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 - 롬 인터네셔널 지음, 정미영 옮김 -

송삿갓 2016. 12. 6. 00:39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 - 롬 인터네셔널 지음, 정미영 옮김 -

 

이 책의 [시작하는 글]에는 지도에서 당신이 몰랐던 놀라운 세계가 펼쳐진다로 시작하며

학창시절, 지리 시간이나 역사 시간에 수업은 제쳐놓고 세계지도를 뚫어져가 들여다 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한창시절 세계사를 배운 게 언제지?

오십대 중반을 넘긴 지금 세계사와 관련된 기억 중 뚜렷한 한 가지가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로 기억되는데 안양 근처 어딘가에 같은 반 학생과 둘이 선생님 댁에 TV

고치러 가서 진공과 TV를 뜯어 고치다 밥을 먹고 마루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졸았었다.

내가 처음 경험했던 흔들의자에서 앞·뒤로 흔들흔들 하다가 깜박 잠에 들었다.

오늘의 기억은 흔들의자가 아니라 세계사의 성적이다.

세계사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 번, 그러니까 네 번 시험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번, 30점을 맞은 것이다.

성적이 90점 중반 대 이후의 평균을 하고 있었을 때 한 과목에서 30점은 어이 상실이다.

그 만큼 세계사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이 책의 시작하는 글에서와 같이

세계지도를 뚫어지게 들여다 본 경험이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일이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왜 다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세계사에 그토록 무관심 했을까?

아마도 영어나 다른 나라 말로 길게 늘어뜨려지는 지명이나 사람들의 이름이

마음에 닿지 않으니 그럴 수도 있고

워낙 수학이나 과학(생물은 빼고), 기계 등에 관심이 더 가서 그랬을 수도 있었겠다.

더하고 나누고, 만들고 뜯어내는 일 등에 시간을 쏟아 부었다는 게 맞을게다.

 

그러니 음악사, 미술사를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보지 않았고

내가 성인이 되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세계사라서

언젠간이라는 기약 없는 열의를 담고 살다 오십을 훌쩍 넘겼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술사 등의 세계사에 눈길과 마음이 가고 어려워도 억지로 보자.

지명이나 사람이름이 기억하기 힘들면 그냥 그대로 넘어가자는 배짱을 가지고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까 나름 재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들을 간헐적으로 듣고 읽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다.

하지만 근원이나 관계된 것들, 원인 같은 것들에 대한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다고 읽고난 지금 다 기억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어쩌면 더 헷갈리는 것도 많을 게다.

 

이제는 제법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그리며 어떤 나라가 어디쯤 있는지 대충 그려지기도 하고

동양과 서양, 아랍과 아프리카, 유럽, 남극과 북극의 구분도 나름 할 수 있게 되었다.

중세 이후에 유럽의 팽창으로 인한 식민지 지배를 위한 경쟁과 전쟁

아직도 흐릿하지만 종교 분쟁으로 인한 대립과 반목의 원인, 국가의 대결도 이해가 된다.

북극에는 육지가 없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어처구니없는 지식이고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호수나 나라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시작하는 글 말미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나중에 관련 분야를 공부할 때에도 내용을 금방 떠올릴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세계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

조금이 아니라 많은 도움이 되었고 책에 있는 내용들을 대충 기억하고 있으니 필요할 때마다

찾아서 어렴풋이 아는 지식에 도움이 크게 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 워싱턴이라는 지명이 300개나 있다고 하니

앞으로 누군가 워싱턴하면 속으로나마 어느 워싱턴?’하는 질문에 더 관심을 가질 것 같다.

 

December 5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