래)
여행의 기술,
이를 풀어쓰자면 ‘여행을 어떻게 하면 잘 하는 것인가?’ 혹은 ‘여행을 잘 하는 방법인가?’
많은 책들이 그렇지만 이 책도 끝 부분이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거의 끝의 두 챕터에서 두 사람을 예로 설명하였다.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라는 챕터에서는 영국의 <존 러스킨>의 사상 같은 내용을
소개하였는데 그는 아름다움과 그 소유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 결론에 도달한
다섯 가지 핵심적인 것은
첫째, 아름다움은 심리적인 동시에 시각적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복잡한 요인들의 결과물이다.
둘째,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에 반응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타고난 성향이 있다.
셋째,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에는 저급한 표현들이 많다(기념품이나 양탄자를 산다거나 자기 이름을 기둥에 새긴다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를 포함하여)
넷째,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심리적이고 시각적인)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식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관해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해서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은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인식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이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쓰는 방법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림은 데생을 강조하였는데 사람이 데생을 잘하거나 화가가 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데생을 강의하면서
“나는 목수를 화가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목수로서 더 행복하게
살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두 사람이 시장을 걸어 들어간다고 해봅시다.
둘 가운데 하나는 반대편으로 나왔을 때도 들어갔을 때보다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버터 파는 여자의 바구니 가장자리에 파슬리 한 조각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그 아름다움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거의 맹목적으로 시장에 들어갔다 그냥 나오는 사람이고
두 번째 사람은 스케치를 하는 사람이기에 세세한 것을 기억하려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데생은 사물이 우리에게 주는 사실적 시각이나 원근법을 고려한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데생을 사진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러스킨은 “아니다”라도 대답한다.
사진은 조그만 조각이나 얼룩까지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비례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을 수
없지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보기위한 보조 장치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을 대체하는 물선으로 사용하면서, 그 결과 전보다 세상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어 데생과는 큰 차이가 있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스케치로 다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글로 쓰기인데 러스킨은
이것을 <말로 그리기>라는 표현을 하였다.
우리는 모두가 적절한 ‘말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충분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을 분석하는 데에 정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수가 예쁘다는 관념에 안주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넓은 호수에서 매력적인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거기서 연상되는 것은 무엇인가?”
“크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까?”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습관에 대하여》에서는 프랑스인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를
소개하며 여행은 내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떠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을 한다.
그는 자시 침실을 여행하고, 나중에 그것을 『나의 침실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으며 나중에는 밤에 여행을 하여, 멀리 창문까지 과감하게 나아가서
『나의 침실 야간 탐험』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그의 여행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는 멋지게 시작하였다고 한다.
문을 잠그고 분홍색과 하판색이 섞인 파자마로 갈아입고 짐을 챙길 필요도 없이
방에서 가장 큰 가구인 소파를 여행하는 것이 시작이라 한다.
새로운 눈으로 소파를 바라보며 그 특질 몇 가지를 재발견하면서
소파 다리의 우아함에 감탄하고 푹신한 곳에서 웅크리고 사라오가 출세를
꿈꾸며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을 기억해 낸다.
저자는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며 여행하는 심리는
‘수용성’이 제일의 특징인데 수용적이 태도가 되면,
여행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로 다가가게 된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보아오던 풍경이나 사물을
나의 관심에 틀에 맞추어놓고 보려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연상적인 사고, 경이감이나 고마움,
시각적인 요소에 의해서 촉발되는 철학적 일탈은 잘려나가고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욕구만 남는다는 것이다.
여행의 기술, 저자는 이렇게 접근하라고 설명한다.
모든 것에 잠재적인 흥밋거리가 있다고,
가치들이 층층이 잠복해 있다고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단이 여행의 기술에 대해 총체적인 답을 제시한다.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고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인 파자마를 입고
자신의 방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우리에게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의 옆구리를 찌른다.
그 본 것을 스케치를 하거나 말 그림으로 남기는 것이 여행 기술의 마무리가 아닐까?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 - 롬 인터네셔널 지음, 정미영 옮김 - (0) | 2016.12.06 |
---|---|
최초의 인간(Le Premier Homme) - 알베르 카뮈, 호세 무뇨스 그림, 김화영 옮김 - (0) | 2016.11.21 |
단 한 번의 사랑 -김홍신- (0) | 2016.08.16 |
오베라는 사람 -프레드릭 배크만- (0) | 2016.08.09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0) | 2016.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