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개 두 마리 데리고 운동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하고
사무실에 도착하여 어제 했던 일들 Back up하고
일신중 75 졸업생 카페에 들린다.
누가 다녀갔나?
누가 어떤 글 남겼나?
그런대로 잘들 지내고 있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략 7시 30분 정도에 반복하는 일이다.
잠시나마 설렘과 함께 옛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지.
특별한 날에는
모임사진이나 개인 사진을 본다.
처음 보는 듯 한 얼굴
눈에는 익은 듯 하나 잘 생각이 나지 않는 얼굴
어렴풋이 얼굴은 기억하나 이름을 생각나지 않는 얼굴
잘 알지 못하지만 카페에 자주 들려 익숙해진 이름의 얼굴
그리고 얼굴과 이름, 둘 다 생각나는 얼굴
그런데 말이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얼굴들이
지금의 얼굴이 아니라
청소년기를 갓 접어들었던 40년 전의 얼굴이다.
이 친구가 그 친구인가?
아님 이 친구 이름이 뭐였지?
하는 40년차 얼굴을 꼼꼼히 대조해 보기도 한다.
그렇게 모임 사진을 보며
“나도 저곳에 가고 싶다”하면서도
“내가 저기에 끼면 재미없을 거야”하는 생각도 한다.
어떤 친구와는 처음 본 것처럼 어색 할 것이고
어떤 친구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미안할 것이고
지난 몇 년의 추억 이야기에
나는 없었고 모르기에
그래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주로 들어야 하니
과묵한 성격의 사람이 될 것이고
꿔다놓은 보리자루 일 것 같을 것 같다.
아니 지금 저 곳에 같이 할 수 없기에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른다.
꿈꾸는 상상을 하였다.
전세기 한 대 마련해서
저 친구들 모두를 내가 사는 곳에 초대해서
며칠이고 파티를 하며 즐기는 상상 말이다.
그런데
그럴 돈도 없고
여유도 없어 그냥 유치간 상상으로 끝을 낸다.
건배를 제의하는 규태 회장을 보고
V자를 그리는 진하를 보고
깔끔하게 면도를 한 기철이를 보고
알듯 말듯 한 친구들의 밝은 표정을 보고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의 결론은
“가고 잡다, 저 곳에 나도 있고 싶다.”이다.
사진 속에 있는 친구들
행복한줄 알아라...
'그리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반년을 보내며... (0) | 2012.06.30 |
---|---|
첫 사랑을 그리며... (0) | 2012.06.26 |
내 절친 (0) | 2012.06.13 |
'꼭꼭꼭', '꼭꼭' (0) | 2012.06.05 |
이른 아침에... (0) | 2012.05.18 |